[국감] "의료기기 간납사 갑질" 식약처 "시스템 강화할 것"

서정숙 의원 "지위 이용해 대금결제 늦추고 공급보고 대행 요구"

2020-10-22     강승지 기자

병원들이 의료기기 구매할 때 활용하는 간납사(구매대행 업체)가 독점 지위, 갑질 횡포를 발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22일 종합 국정감사에서 "대다수 간납사가 병원설립재단과 특수 관계, 독점적 지위를 형성하고 그에 따른 갑질 횡포가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주요 대형병원 간납사 현황 (사진제공=서정숙 의원실)

서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이 이용하는 간납업체는 서울대병원이 지분을 갖고 있는 특수관계다. 9개 성모병원은 설립자인 '카톨릭학원'이 직접 운영하는 오페라살루따리스(舊 평화드림)이라는 간납사를 이용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재단의 3개 세브란스 병원이 이용하는 간납업체 또한 학교법인이 소유한 업체였다. 5개 성심병원의 소유자인 일송학원 역시 이사장 동생이 최대 주주로 있는 소화라는 간납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의원은 "병원과 특수관계인 간납사의 독점적 지위로 인하여‘간납사 갑질 횡포’가 끊이지 않는다"며 "대표 사례는 '대금 결제 지연'"이라고 꼽았다.

서울대병원의 간납업체 이지메디컴은 세금계산서 발행부터 2개월 후 지급일을 규정하면서 간납사 사정에 따라 지급일을 변경할 수 있는 계약을 강요했다는 것.

서 의원은 "삼성병원 등 다수 병원의 구매를 대행하고 있는 간납사 케어캠프는 공문을 통하여 지급 기한을 일방적으로 3달로 연장해 버렸다"며 "간납사들은 의료기기 공급사를 예고없이 바꾸는 등 기본적인 계약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요구하는 '의료기기 공급 보고' 조차 간납사가 납품업체들에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대로 보고하지 않아 식약처가 행정처분을 내리면, 해당 납품업체의 지급일을 연장하겠다는 협박까지 했다는 주장.

이에 따라 복지부와 식약처에 관계 당국의 관리·감독과 범부처 TF를 만들라고 했다.

서 의원은 "간납사 횡포를 규제할 의료기기법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약처장은 "간납사 횡포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공급내역 보고제도는 투명한 유통체계를 확인, 추적할 취지에서 만들었다"며 "공급내역 입력을 대행하는 행위는 감시하기 어려웠지만 직접 보고 시스템을 마련,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