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기기 reSET은 여전히 유효한 전략
reSET, 수요·유효성·경제성 3요소 충족...성공할 수 밖에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업체도 성과 잰걸음
3세대 신약으로 불리는 SaMD(Sofdware as a MedcalDevice), 이른 바 '디지털 치료제' 분야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 배포를 계기로 활기를 띠고 있다.
식약처는 8월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발표를 통해 발빠르게 허가·심사에 대한 이정표를 만들며 디지털 치료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현재 디지털치료기기를 개발 중인 여러 업체들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호흡기 재활 환자를 위한 호흡재활 프로그램 '숨튼'을 개발한 '라이프시맨틱스', 뇌 손상으로 인한 시야 결함 디지털 치료기기 '뉴냅 비전'을 개발하고 있는 '뉴냅스', 국립정신건강센터와 알코올중독 디지털 치료기기를 연구하고 있는 '웰트' 등이 디지털치료기기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국내 디지털치료기기 업계가 걸음마를 떼려고 하는 가운데, 디지털치료기기의 성공을 위해서는 첫번째 FDA 승인을 받은 'Pear Therapeutics(이하 퓨어)'의 'reSET(리셋)'의 성공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히트뉴스는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 공동 개최한 '디지털치료기기 도입과 활성화 온라인 세미나'에 연자로 나선 웰트 강성지 대표는 약물중독 디지털치료기기 '리셋'의 허가 사례를 통한 개발사의 방향과 규제당국의 대응 과정을 살펴본다.
리셋, 경제성·효과성 갖춘 품목과 수요 있던 규제당국의 합작
강 대표에 따르면 리셋은 기존 약물중독 치료법을 일부 축약하고 대체하는 형태를 목표로 연구됐다. 치료과정 중 의료진의 상담을 리셋이 대체할 수 있도록 임상모델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퓨어가 이를 통해 리셋이 기존과 유사한 치료효과를 보이면서 인건비는 대폭 축소하는데 성공하는 등 확실한 경제성 입증을 통해 FDA를 설득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그는 "퓨어는 임상시험 대조군으로 기존 치료법을 설정하며 리셋이 의료진의 상담을 대신하는 임상모델을 구축해 인건비 측면에서 현격한 비용절감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리셋을 통한 치료비용이 180만원(3개월) 가량임에도 충분히 경제성을 입증했고 FDA역시 납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퓨어가 첫번째 파이프라인으로 약물중독 디지털치료기기를 선택한 것 역시 주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이프라인 선택 시 시장 규모나 수익성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라며 "퓨어가 약물중독 치료제를 첫번째 파이프라인으로 선택한 것은 국가에서 그것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리셋을 승인한 FDA의 태도 역시 식약처가 반영해야할 사항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식약처에서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준 것은 반갑지만 식약처 역시 가이드라인 배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기대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만드는 제품들이 이를 충족하는 형태로 가야 시장이나 성장을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웰트는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협업으로 알코올중독 디지털치료기기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웰트 역시 의료인의 상담·환자관리 역할을 대체할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경제성·유효성 입증, 국내 임상연구에서도 속속 확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다른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업체들의 모습은 어떨까. 이날 온라인세미나에 참석한 여러 개발사 역시 임상시험에서 진료지침이나 표준치료 대체를 통해 경제성 측면에서 확실한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흡재활 디지털치료기기 '숨튼'을 개발 중인 라이프시맨틱스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숨튼의 파일럿 스터디 결과를 통해 유효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라이프시맨틱스 권희 이사는 "폐암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환자 30명을 대상으로한 숨튼 파일럿 연구 결과 주 3회 이상 규칙적 운동 비율이 60%에서 97%로 1.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라이프시맨틱스는 소화기암, 유방암, 뇌졸중, 수면무호흡증 등 항암치료 중·후 통합 관리 등 재활관리나 생활습관중재로 연구 영역을 확장했다고 소개했다.
전문의 역시 디지털치료기기 활용에 대한 경제성·편의성 측면에 이점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지원준 교수는 "판성 폐질환 환자에서 호흡재활은 매우 중요함에도 실행률은 낮으며 국내 현실에 맞는 호흡재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했다"며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한 재택형 호흡재활 다기관 임상연구 수행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COPD환자 153명, 폐암 환자 90명 등 총 243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치료기기 활용 재택형 호흡재활 임상시험을 통해 ▲만성 질환자의 추적 관찰 및 정확한 임상정보 획득,▲정량화 하기 어려운 임상지표 정량화를 통한 진료질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초음파 센서를 활용한 섬망의 조기 발견이나 정신과 환자의 행동패턴을 수집하는 등 전통적인 진료 환경에서 수집하기 어려운 정보들의 수집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뇌 질환 이후 시야결손 디지털치료기기 'Nunap Vision'을 개발 중인 뉴냅스는 작년 6월 다기관, 우월성 입증, 4중 눈가림, 무작위배정, 위대조기기비교, 확증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으며 현재 국내 5개 대학병원에서 8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