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이노베이션, 의료기기와 "궁합 잘 맞네"

개발자-사용자 연계, 수요 겨냥한 제품개발 가능 지속 가능한 모델, 글로벌 지원 정책·특허 보호는 숙제

2020-09-22     김홍진 기자

의료기기 업계가 넘어야 할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에 오픈이노베이션이 견인차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 산업과 최종 사용자(의료진) 간 기술과 수요가 맞아 떨어질 경우, 그 가능성은 배가된다. 이는 '필요한 품목을 필요한 시기에 제공한다'는 이상적인 모습이 실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죽음의 계곡과 다윈의 바다는 벤처업계 용어로, 죽음의 계곡은 아이디어에서 기술 개발, 제품 양산까지의 과정을 일컫는 말이고, 다윈의 바다는 양산에 성공하더라도 다른 제품과 경쟁하며 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을 이르는 말이다.

의료기기 산업과 사용자 간 오픈이노베이션은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기술 개발로 양산에 쉽게 다가서며, 이 과정을 함께하는 동안 구축한 신뢰가 시장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업체의 기술이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고 있는 기술인지, 기술이 등장할 경우 성패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를 사용자 기준에서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뉴아인이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 보조기기

안구질환 전자약을 개발 중인 '뉴아인'은 안구건조증 보조요법 의료기기 임상을 마무리하고 결과 발표에 분주한 상황이다. 이들은 개발부터 임상이 의료진과 협업을 통해 이뤄졌으며, 그 과정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의 강점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뉴아인 관계자는 "기술개발 이후 임상까지 과정을 이어가는데 의료진과 협업이 의료적·기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특히 최종 사용자가 될 의료진의 적극적인 협업은 수치로 추산할 수 없는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올해 5월 창립이사회를 통해 공식 운영을 알린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단 역시 같은 의견이다.

김법민 단장은 최근 충청북도에서 개최한 의료기기 정책토론회 중 "R&D 단계에서 의료진과의 협엽을 필수로 개발자와 사용자를 연계한 제품개발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아직 생소한 오픈이노베이션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물론 오픈이노베이션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지난 4월 보건산업진흥원이 발행한 '보건산업브리프'를 살펴보면 국내 의료기기 분야 오픈이노베이션 도입·활용의 어려운 이유는 파트너링의 일회성, 단발성이다.

또한 스타트업 및 의료기기 기업의 기술 및 제품 수출을 위한 창구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체계 부재도 어려운 요소로 확인되고 있다.

기술 소유권을 담보할 특허 역시 오픈이노베이션 저해 요소로 지목됐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영역의 경우, 특허 기준이 세밀하게 설정돼 있다는 점이 오히려 특허 회피를 용이하게 하는 수단이 된다"며 "의료기기 업계에는 성공적인 품목이 등장할 경우 유사한 기능의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인 만큼, 폐쇄적인 품목개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