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바법 하위법령 뜯어보니 "현실과 어긋난 디테일 적잖다"
|HIT 블라인드| 세포치료제 업계 전문가들이 바라 본 '첨바법 하위법령'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바이오의약품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신속한 제품화를 지원하기 위해 첨단재생바이오법(첨바법) 하위법령을 제정해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첨바법 하위법령에는 ▷인체세포 등 관리업 등 허가 세부요건과 품질·안전 기준 마련 ▷첨단바이오의약품 장기추적조사 및 인제세포 등 안전관리 강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신속한 제품화 지원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특성을 고려한 품목허가·심사 기준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히트뉴스는 8일 진행된 첨단바이오의약품 및 첨단재생의료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교육 내용과 세포치료제 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토대로 블라인드 토론 형식으로 각색했다. 이날 온라인 교육은 ▷첨단재생바이오법 주요 내용(김수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주무관) ▷인체세포등 관리업 등의 허가 및 관리(성윤선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주무관) ▷장기추적조사와 규제과학센터의 역할(김미경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주무관/ 이연금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차장) 주제로 진행됐다.
의약품 안전관리 위한 장기추적조사 필요성 공감
업계 "현실적 시행 방법에는 의문"
김미경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주무관=첨바법이 시행됨에 따라, 투여 후 일정기간 동안 이상사례와 발생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해 장기간(5~30년) 추적조사가 실시됩니다. 국내 세포치료제 시장도 지난해 기준 78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시장 규모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장기추적조사 결과는 장기추적조사 대상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최초로 판매·공급한 날을 기준으로 1년마다 보고돼야 합니다. 구체적인 보고 내용으로는 ▷장기추적조사 실시 현황 및 결과 ▷이상사례 평가 결과 등입니다.
특히 중대한 이상사례의 경우 (업체에서)알게 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이뤄져야 합니다. 주요 보고 내용으로는 ▷이상사례 유형 및 내용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인과관계 등이며, 자세한 보고 방법은 규제과학센터 시스템에 등록하면 됩니다.
이연금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차장=중대한 이상사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시행규칙 및 식약처 고시로 안내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하위법령을 통해 확정된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이상사례 대한 조사·분석 계획을 제출한 날부터 6개월 이내 이상사례 조사 ·분석결과를 규제과학센터(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해야 합니다.
조사 분석 결과 보고시 포함되는 사항으로는, 시행령 31조 1항 및 2항에 따라(이상사례의 보고방법)에 따라, 장기추적조사 실시 중 알게된 중대한 이상사례에 대한 보고뿐 아니라 ▷이상사례의 유형 및 내용 ▷이상사례의 원인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이상사례 간의 인과관계 ▷이상사례 대한 대처방안 ▷이상사례에 대한 국내외 평가자료 ▷제1호부터 5까지 규정에 준하는 것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업계관계자 A=이상사례 보고에 대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위에서 시행령 31조에서요구하는 내용에 대한 결과를 6개월 이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보고하기 어렵습니다. 요구한 정보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기존 임상시험 수준 이상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과연 현실적으로 이런 정보를 사전에 취득할 수 있는지 식약처 주무부서에서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이 같은 이상사례 보고는 국내 의료현황과도 맞지 않아, 의료진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또 이상사례 추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고스란히 약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환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는 곧 국내기업이 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명분이 사라지는 것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세포치료제가 주요 타깃으로 하는 적응증인) 희귀·난치성 질환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중대한 이상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미 이러한 위험 부담을 안고 개발에 임하는데, (첨바법 하위법령 이상사례 내용을 모두 추적하면서까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우려됩니다.
안전성 강화를 위한 장기추적조사의 운영에 있어 국내의 의료환경, 국내시장 규모, 개발사의 사업규모 등을 고려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미경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주무관=장기추적조사를 실시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요건도 있습니다. 인체유래 줄기세포치료제의 장기추적조사 실시 의료기관의 경우, 장기추적조사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장비·시설 및 인력을 확보한 의료기관이어야 합니다.
또 해당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효능·효과 관련 분야 전문의가 진료하는 의료기관이어야 합니다. 인체유래 줄기세포치료제가 아닌 경우 의료법에 따른 종합병원이어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 B=장기추적조사 시행 조건은 개발사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역시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결국 장기추적조사 대상 의약품 사용에도 이러한 제한 요건이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의료기관이 해당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장기추적조사 결과 보고 절차가 복잡해 처방을 꺼리는 상황도 야기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제조사와 개발사들의 연구개발 위축을 초래할 것입니다.
이연금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차장=첨단바이오의약품 투여내역을 매 투여일로부터 7일 이내에 규제과학센터 의약품안전나라 환자등록 시스템에 보고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장기추적조사 대상 첨단바이오의약품을 취급하는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이 직접 등록해야 합니다.
이 밖에 장기추적조사 대상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판매·공급 내역을 해당 첨단바이오의약품을 판매 ·공급할 때마다 법 제32조제3항제1호에 따른 전산망을 이용해서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 서식 및 전상망은 추후 시행규칙과 식약처 고시에 안내할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 C=장기추적조사를 위한 시스템 초안과 해당 시스템 운영에 대한 교육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약사들이 기존에 사용해 왔던 운영 시스템과 별개로 운영될 여지가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 내용은 어디까지나 '계획(안)'이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절차가 확정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장기추적조사를 위한 주요 도구는 증례기록서(CRF)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절차 모두가 결국 임상시험이나 사용성적조사와 내용이 같기 때문에, 결국 비용 부담은 개발사와 제조사가 지게 될 것입니다.
5~30년까지 모든 의약품 사용 환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운영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결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의 의뢰도 필요할 텐데, 이 비용은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세포처리시설 업무에 관한 기록 20년 동안 보관해야
업계 "세부적인 규제 내용은 모두 고시로"
성윤선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주무관=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 갱신은 3년 주기로 이뤄집니다. 갱신신청은 허가유효기간 만료 120일 전까지 이뤄져야 하며, 방문접수 또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 전자로 각 지방식약청 의료제품안전과에 신청 가능합니다.
이와 별도로 세포처리시설의 경우 법 제15조2항과 3항에 따라 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허가 받은 인체세포 등 관리업체는 식약처장에게 신고하면 세포처리시설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봅니다. 세포처리 업무는 인체세포 등을 채취하고, 이를 검사·처리해 재생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업무 전반을 의미합니다.
세포처리시설은 업무에 관한 사항을 기록으로 보관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첨단재생의료안전기관의 장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인체세포 등을 공급할 때마다 기록해 20년동안 보관해야 합니다. 세부사항은 보건복지부 고시 확인 필요합니다.
업계 관계자 D=코로나로 인해 업무가 지연되는 것은 알 수 있으나, 지난달 28일 법이 이미 시행된 상황에서 아직 시행규칙과 고시 등이 명확하지 않아 업계 혼란스러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시설을 갖춘 곳과 달리 시행규칙이나 고시 등에 따라 시설 정비 등과 관련 서류를 마련해야 하는 곳도 있을 텐데,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6개월 이내에 관련 시설과 서류 구비를 완비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지난 4월에 발표된 내용과 8월에 시행된 첨바법 내용을 비교해 보면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상세내용이 모두 고시로 결정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개정이 용이한 고시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고시 내용은 아직 모두 나오진 않은 상황입니다.
내년 8월 27일까지 기존 세포치료제 품목허가 다시 받아야
업계 "재품목 허가 기간 유예 필요"
김수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주무관=현재 시판 중인 세포치료제의 안전성과 품질기준 등에 대해 다시 한번 검증해 품목허가 할 계획입니다. 법 시행 이후 1년 이내에 기존 제품을 다시 허가받도록 법에서 정함에 따라 식약처는 품목허가 당시 제출했던 자료를 평가하고 위해성 관리계획 등을 제출받아 검토할 계획입니다.
희귀난치질환자 치료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맞춤형 심사, 우선심사, 조건부 허가 등을 통해 신속 처리를 지원하고,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겠습니다.
업계 관계자 E=과거 첨단바이오의약품 허가 기준과 비교해 8월부터 시행된 첨바법 품목 허가 기준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이미 허가 받은 제품들은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시판후안전관리(PMS), 재평가, 갱신 제도 등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이미 입증한 것입니다. 법률을 소급 적용하는 것에 업계로선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이번 조치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품목 갱신 시기가 내년 8월 27일로 돼 있는데,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첨바법에서 요구하는 제출자료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업체별로 다양한 시험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코로나19로 식약처와 업계 간 논의조차 지연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업계 관계자 F=기존 약사법에서도 신속심사제도와 조건부허가는 있었습니다. 첨바법 하위법령에 따르면, 우선심사, 맞춤형심사, 조건부허가 내용은 기존 내용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대상이나 조건에 있어 그 범주가 좁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은 규제기관에 심사를 받는 민원인 입장에서는 의약품의 범주(category)에 따라 신속심사지정조건의 대상이 달라져 개발단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설서와 추가 절차 등이 명확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