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진 투아웃제 적용 안돼"…동아ST, 복지부에 1심 승소

리베이트 규정 '소급적용' 쟁점… 재판부 "정부 처분, 원칙에 위배"

2020-02-19     강승지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3월15일 내린 동아ST 87품목에 대한 2개월 요양급여 적용정지 처분, 51품목에 대한 138억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동아ST가 급여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면할 수 있을까.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13일 동아ST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급여정지 행정소송(요양급여 적용정지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이같이 주문하며 동아ST 손을 들어줬다.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청사, 동아ST(동아에스티) 사옥

재판부는 리베이트 규정을 소급적용한 보건복지부 행정처분은 전부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3월15일 동아ST 리베이트 적발을 문제삼아 총 87개 품목에대해 요양급여 적용정지 처분 2개월, 총 51개 품목에 대해 13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내렸었다.

이 처분은 지난 2017년 2월 부산지검동부지청의 동아에스티 기소에 따른 행정조치였다. 2009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162품목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약 54억7000만원 상당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복지부는 행정처분 대상 중 ▷희귀의약품 ▷퇴장방지의약품 ▷대체의약품이 없는 경우 ▷비급여의약품 ▷급여 정지 시 환자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해 급여 정지 품목과 과징금 갈음 품목을 나눴다.

특히 복지부는 처분을 내릴 때 과거 리베이트 규정인 '리베이트 투아웃제(이하 투아웃제)'를 적용했다. 투아웃제는 2014년 7월 도입돼 불법 리베이트 시 해당 의약품의 보험급여 적용을 정지하고 또 정지 대상이 되면 급여 제외(퇴출)를 하는 제도다.

그런데 이 제도는 지난 2018년 폐지됐다. 급여정지 시 환자와 요양기관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 2018년 9월부터 복지부는 약가를 최대 40% 인하하는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이하 연동제)'를 시행 중이다.

복지부는 리베이트 행위 시점을 이유로 약가연동제는 적용할 수 없고 리베이트 투아웃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동아ST는 복지부가 처분을 내린 직후 "약사법 위반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처분의 부당성과 불합리성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했다. 

그 즉시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사법 절차를 밟았다. 투아웃제는 2014년에 시행됐는데 그 전에 발생한 행위에 적용하는 것은 소급금지 원칙 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

이에 대해 재판부는 "투아웃제 시행 전의 행위를 시행 후 행위와 묶어 급여정지 대상으로 삼는 것은 법치행정 원칙과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돼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투아웃제는 시행 후 행위에만 적용하고, 이전 행위엔 소급적용할 수 없다며 동아ST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또한 재판부는 "투아웃제 시행 전 행위와 관련한 금액과 품목은 제외해야 하나 2009년 8월 이후 전체 기간 동안의 부당금액과 품목 수를 기준으로 (부당금액을) 잘못 산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각 처분의 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는다. 법원으로서는 적법한 부분을 구분해 판단할 수 없다"며 "복지부는 동아ST에 내린 급여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전부 취소하라"고 했다.

한편 이번 소송에서 패소한 보건복지부는 상급심에 항소를 제기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