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ARI제제 급여 제한,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은?

전립선비대증 2000억·탈모 1200억 규모 추정 연매출 프로스카 169억·아보다트 304억 "환자 위해 긍정적…시장변화는 크지 않을 것"

2019-11-07     김경애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경구제(5ARI) 급여기준이 오는 8일부터 깐깐해지면서 국내 전립성비대증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가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탈모치료제 시장도 마찬가지다.

6일 히트뉴스 취재결과 5ARI 급여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처방 감소가 예상되고 알파 교감신경 차단제 등 타 성분 처방율이 더 높아진다는 가정은 지나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시장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5ARI는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5mg)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0.5mg)로, 경구용 양성 전립선비대증·남성형 탈모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MSD의 프로스카, 두타스테리드는 GSK의 아보다트가 대표 약물이다. 

이번 5ARI 급여기준은 이들 성분이 전립선암 조기진단에 사용되는 혈청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수치를 감소시켜 올바른 해석을 방해할 여지가 있다는 우려로 신설됐다. 병원을 처음 방문하는 신환 환자가 대상이며,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급여가 인정된다. <관련 기사: 전립선암 조기진단 방해 우려 '5ARI제제' 급여 깐깐하게>

고시 제2019-240호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경구제

심사평가원은 "5ARI 투약 시 혈청 PSA 수치 감소·전립선암 조기진단 등의 문제는 남성형 탈모 치료 목적으로 투여할 때도 동일할 것"이라며, 전립선비대증뿐 아니라 비급여 대상인 탈모 치료에서도 신중한 투약을 권고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이다. 한국아스텔라스 하루날(탐스로신염산염), GSK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MSD 프로스카(피나스테리드) 등 오리지널 제품의 점유율이 높다. 또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규모는 1200억원을 상회한다.

5ARI로 분류되는 MSD 프로스카는 2005년 2월·GSK 아보다트는 2016년 1월자로 특허가 만료됐지만, 유비스트 기준 지난해 169억·304억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피나스테리드는 129사·204개, 두타스테리드는 64사·79개의 제네릭이 각각 생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시를 어떻게 관망할까. 유명 탈모치료제를 보유한 A사 관계자는 "이번 급여투약 제한에 대한 시장 변화 예측은 어렵지만, 전체 처방 시장에는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변화 정도는 크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5ARI를 포함해 다수 제품을 보유한 B업체 관계자는 "추가 검사로 인해 비뇨의학과 처방은 높아지지만, 타과는 상대적으로 처방이 줄어들 것"이라며 "다른 제품들의 처방이 더 많아진다는 가정은 이 시점에서는 지나치다"고 했다.

타성분 치료제를 생산·판매하는 C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 어떤 제품이 파이를 더 가져갈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보다 정확한 진단과 적기의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5ARI 제품을 보유한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서는 두 손 들고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신규환자 투여를 신중히 하자는 방향이므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