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대웅·동아·제넥신, 인도네시아 진출
캐나다·중국·베트남·아프리카 등 경로 다양

국내 제약업계가 해외 생산기지 건립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해외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에 무사히 안착한 뒤 공장을 준공해 주변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9일 종근당은 CKD-OTTO사의 항암제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해 인도네시아 시장 진입을 위한 테이프 커팅을 완료했다. 종근당의 해외 생산시설 건립은 이번이 처음이다. 3000만 달러를 투자한 신설 공장은 EU-GMP(유럽 우수의약품 제조 · 관리 기준) 수준으로 연면적 1만2588㎡ 규모의 지상 2층 건물로 건립돼 연간 약 160만 바이알(Vial) 생산이 가능하다.

신설 공장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정부의 GMP 승인을 획득하고, 올해 2월 인도네시아 최초 할랄 인증 항암제 공장으로 준공했다. 시험 생산 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항암제 젬시타빈과 파클리탁셀 품목 허가를 받았고, 주요 항암제 품목 허가를 추가로 받아 오는 하반기 생산에 본격 돌입한다. 

종근당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면서 주변국 진출도 용이해 전략적인 측면에서 공장을 준공했고, 생산 제품을 통해 무슬림을 포함한 주변 나라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벨록사주, 젬탄주, 베로탁셀주 등 우리가 보유한 모든 항암제를 신설 공장에서 오는 8~9월에 본격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의약품 시장에는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제넥신이 종근당에 앞서 이미 진출한 상태다. 동아에스티는 2014년 7월 현지 제약사인 컴비파(Combiphar)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인도네시아 공장 건설을 추진했고, 2018년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PT Combiphar Donga Indonesia'를 완공했다.

동아에스티와 컴비파가 15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설립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전체부지 약 1만㎡ · 연면적 4400㎡ 규모로, 연간 프리필드 주사제 47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지상 3층 건물에 생산동, 폐기물처리장, 위험물 처리장 등을 갖춘 상태이며, 각종 장비 및 생산 공정에 대한 밸리데이션(Validation)과 현지 GMP 인증을 거쳐 2020년 가동될 예정이다. 

제넥신은 2016년 아세안 최대 규모인 인도네시아 현지 제약사 칼베 파마(Kalbe Farma)와 바이오의약품 합작법인 'PT Kalbe-Genexine Biologics'(KG바이오)를 설립하고 단백질의약품 생산 공장을 공동 건립했다. 해당 법인은 제넥신의 Hybrid Fc(hyFc) 기술을 이용해 만성 신장병 환자의 빈혈 치료제인 'GX-E2(EPO-hyFc)' 생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2012년 3월 인도네시아 바이오업체 인피온(PT. Infion)과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체결해 2014년 12월 '대웅-인피온' 공장을 설립했다. 해당 공장에서 2016년부터 생산 중인 빈혈 치료제 '에포디온'은 연간 400만 실린지 규모로 생산돼 현지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미국, 인도, 필리핀, 일본 등 8개국에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진출의 경우 2006년 '북경대웅위업의약과기유한공사'와 '사천대웅생물기술유한공사'를 2006년과 2009년에 각각 설립했고, 2013년 중국 요녕성의 바이펑유한공사를 인수해 '요녕대웅제약'을 설립했다. 

중국 진출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일양약품은 1996년 중국 길림성에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를 설립한 후 현지 공장을 세워 기능성 음료 '원비디'를 생산해왔다. 1998년에는 중국 양주 고우시에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와 공장을 설립해 2014년 EU-GMP 수준의 증축을 완료했다. 현재 양주일양은 전문의약품과 소화제, 통화일양은 드링크가 주요 매출을 이룬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GMP를 받은 건 우리가 한중합작으로서는 최초"라면서, "현재 양주일양에 신축 중인 위궤양 치료제 '알드린 현탁액' 관련 공장이 1개 있다. 하루 70만포 가량의 생산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 신축이 완료되면 하루 192만포, 연간 7억만포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신풍제약과 한미약품, 휴온스, 녹십자도 중국 생산공장을 각 1개씩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신풍제약은 '천진신풍제약유한공사'를 설립해 세파계 분말 주사제, 정제, 캅셀제 등 주사제 · 경구용제제를 생산해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 합작설립 계약에 따라 1998년 공장을 완공해 어린이 의약품 생산에 집중한다. 

휴온스는 2014년 중국 북경 통주약품생산기지에 '북경휴온랜드의약과기유한회사 통주GMP공장'을 설립해 점안제와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생산 · 공급 중이다. GC녹십자의 경우 중국 안후이성 화이난시의 혈액제제 공장에 이어 2017년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에 혈액제제 공장을 준공했다. 

특히 신풍제약은 1982년 아프리카 수단과 1996년 베트남 호치민에 GMC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에 빠르게 진입한 바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도 2003년 베트남 호치민에 의약품 생산 공장을 설립해 베트남 식약청의 선진GMP(PIC/s GMP, EU-GMP, JGMP)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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