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전문의 주제 발표
환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치료법은 '의학적 치료'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월 평균 치료비는 33만5000원이며, 중증 환자는 49만200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전문의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전문의는 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중증 아토피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 주제 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안 전문의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성인 환자 1000명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질병 부담 연구에 따르면, 중증 환자들이 아토피 치료를 위해 직접 지불한 비용은 월 평균 49만2000원이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매년 590만 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비에는 병원 진료비(97.7%)를 비롯해 치료제(91.9%), 기능성 화장품(75.3%), 의복 · 침구류(48.8%), 식품(39.2%) 등의 구입 비용도 일부 포함됐다. 

안 교수는 "해당 비용에는 고가의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의 가격이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바이오 의약품인 이 약의 국내 발매는 9월로, 이 약을 사용할 수 있는 대학병원은 리스팅(Listing) 등의 문제로 두 세달의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감염병으로 인한 입원, 안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 등 건강보험 부담이 많다. 침구류 속옷과 같은 아토피 개선 생활용품 등을 포함하면 실제 치료비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치료제는 '보습연고'(94.0%)이며, 스테로이드 연고(91.6%), 경구용 스테로이드(71.6%), 면역억제제(28.1%)가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에 사용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자료: '중증 아토피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 발제집)
가장 최근에 사용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자료: '중증 아토피피부염 국가지원 토론회' 발제집)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선택한 방법은 의학 치료이며, 그 뒤를 이어 기능성 화장품 사용, 생활 개선, 아토피 개선 생활용품 사용 순으로 나타났다. 한방의 경우 모든 응답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치료 선호도가 나타났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방문한 의료기관 유형은 의원이 91.0%로 가장 많았고, 약국 54.1%, 병원 36.4%, 한의원 28.9%, 종합병원 26.5%, 상급종합병원 17.8% 순으로 나타났다. 약국의 경우 치료 시작 비율이 10%가 넘고, 약국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답변한 환자 비율은 50%를 상회했다. 

아울러 응답자의 사회경제적 ·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중증도가 높을수록 결혼 경험과 직업이 없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대학 졸업 비율이 낮아지며, 결석이나 병가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전문의는 "아토피 피부염은 외모 손상을 초래하므로, 교제에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또, 대면 활동이 있는 직업이나 피부 자극이 필연적인 직업도 기피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중증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의 급여화가 이뤄지고 환자들의 치료 기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치료 실패도 줄어들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질병 부담도 훨씬 더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단순한 질병 치료가 아닌 사회 생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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