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송 이어 올해 송도까지...건강한 경쟁으로 '시너지'

지난 5월 이후 '바이오헬스'는 대한민국의 3대 성장동력 중 하나가 되었다. 오송에서 대통령과 바이오벤처 관계자들과 만남이 수많은 매체에 보도되면서 <혁신신약살롱>의 존재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혁신신약살롱>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사무소를 개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올해 초였다. 후에 알게 된 사실은 최초의 살롱은 대전에서 시작되었고, 가장 활성화된 살롱은 판교이며, 그 이후로 오송 (2018년 12월부터), 대구 (2019년 3월부터), 송도 (2019년 5월부터)에서 살롱이 탄생하였다.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를 꿈꾸는 다른 어떤 지역에서 새로운 살롱이 생길지 모를 분위기다.

필자의 경우 <혁신신약살롱>이 연구개발자 중심의 모임일 것이라는 두려움 또는 편견 때문에 쉽사리 참석을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전문 특허사무소를 표방하면서 신약 개발의 트렌드를 알지 못한 채로 수동적으로 실무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3월부터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3월 오송 살롱 (큐라켐), 3월 대구 살롱 (대구첨복단지), 4월 판교 살롱 (삼양디스커버리센터), 5월 송도 살롱 (송도테크노파크IT센터), 6월 오송 살롱 (청주SB플라자), 6월 판교 살롱 (삼양디스커버리센터), 6월 송도 살롱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등 총 7회를 참석하였으니, 상반기에 평균 월 1회 이상을 참석하였다.

특허에 대한 직접적인 주제는 아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지역에서 살롱에 참석했던 경험을 공유하고 상반기를 정리해 보고자 하는 마음에 이번 칼럼을 작성하기로 결심하였다.

6월 판교혁신신약살롱. (출처=페이스북 캡춰)
6월 판교혁신신약살롱. (출처=참석자 페이스북)

신약개발 노하우가 건강한 방식으로 공유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뿐만 아니라 어떠한 산업이든지 회사의 기밀 유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기조는 좁디 좁은 한국시장을 쉐어해야 하는 전통 제약사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혁신신약살롱>의 참여 기업은 노하우를 꽁꽁 숨기고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의 소소한 경험까지 서슴없이 공유하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짐작건대, <혁신신약살롱>의 주축 멤버는 전통 제약사가 아닌 바이오벤처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분명 경쟁 파이프라인이 있는 다른 회사가 있을 것이 분명할텐데도, 아직은 마켓을 쉐어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공통 가치 내지 지향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들을 공유함으로써 중복 개발의 낭비를 막을 수 있고, 나아가 회사마다 개발 전략이나 파이프라인을 차별화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순기능이 있어 보인다.

또한, 신약개발 회사 외에 CRO, CDO, CMO 등 신약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회사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론도 공유되는 것으로 보인다. CRO, CDO, CMO의 영업활동이라고도 볼 수도 있겠지만 제안된 모델이 매력적이라면 신약개발 회사에게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불어, <혁신신약살롱>이 큰 유명세를 타기 전부터 많은 투자사, 미디어 등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네트워킹 자체가 조그마한 IR 또는 홍보 활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 같은 IP 업계 종사자의 참여도 늘고 있어 특허에 대한 컨설팅 지원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혁신신약 개발에 있어서, 주연을 맡고 있는 연구개발자와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조연들이 있어 보인다. <혁신신약살롱>은 이들을 무대에 올려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6월 혁신신약살롱 오송. (출처=참석자 페이스북)
6월 혁신신약살롱 오송. (출처=참석자 페이스북)

지역마다 특색과 경쟁심리가 있다

혁신신약개발 노하우 공유와 생태계 조성은 대전, 판교, 오송, 대구, 송도 5개 지역 모두 지향하고 있거나 자기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다고 짐작된다. 다만, 물리적인 거리와 소재 기업들의 특징에 따라, 위 5개 지역은 저마다의 특색을 띠면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

대전 살롱은 아직 참석을 못해서 대전만의 특색을 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진 않지만, 살롱 관계자 말씀에 따르면 가장 아카데믹한 특징을 보인다고 전해진다. 올해 진행되었던 모임 주제인 “GDF15 : an important immunometabolic regulator”, “Commercialisation Strategy – Starting at R&D”, “The fight against aging in regenerative medicine”, “7 Lessons : Discovery & Dev of Lazertinib”, “Creating Next-Gen Antibody-Drug Conjugates thru Open Innovation”, “Site-specific protein engineering for next-gen immuno-oncology”를 살펴보더라도 허언이 아님을 잘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던 주제는 대전이 가장 많았다. 하반기부터는 꼭 참석하여 많은 배움을 얻고 싶다.

<혁신신약살롱>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모임은 판교 살롱이 아닐까 싶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지리적 이점, 판교 밸리에 자리를 잡은 수많은 바이오벤처 기업들, 매번 장소를 제공하고 있는 S사, 그리고 모임에 헌신하는 관계자들 덕분이 아닐까 감히 짐작해 본다. 다른 지역에서 볼 때 가장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판교 살롱만의 특색이 아닐까 생각한다. 때문에, 지역 활성화에 대한 큰 고민은 없어 보이며, 6월 주제인 MIDD (“Model-Informed Drug Development”) 등 핫한 이슈에 대한 정보 공유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오송 살롱의 경우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오송첨복단지 덕분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6월 살롱에서는 항체의약품 개발의 트렌드 등을 소개하였고, Gene Therapy가 화두였다는 Bio USA에 대한 정보 공유가 있었다. 오송 살롱의 참여자들로부터 받은 인상은, 6대 국책기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오송에 위치하였다는 자부심과 오송을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바이오클러스터로 키우기 위한 충청북도의 지대한 관심이었다.

한편, 대구 살롱은 합성의약품 개발을 지원하는 대구첨복단지가 살롱을 주도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2회의 모임만 가진 관계로 살롱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대구 살롱 역시 합성의약품이라는 색채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해 본다. 더불어, 대구 또한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막내 송도 살롱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벤처들이 혼재된 지역이기 때문에 살롱 주제도 다양하였다. 5월에는 항체 제조시 수율을 향상시키는 기술과 Molecular Modeling 기술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6월 살롱에서는 송도를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시키기 위한 많은 고민과 토론이 있었다.

3월 혁신신약살롱 대구. (출처=참석자 페이스북)
3월 혁신신약살롱 대구. (출처=참석자 페이스북)

대한민국 차원에서의 혁신신약 개발은?

지금까지 자발적으로 태생한 <혁신신약살롱> 모임은 대전, 판교, 오송, 대구, 송도까지 5개가 있다. 공통적으로 대한민국 넘버원 바이오클러스터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어 보이며, 보스턴 또는 샌디에이고 등 글로벌 최고의 바이오클러스터를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인 부분에 대하여 일개 변리사가 훈수를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나, 각 지역마다 건강한 경쟁을 통하여 저마다 훌륭한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한 다음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한데 묶어 각 클러스터 간에 시너지를 내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를 통하여 대한민국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이 등장하고 글로벌 제약기업도 탄생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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