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병원+임상센터+스타트업 융합....사업화 통한 선순환 추구

베스티안 오송병원.
베스티안 오송병원.

“사람도 별로 없는데 오송에 병원이 왜 왔을까? 더구나 화상병원을 해서 견딜 수 있을까? 임상시험센터도 지어놨다는데...어떨까?”

오송 베스티안병원 이야기입니다. 이 병원 윤천재 원장은 18일 기자들을 만나 대뜸 이렇게 운을 뗐습니다. 기자들과의 간담을 이런 의문들에 답하는 시간이라고 그는 정의했습니다.

간담에 병원투어까지 지켜본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하라면 “걱정된다”입니다. 같이 투어를 돌던 의료 전문기자는 “이게 민간병원 맞나요 지금 수가구조에서 이렇게 병원을 운영하는게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연신 쏟아냈습니다.

베스티안재단에서 신사업 개발을 담당하는 신현경 이사는 이런 질문에 명쾌하게 답합니다. “화상으로는 돈 번게 없어요. 서울이나 부산에 있는 병원부지 땅값이 올라 버티는 거에요. 화상으로는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이고 돈을 벌어서는 안된다고 우리 보스(Boss)가 말합니다.”

김경식 베스티안병원 이사장.
김경식 베스티안병원 이사장.

신 이사가 말하는 보스는 베스티안병원 김경식 이사장입니다. 베스티안 오송병원은 2018년 11월 오송 벌판에 문을 열었고 지금도 주변 환경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벌판에 서 있는 병원을 그들은 “생명과 열정”이라고 부릅니다. “생명을 살려야 한다는 그 마음, 그리고 그 열정이 오송 베스티안을 만들었다”고 그들을 말합니다.

오송 베스티안의 컨셉은 병원과 임상시험센터, 그리고 스타트업이 하나된 병원입니다. 김 이사장은 베스티안 소속 의사들에게 창업을 자주 권유한다고 합니다. 병원 중심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베스티안재단의 투자를 받은 소속의사들이 스타트업을 꾸리고 이를 사업화하는 겁니다. 왜 그렇게 사업 그리고 산업화를 이야기할까 싶은데, 그 답은 “화상으로 돈 번게 없다”는 말 속에 있는 듯 합니다. 사업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또다른 동력인 셈입니다.

오송 베스티안에는 스타트업 입주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데, 이날 간담에는 피씨지바이오 임세환 CTO도 참석했습니다. 피씨지바이오는 베스티안 중앙연구소를 모태로 올 4월 설립됐는데, 세포치료제 및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이 사업 아이템입니다. 베스티안 부산병원 김태수 전 원장이 CEO인 이 회사는 오송병원 7층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의약품 및 의료기기 임상시험기관으로 지정받은 100병상 규모의 임상시험센터도 가동중입니다. 센터 차유정 과장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입주 연구소와 기업의 임상시험과 화상분야 특화연구를 메인 사업 아이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네릭의약품 개발과 관련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도 시작했습니다.

베스티안은 또 ‘협력’을 중요 키워드로 내세우는 것도 특징입니다. ▷병원중심 바이오/IT 융합 컨퍼런스 ▷스마트 병원 프라자 ▷의료인 창업 아카데미 ▷인공지능/빅데이터 컨퍼런스 ▷세포치료제 기업 간담회 ▷혁신신약살롱 오송 등 1년채 안된 베스티안 오송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일들입니다. 뜯어보면 사업화 그리고 협력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 일들은 신현경 이사와 양재혁 실장이 관여합니다.

기자들 병원투어는 옥상 헬기장에서 시작됐습니다. 40억 가까이 투자했다는 헬기장을 개원 이래 2~3회 사용했다고 합니다. 돈만 따진다면 머뭇거릴 일이지만 베스티안의 투자 덕분에 응급 화상환자 2~3명이 좀 더 신속하게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인실 형태로 공사한 응급실도 눈에 띄었습니다. 병상이 전쟁통처럼 주욱 늘어선 일반 응급실과는 대비됐습니다. 그래서 또 걱정을 늘어놓는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베스티안의 이런 행보는 산업적 관점과는 대체로 동떨어져 있는 우리 의료계가 보기에 낯선 풍경입니다. 물론 비판의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벌판에 선 베스티안 오송의 이런 특별한 실험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습니다. 산업적 관점에서 의료가 맞닥뜨릴 변화의 물결이 과연 무엇인지, 어떤 돌파구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말입니다.

투블럭 시스템으로 구성한 베스티안병원 응급실.
투블럭 시스템으로 구성한 베스티안병원 응급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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