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수박 속 핧기] 매출 5000억원을 향한 대원제약의 선택

최태홍 사장
최태홍 사장

최태홍 전 보령제약 대표가 지난 3일 대원제약 신임 사장에 취임했다. 한 기업의 인재 영입에는 공짜가 없고 반드시 기대하는 바, 다시말해 맥락이 있다. 그렇다면, 1958년 창립해 올해 60주년을 맞은 대원제약(대표이사 백승호 회장, 백승열 부회장)이 최태홍 사장을 호출한 맥락은 무엇일까.

맥락을 짚어보려면 대원제약의 2019년 현실과 다국적 제약회사와 국내 제약회사에서 활약한 최태홍 사장의 강점을 살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서울약대 출신의 최 사장은 한국·홍콩 얀센 총괄사장, 북아시아지역 총괄사장 등을 지냈으며, 2013년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년 간 보령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보령제약 재임시 사노피출신의 전임 김광호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 보령제약의 기업문화와 체질 개선에 일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사장의 커리어를 요약하면 그의 강점은 국내와 국제 업무에 능숙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 국산 의약품의 마케팅과 영업을 잘 다룬다는 점이다.   

최 사장 스스로 정의한 자신의 역할은 취임 보도자료에 담겨있다. 그는 "대원제약은 매출 5000억원 조기 달성 등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해 글로벌 판로 개척 및 파이프라인 확보를 통한 매출 기반 확대 등이 필요한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임직원 920여명에 이르는 대원제약의 위상을 먼저 보자. 2018년 기준 매출은 2835억원, 영업이익은 317억원, 순이익은 232억원에 달한다. 2009년과 견줘 매출규모는 대략 2.5배 커졌고, 매출액연구개발비는 5배가량 늘었다.

요약해 10년 전과 견줘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인데, 2019년 대원제약은 제약업계 대부분 기업들처럼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매출 3000억원까지 쾌속질주한 기업들도 이후 매출 5000억원까지 이르는 길은 특별한 모멘텀을 마련하지 않으면 매우 험난한 까닭이다.

대원제약 파이프라인(위)와 자체생산한 주요 포트폴리오(금감원 보고 자료 캡처)
대원제약 파이프라인(위)와 자체생산한 주요 포트폴리오(금감원 보고 자료 캡처)

지난 10년간 연구개발(R&D)비를 5배 늘린 대원은 직접 개발한 신약 펠루비를 비롯해 코대원포르테, 에스원엠프 등 개량신약과 제네릭의약품 등이 성장동력이었다. 특히 2018년 매출에서 제품매출 비중은 96.2%에 이른다. 성장동력이 '토종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인 것이다.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대원은 임상 1상 진행중인 고지혈증 신약(DW-4301)과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하고 독일에서 1상을 진행중인 자궁내막증 신약(DW-4902)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자궁내막증 신약은 올해 2월 국내 티움바이오에서 라이센스를 사와 개발하는 물질이다. 이와 함께 외상후 동통이라는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펠루비 서방정에 대해서도 임상 3상을 진행하는 등 계속해 '무기'를 만들고 있다.

소위 도전의 계곡(매출 3000억원~5000억원 사이)을 넘어야 하는 기간은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기간인 셈인데, 바로 이 지점에서 '국내와 국제 업무에 능숙하고 오리지널 의약품과 국산 의약품의 마케팅과 영업을 잘 다루는 강점'을 보유한 최태홍 사장의 역할이 있다.

100원 매출에 96원이 자체 제조한 토종의약품에서 나오는 성장 포트폴리오만 가지고 성장을 이끄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코프로모션' 등 다국적 제약회사와 협력은 불가피하다. 다국적사 오리지널의약품을 다루려면 이에 걸맞는 조직과 마케팅이 필요한데 최 사장은 이 분야에 밝다.

같은 맥락에서 대원은 신약 도입도 필요한데, 폭 넓은 해외 네트워크와 마케팅 관점에서 '돈되는 물건을 잘 볼줄 아는 최 사장의 눈썰미'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대원이 보유한 국산 개량신약의 수출도 늘려야 한다. 최태홍 사장은 대원제약이 도전의 계곡을 넘어가는 '다리 역할'을 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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