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자가 바라보는 관점..."재정에 긍정적이어야"

보험자가 바라보는 제네릭에 대한 적정보상, 달리 표현하면 '가치에 대한 보상'은 '박리다매'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인다.

신속한 시장진입에 따른 가격우대나 인센티브 등은 고려대상이 아닌 것이다.

박종형 건강보험공단 약가제도부 제1팀장는 최근 한국FDC법제학회 주최 춘계학술대회 한 세션 주제발표를 통해 보험자가 바라보는 제네릭에 대해 언급했다.

한국과 OECD, 제네릭 시장양상 차이는=우선 국내 현황과 원인분석을 보자. 한국은 진입장벽이 낮고 판매가 용이한 편이어서 제네릭 제품수가 많다. 또 동일제제-동일약가제도로 인해 후발약품의 가격이 보장되는 구조다. 당연히 제네릭과 오리지널 간 약가차이가 적다.

이런 현실은 해외 국가들과 다른 양상으로 표출된다. OECD의 경우 제네릭은 사용량 기준 평균 52%, 금액기준으로는 25%를 점유하고 있다. 특허만료된 기존 오리지널 시장을 상당부분 대체하면서도 약품비는 4분의 1 이상 줄이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사용량 기준으로는 40~47%로 OECD 평균보다 오리지널 대체율이 낮은 데, 금액기준은 40%로 훨씬 점유율이 높다. 이는 결과적으로 제네릭 사용증가에 따른 약품비 절감효과가 반감된다는 걸 의미한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제네릭 정책이 가야할 길=품질과 가격, 두 가지 측면을 제시했다. 품질이 확보된 의약품을 허가해 제네릭 제품수를 적게하고, 자발적인 약가경쟁을 유도해 제네릭과 오리지널 간 약가 격차를 크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궁극적으로 가야 할 길은 제네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용량 기준 점유율을 높이고, 금액기준 점유율을 낮추는 것 ▲제네릭 사용증가에 따른 약품비 절감효과를 높이는 것 ▲이를 통해 지출효율화를 달성하고 제네릭 전문기업을 육성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국내 상황에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행요건을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의료계의 제네릭 신뢰도 제고와 선호도 향상, 비용효과적인 약 선택 유도 등이 그것이다. 박 팀장은 우선 신뢰도 측면에서는 생물학적동등성에 대한 신뢰회복과 생동성시험 결과 등 정보제공, 급여와 연계한 제네릭 품질유지에 대한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비용효과적인 약 선택유도를 위해서는 미국의 'VUMC 제네릭 대체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이나 네덜란드의 'SOJA matrix method' 등과 함께 환자에게 비용효과적인 의약품을 선택하도록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보험자가 바라보는 제네릭='제네릭은 이래야 한다'는 보험자의 관점을 박 팀장은 압축해서 제시했다. 우선 품질이 우수한 제네릭은 오리지널보다 상당히 저렴해 사용이 많아질수록 보험재정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또 품질이 확보된 저렴한 제네릭은 많이 처방돼야 하고, 의사, 약사, 환자는 이런 노력이 가치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어 저렴한 제네릭을 판매하는 회사는 자사 제품이 많이 팔림으로써 적정보상을 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적정보상은 연구개발 등 투자로 선순환돼야 한다.

정리하면 보험자에게 제네릭은 품질좋고 싼 제품, 의사·약사·환자의 비용인식과 적극적인 선택, 박리다매와 R&D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뒷받침하는 약제여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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