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약사종합학술제서 '당뇨 테마'로 강의

"미국에서 발표된 당뇨병 스탠다드 트리트먼트(치료 가이드라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병용 약물이 엄청 복잡해 보이죠. 그런데 여기서 보면 'GLP-1'이 선택지로 중요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치료 초기 때부터 쓰자'는 게 미국당뇨병학회가 만든 알고리즘입니다. 복잡해서 다 확인하시기 어려울 수 있어요. 'GLP-1 RA'가 굉장히 뜨고 있다는 점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김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교수

김광원 가천대학교 길병원 내분비-대사 내과 교수는 미국당뇨병학회(ADA)·유럽당뇨병학회(EASD)가 공동 발표한 통합가이드라인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회 인천약사종합학술제에서 '인슐린 요법, GLP-1 주사제 및 처방용량 이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그는 이날 "GLP-1 RA가 '인슐린'과 단백질·혈당 강하 기전이 달라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교수에 따르면 포도당이 소장을 지나면서 소장 세포를 자극해 분비되는 '인크레틴'이 당뇨병 환자에겐 적다. 이 인크레틴 기능을 대신하는 GLP-1은 혈중에 분비되면 몇 분 안에 단백질 분해효소(DPP-4)에 의해 사라진다.

김 교수는 "현재 치료제로 쓰이는 GLP-1 유사체는 분해되지 않도록 단백질을 만들었는데, 인슐린처럼 자연스럽게, 천천히 흡수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로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GLP-1 유사체는 인슐린 분비 강화작용과 더불어 음식물 흡수지연, 체중감량 효과가 있어서 당뇨병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가 비만치료제로 쓰일 때는 '삭센다'로 이름 지은 게 특이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백질 구조는 달라도 GLP-1 수용체를 자극하는 공통점이 있어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RA)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며 "혈당 의존적인 인슐린을 분비해 저혈당 위험을 낮추고 식욕 억제와 체중감소,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지질·혈압)을 개선해주는 게 특징"이라고 했다. 다만, 오심·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당뇨병 치료에 있어 기본적인 전제는 '인슐린 부족'"이라며, 인슐린 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설명을 정리하면 이렇다. 인슐린 분비는 당뇨병의 경중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지는데 초기 당뇨병에선 인슐린의 즉각반응(제1기)이 약해지고, 심해지면 지연반응(제2기까지)이 없어진다. 정상적인 혈당 조절은 '즉각적인 반응'이 있어야 가능한데 인슐린 분비도 적절한 박자가 있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 때문에 정상적인 분비 형태를 맞추기 위해서는 '속효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인슐린은 혈당조절의 필수조건"이라며 "당뇨병 조절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고, 체내 분비가 없으면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 시판된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능력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주사 후 흡수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당뇨병을 치료하는 건 인슐린 분비 능력을 살리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혈당관리와 삶의 질로 이어진다"고 했다.

한편 김 교수는 "소비자가 삭센다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약국으로 문의한다. 다이어트용으로 쓰이는 삭센다에 대해 환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야하느냐"는 청중의 질문에 "투여만으로 체중감량 효과가 있기를 기대할 텐데, 환자에게 생활습관 개선·변화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투여만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기대를 갖는 건 '노페인 노게인(No pain No gain)'과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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