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처방변화에 보수적 96%...데이터+언멧니즈 동시공략

제약회사들은 임상결과를 설명하는 심포지엄을 통해 의사들의 처방변화를 유도한다.

새로운 약물처방에 평균적으로 보수적인 의사들에게는 어떤 영업·마케팅 전략이 주효할까?

CP(Compliance Program)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요즘 제약회사들은 CP가 정한대로 영업·마케팅을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고 고민한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의사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느냐의 관점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깊어질 수도 있다. 환자치료의 관점에서 어떤 파트너가 될 것이냐로 고민의 관점을 옮기면 어떨까?

제약회사 마케팅 전문 교육회사 지명컨설팅(대표 권진숙)이 최근 신경외과 등 의사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로운 의약품 수용도 조사’를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조사대상 의사들의 수용도를 새로운 ‘제품’과 ‘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이를 5단계인 ‘혁신-조기-다수-후기-지각’ 수용자로 나눈 결과, 의약품 선택은 일반 제품에 비해 수용도가 확연히 보수적이었다.

새로운 제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그룹인 ▲혁신 ▲조기 수용자는 의약품의 경우 조사 대상의 2%로 15%인 일반제품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반면 꼼꼼한 확인절차를 거치거나 표준제품으로 인정받은 이후에야 받아들이는 ▲다수 ▲후기 수용자 그룹은 의약품이 96%로 78%인 일반제품 보다 높았다.

일반제품(그래프 상)과 의약품.

특히 이를 소비자 수용도의 일반적 패턴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그 차이가 드러나는데, 일반제품은 일반패턴과 그래프의 경향성이 유사한 반면 다수 및 후기 수용자 그룹의 그래프 패턴은 매우 도드라진 차이를 나타냈다. 이는 의사들이 새로운 의약품을 수용하는데 있어 일반 제품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엄격한 수용기준을 적용하는 다수 및 후기 수용자들도 ▲암젠의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 ▲마약성진통제 뉴신타 등과 같이 출시 1년이 되지 않은 신제품까지 과감하게 선택하는 다수의 사례가 있었는데, 이들의 선택이유를 보면 영업·마케팅 전략의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다수 및 후기수용자 그룹이 새로운 의약품을 처방한 이유로 ▲긍정적 임상결과(효과기대) ▲동료의 의견 ▲학회의 권고(치료 가이드라인) 등을, 비중차이는 다소 있지만 공통적으로 꼽아 데이터나 근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

주목할 대목은 보수적 그룹인 후기수용자의 응답 중에서 ▲기존 치료의 실패(기존 의약품 문제점)가 ▲긍정적인 임상결과와 동일한 비중인 36%로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치료방법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언멧니즈(Unmet Needs, 치료한계/치료불만족)의 대안적 측면에서 어떻게 영업·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것이냐가 차별화 전략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권진숙 지명컨설팅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단순히 제품정보를 전달하거나 인간적 신뢰에 의존하는 기존의 영업·마케팅 방식을 뛰어 넘어 의료인의 처방에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의사들이 환자치료에 언멧니즈를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력하는 환자중심의 전략이 영업사원과 마케터 모두의 역량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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