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흉터-진균증-탈모-아토피 OTC 약물 논의

'널리 약사를 이롭게 한다'는 모토 아래에 출범한 'OTC 연구모임(이하 오연모)'이 26일 오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9번째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주제는 '피부'. 전국에서 300여명의 약사들이 참석해 일반의약품 정보에 대한 일선약국 약사들의 관심과 갈증을 보여줬다.

이날 강좌는 ▲ 상처 및 흉터의 이해와 약국에서의 접근법(김정은 약사) ▲ 약국에서 만나는 피부 진균증(황은경 약사) ▲ 탈모의 이해와 치료약물(김혜진 약사) ▲ 방치할 수 없는 아토피, 그 원인과 한약 제제 사용하기(배현 약사) 등 4개로 구성됐다. GC녹십자, 대웅제약, 일동제약, 바이엘코리아, 바이오더마(나오스코리아 유한회사) 등은 행사장 입구에 홍보부스를 설치했다. 강의에서 거론된 의약품을 직접 볼 수 있는 작은 실습공간이었다.

"상처 치유 목적은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

김정은 약사(다나스약국)는 '상처 및 흉터의 이해와 약국에서의 접근법'을 주제로 질환의 특성과 선택 가능한 OTC 약물들을 소개했다.

김 약사에 따르면 '상처'는 피부 조직이 외부의 작용으로 본래의 연속성을 상실한 상태다. 상처 치유는 이 잃어버린 연속성을 다시 유지하도록 돕는 걸 말한다. 또 '흉터'는 손상됐던 피부가 치유된 일종의 흔적이다. 김 약사는 "상처 치유의 목적은 흉터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창상(상처) 관리를 위해서는 염증기간이 최소화돼야 한다고 김 약사는 강조했다. 염증기간이 최소화되면 감염을 예방하고 죽은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또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창상 부위를 습윤하는 등 주변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외상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약사는 세척과소독, 항생제 연고, 적절한 드레싱제 선택, 흉터 예방과 관리 등이 상처지유에 있어서 중요한 4가지 요소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소독은 상처 부위가 아닌 상처 주변 부위를 소독하는 것이다. 체온과 유사한 온도의 생리식염수나 흐르는 물로 세척하는 게 좋다. 포비돈-요오드 용액의 경우가 감염위험이 높은 상처, 수술 전 소독 등 꼭 필요한 상황에만 사용을 권장한다"고 했다.

항생제 연고도 성분별로 작용기전과 유효균종이 달라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Fusidic acid(푸시딘산)'은 고름 피부종에 걸렸을 때 2차 감염을 막아주는 등 침투력이 강한 특징이다. 또피부 자극은 적은 편이고, 화학 구조가 특이해 다른 항생제와 교차 내성이 없는 편이다.

'Neomycin(네오마이신)'은 주로 그람 음성균에 효과적이지만 일부 그람 양성균에도 효과가 있다. 2차 감염된 피부질환 초기 치료에 쓰이지만 신독성을 주의해야 한다. 김 약사는 "상처에 바르는 항생제 연고는 최소 기간만 쓰게 해야 한다. 오염과 감염이라는 말을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연히 다르다.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드레싱은 상처가 생긴 후 2시간 이내 사용해 적어도 24시간 동안은 유지하는 게 좋다. 딱지가 있는 상처에는 쓰지 않고 상처가 아물 때까지 사용하면 된다. 김 약사는 "흉터 치료는 흉터를 완전히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평평하고 흐리게, 작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1차 치료제를 우선 적용하고 적절한 치료 개시 시점과 지속 기간을 안내해줘야 한다. 초기 단계에는 항염·항생제를 쓰고, 습윤 드레싱을 하다가 상처가 아문 이후(딱지가 떨어진 직후) 흉터치료제를 쓴다"고 했다.

"무좀 장기간 치료 필요...손톱 6개월, 발톱 9~12개월"

황은경 약사(오거리약국)는 진균증을 주제로 강의했다. 황 약사는 "여름이 되면 진균 감염이 늘어난다. 대개 환자들은 요즘같은 시점에서 치료제를 구매해 9월까지 쓴다"고 했다.

피부 진균증은 최상층이 진균에 감염되는 '표재성 진균증'과 발가락 사이와 피부 표면이 닿는 신체의 습한 부위인 털과 손·발톱에 생기는 '피부 진균증(피부사상균증, 백선), 진피와 피하조직 등을 침범한 '피하진균증'으로 구분된다.

특히 피부 진균증(피부사상균증) 중 흔한 질병 중 하나가 손·발톱 무좀(조갑진균증)이다. 치료 기간이 길고 치료 반응은 느리다. 최근에는 치료 실패를 줄이기 위해 경구용 항진균제와 국소 도포용 항진균제를 동시에 사용(병합치료)하기도 한다. 

황 약사는 "환자가 약물을 용법에 맞게 정확히 복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치료효과에 차이가 있다. 복용 방법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경구용 항진균제는 'Azole계(아졸계)' 중 'Triazole계(트리아졸계)'의 'itraconazole(이트라코나졸)' 용법과 'fluconazole(플루코나졸)' 용법,  'Allylamines계(알릴아민계)'의 'Terbinafine(테르비나핀)' 용법 등으로 나뉜다.

외용 항진균제의 경우는 'Imidazoe계(이미다졸계)', 'Ciclopirox olamine계(시콜로피록스 올라민계)', 'Allylamine계(알릴라민계) 약물이 있다. 카네스텐의 성분으로도 알려진 이미다졸 계열 약물은 진균세포막에서 투과성·구조 유지를 위해 필요한 에르고스테롤(세포막 형성)의 합성을 막는다.

알릴라민계열의 테르비나핀(Terbinafine)도 '스쿠알렌 에폭시다제'라는 효소를 막아 세포막을 형성하는 물질인 에르고스테롤의 합성을 막는다. 테르비나핀 제제로 알려진 대표적 품목은 라미실크림 등이 있다.

황 약사는 "손·발톱 무좀의 국소치료제를 통한 치료는 손톱은 6개월, 발톱은 9개월에서 12개월가량 소요된다"며 "새로운 손, 발톱이 완전히 자라나는 기간을 고려해 꾸준한 치료가 요구된다"고 강했다. 또 새 발톱이 자라기 위해서는 철분, 케라틴 등의 영양성분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행사장 밖 홍보부스에는 피부관련 OTC 약물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출동했다.

GC녹십자는 구내염, 상처·흉터, 여드름, 무좀 등 11종 치료제 라인업을 알리는 리플렛을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 이른바 '연고 Family'다. GC녹십자 관계자는 "부스를 찾은 약사들이 다양한 제품 구성을 흥미롭게 보는 것 같았다"고 했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은 자사의 상처 습윤 드레싱 브랜드인 '이지덤'과 '메디터치' 등을 설명하면서 직접 부착해볼 수 있게 했다. 바이엘코리아는 피부질환 연고 '비판텐' 소개에 집중했다. 덱스판테놀 성분이 함유된 비판텐 연고는 급성 피부염, 아기에게 생기는 기저귀 발진, 상처와 아토피, 습진 등 만성 피부염 치료제로 스테로이드가 없는 게 특징이다.

바이엘 관계자는 "최근 나온 100g 대용량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