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한 교수, 중증도 기준 정립부터 해야

김규한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성인 아토피에서 '듀피젠트(두필루맙)'는 혁신적인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김규한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22일 열린 미디어세션에서 듀피젠트가 폭넓게 처방되기엔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고 했다. 특히 급여권으로 들어오기 위해 필요한 아토피 증상 기준이 아직까지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아토피 증상 판단기준은 습진중증도평가지수(EASI)와 피부 삶의 질 지수(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DLQI) 두 가지가 있다”며 “EASI는 의사가 판단하는 지표이고, DSQI는 환자가 느끼는 지표로 두 지표를 모두 기준으로 삼아 정부에 급여 의견을 냈다”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아토피는 급여 기준에서 경증 질환으로 분류돼 있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사노피 젠자임 관계자는 “식약처의 허가 사항에 맞춰 심평원 쪽이 현재 급여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리뷰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듀피젠트를 정신질환 치료와 함께 병행해서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오랫동안 가려움 등의 증상을 겪다보니 정신과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들이 있다”며 “웹 사이트를 기반으로 90만명의 아토피 환자를 살펴본 결과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3배 더 높았다”고 했다. 이어 “아토피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객관적인 지표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아토피 질환으로 인한 정신적 질환을 진단하는 척도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뇨병 교실처럼 정신질환을 완화 할 수 있는 환자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알레르기 학회 차원에서 환자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보험으로 충족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 자체를 꺼려 하기 때문에 미리 이 부분에 대한 예방적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듀피젠트는 76주 임상 데이터를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는 총 1492명으로, 1491명이 치료를 받았고 분석 시점에서 1385명의 환자가 치료를 유지했다.

호주 피부과학회(ACD 2019)에 발표된 중간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EASI는 기준인 33.4점과 비교해 투여 52주 차에 평균 28.0점, 76주차에는 28.8점이 감소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준점보다 각각 89.0%, 90.0% 호전된 수치로, EASI 기준으로 경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유지되는 걸 의미한다.

이상반응은 100환자년수(patient-years) 당 420.3건, 심각한 이상반응은 8.5건으로 나타났다. 또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1.8%, 사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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