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말로만 빅데이터 마케팅, 지금부턴 해보자"
|상| 국내-다국적사, 마케팅 차이는 어디서 오나

|하| “이렇게 해보자” 데이터 마케팅의 사례들
|부록| 헬스케어 분야 빅데이터 어떤게 있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4차산업혁명...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흔하게 들리는 현재의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이런 단어들은 과연 우리의 현재일까? 데이터에 눈과 귀를 열고 AI를 이용한 융합적 시도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받아들이자고 말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우산 아래에서 여전히 안도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자문해보자. 오리지널이든 복합제든 제네릭이든, 제품개발 기획은 시장에 대한 통합적인 분석을 통해 진행되는가? 이렇게 해서 탄생한 제품의 마케팅 전략은 꼭 필요한 포인트를 꼭꼭 눌러줄 정도로 명확한가?

우리 업계를 이끌고 있다는 리딩업체들 조차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의 관성에 솔직히 머물러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제품개발이 서서히 빛을 발하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업계는 연습하지 않는다. 제네릭만 팔던 주먹구구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채 오리지널에 가까운 근사한 브랜드만 장착해가는 셈이다.

데이터를 읽고 통합적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눈, 우리 마케터들에겐 왜 이 눈이 없을까?

국내사 마케터들은 왜 데이터를 읽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눈이 없을까.
국내사 마케터들은 왜 데이터를 읽고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눈이 없을까.

태생적 한계를 먼저 지적하지 않으면 반칙이다. 다품종 꾸러미 마케팅? 우리 PM들은 통상 항암제, 소화기계 등과 같이 여러 자식들을 거느린다. 반면 다국적제약사 PM들은 2~3개 품목에 집중한다. 운이 좋다면 숲을 보는 눈이라도 키우겠지만 대다수는 여러 자식들이 조금씩 거둔 매출성장을 모아모아 내 실적을 만드는데 급급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다.

다품종 전략으로 회사 매출을 일으켜온 회사 입장에서도 사고의 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큰 오리지널 시장이 열리기라도 하면 따져보지 않고 “10%만 먹어도...”식 마인드로 들어가고 본다. 이러니 시장 데이터를 놓고 미래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그 시나리오 하에서 개발기획이 일어나고 꼼꼼한 프리(pre) 마케팅으로 성공을 맛보는 경험은 애시당초 꿈꾸기 어렵다.

계속 이래도 좋은가? 마케팅 교육 전문가는 “우리도 이제 (데이터 마케팅을) 연습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지적한다. 빅데이터 업체 관계자는 “다국적사와 국내사들은 데이터를 보고 하는 질문부터 다르다”고 꼬집는다. 도대체 그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국내업체 PM들은 시장이나 제품의 외형매출에 주로 관심을 보인다. 반면 다국적사는 단순매출보다 환자(시장) 분석과 그 시장에서의점유율, 지역별 처방특성 등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데이터를 통해 얻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국내사는 데이터의 숫자를 읽는데 그치지만 다국적사는 빅데이터로 의사결정의 소스를 찾아내는 훈련이 잘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경향성은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대다수 국내사들이 보여주는 특성이라고 한다.

이쯤되면 국내사와 다국적사의 자원(PM) 차이라고 까지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마케팅 전문가는 단호히 “노(No)"라고 선을 긋는다. 시장을 아는 영업사원 중에서 PM자원을 선발하는 코스는 동일한데 그들의 기능적 역할은 왜 다를까.

회사(경영진)가 마케팅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궁금해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골자는 이렇다. 국내사는 매출이 성장했으면 그걸로 족하다. 도매에 밀어넣어서 했든, 어쨌든 상관없이 숫자가 올라가는 것만 보여주면 족한 경우가 많다. 반면 다국적사는 매출이 성장했든, 하락했든 변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회사가 요구한다. 그러다보니 담당PM들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원인을 찾아내려고 노력할 수 밖에 없다. 이 작은 차이가 결과론적으로 마케팅의 질적차이로 연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팩트쉬트(환자분석). 당신이 마케터라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팩트쉬트(환자분석). 당신이 마케터라면?

이런 관점에서 국내사와 다국적사 마케팅의 가장 큰 차이는 페이션트 플로우(Patient Flow)에 대한 관심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흐름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품이 거둔 실적의 배경을 찾고, 보완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새 시장을 확장해나가는 노력을 다국적사는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회장님이 의사들을 만나 듣고 온 이야기”가 복합제 개발의 아이템으로 급조됐다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슬그머니 사라졌다는 사례는 국내사의 엄연한 현실이다.

한 제약마케팅 교육 전문가는 “국내사 현실이 녹록한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기획하는 눈을 키운다면 다국적사나 상위업체들이 들어가는 시장만 쫓아가는 힘든 과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다국적사가 들어가지 않는 니치마켓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찾아보는 노력을 이제는 국내업체들이 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분야 데이터 분석 전문가는 “빅데이터에 관심을 두는 것은 큰 회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작은 회사들일수록 데이터 분석에 관심을 갖고 시장을 찾는 노력을 해야 큰 회사가 될 수 있는데 대부분 중소사들은 마켓 포지션(posotion)을 보는데 머물러 있다. 마켓 다이나믹스(dynamics)까지 생각하는 국내사들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특정약물의 시장변화를 읽을 수 있는 마켓 다이나믹스.
특정약물의 시장변화를 읽을 수 있는 마켓 다이나믹스.(출처=코아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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