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상 지켜보며 체계적 혁신성장 논의 완결해야

히트뉴스 창간 특별기고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위기를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을 이른다고 한다. 위험과 기회가 공존함은 사실 매사가 그러하다. 그러기에 거안사위(居安思危)를 교훈하였다.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및 산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많은 시장참여자들은 위험일까 기회일까 평안할까 위태로울까?

호기의 지표들은 이러하다.

첫째, 자본투입의 지속적인 유입이다. 정부부문 연구비 투자 증가의 속도는 최근 몇년간의 민간 자본, 특히 위험자본 형태의 자본의 증가 추세에 비하면 의미가 없을 정도이다. 또한 기존 제약산업계에서도 연구개발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둘째, 과거 대학병원과 학교에 머물던 고급인력들이 제약바이오 및 관련 투자 산업계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해외에서도 주로 교포들 혹은 해외거주 한국인들의 창업이라는 형태로 확장된 의미의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로 유입되고 있다.

셋째, 제약바이오 업계 자체의 성과들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자체역량으로 미국 신약허가 신청을 하고 있는 기업들도 출현했고, 많은 수의 바이오텍 회사들이 국내가 아닌 미국 혹은 유럽 등 지역에서 글로벌 신약을 기대하며 임상들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면 과연 한국 제품개발 및 허가 체계, 자본시장(모험자본의 제공 및 유통시장) 체계, 업계 종사자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 체계 등의 측면에서 점증하는 제약바이오 유입 인재들, 투자자들이 활동할 최고의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을까?

위험신호들도 분명히 있다.

첫째, 해외 혁신 제품의 자국 도입을 중심으로 하던 중국 제약바이오 업계가 자체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방향전환을 하고 있다. 특히나 이러한 방향전환은 정부 주도 혹은 정부 유관 자본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초기부터 자본과 혁신이 결합된 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감당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규제과학 체계 고도화 및 혁신 신약 보험체계 개혁은 오히려 자국 제약바이오텍들에게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신호를 강하게 주고 있다. 중국이 시장에서 혁신의 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둘째, 혁신 성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단편적 현안들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안건 안건들이 수년 째 협의만 되고 법적 혹은 제도적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각종 민감한 현안들 (개인정보, 유전자 치료제 관련, 유전자 진단)을 주도적으로 개혁해 나갈 주체가 안 보인다. 계속 그 자리에 있다. 식약처 심사인력 부족에 대한 지적은 이미 10년이 넘었고 이제는 몇 십 %가 아닌 몇배의 증가가 필요한 시점까지 왔으나 행정부, 입법부 혹은 업계 어디 하나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들을 볼 때 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혁신적 규제 프레임"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개발을 주로 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규제를 바꾸기는 오래 걸리지만, 기다리고 있다가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다행스럽게도 위험자본의 적극적인 지원은 해외로 진출하기에 충분한 자본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떠밀린 해외진출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본의 중견제약사들과 바이오텍들이 철저하게 내수시장 집중을 하면서 성장을 못하고 있는 현상을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제약강국 스위스 업체들이 스위스에서 신약허가를 최초로 받았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다. 자국 시장의 협소함이 글로벌 진출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로 미국 중심의 해외진출이지만, 중국의 규제환경이 변하면 신약개발에서 중국 진출도 더 활발해지리라 생각한다.

이제 제약바이오 업계의 최고의 기술은 “글로벌화 기술”이라고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주요 활동무대가 될 해외시장, 특히 미국시장과 중국시장에 좀더 눈을 돌리고, 귀를 열고 발걸음을 자주해서, 스위스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같이 본사와 주요 연구시설 및 생산시설들을 자국에 있되, 주요 시장에서 개발과 판매를 주도하는 글로벌한 한국 제약바이오로 성장하자.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한 관점에서 국내 정책환경, 규제환경 그리고 산업환경을 보면서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적 유의미한 화두를 제공하고 소통의 장을 제공해주는 히트뉴스와 같은 전문지들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일주년을 맞은 히트뉴스가 한국제약바이오의 글로벌화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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