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의 '더 사람, 더 리더' [14]

얼마 전 본인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고객과 대화를 나누었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계획적인 사람이었는데 다음 발령지가 정해지지 않아 뭔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떤 것을 시작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우리는 먼저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나열해 보았다. 그리고 하나 하나의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각각의 경우를 위해 고객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또 고객이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 인생의 목표를 점검한 후 여러 개의 가능성 중 고객의 인생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정하고 그 결정이 고객의 마음에 드는지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결정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행동계획을 세웠다.

대화를 시작할 때 고객은 자신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함께 생각하고 논의하는 가운데 우리는 그가 이미 자신 안에 모든 답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작업은 그의 결정에 확신을 주었을 뿐이다. 이 경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코칭 고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이미 자신 안에 모든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모른다, 모르겠으니 알려 달라’고 말하지만 함께 생각하며 질문하는 상대에게 답하다 보면 자신이 이미 얘기하는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연관성을 인지하지 못하면서도 관련된 구체적인 행동까지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대화 도중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 해결책도 다른 사람이 아닌 고객에게서 나온다.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시작하려면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가치나 원칙, 목표, 그 목표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 안에 숨어있는 이런 귀중한 정보들을 찾는 의식적인 노력이다.

발령받을 자리가 결정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그 고객에게 극복할 수 없는 커다란 벽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하나 하나의 가능성을 분석하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가까운 것을 찾았을 때 고객은 그 가능성에 도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행동에 필요한 의지도 생겼다.  대화를 마치면서 그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듯 보여지는 상황에서도 뭔가를 찾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니 할 수 있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필자는 회사 설립 전에 잠시동안 한 지인의 회사에 몸담은 적이 있다. 입사 후 바로 나와는 맞지 않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곳을 떠나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결정을 했지만 두려움 때문에 행동을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 필자에게 어느 날 존경하던 선배가 행동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홀로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답을 들은 그녀는 그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제안을 하면서 말했다. ‘용기는 네 안에 있으니, 그냥 꺼내서 쓰면 된다’고.

우리가 할 일은 자신을 믿는 것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이미 자신 안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선배의 말처럼 자신 안에 있는 것을 ‘그냥’ 찾아 쓰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못하는 이유는 답과 함께 답을 찾는데 장애가 되는 생각도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모른다’ 또는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생각들이 바로 그것이다. 장애물을 만든 사람도, 그것을 제거하고 보물을 찾을 사람도 모두 나다. 그러나 이 수고 또한 모두 나를 위한 일이다.

양윤희 경영자 전문 코치는

휴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홍보 임원
캐나다 맥길대학교, MBA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과 졸업
이메일 : yunhee@whewcom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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