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문언론답게, 히트뉴스 창간 1주년에 부쳐

바위산 기슭에서 죽을 힘으로 밀어올렸던 바위덩어리가 굴러 떨어져 원 위치가 됐건만, 담담하게 다시 밀어올리는 '시지프스'처럼, K제약바이오산업계 구성원들도 실패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혁신 신약의 기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며, 시시때때로 찾아와 마음 속에 똬리를 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와 같은 악마의 목소리'를 물리치며 바위를 밀어올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신약개발은 남의 일'이라 여겼던 K제약바이오산업은 2019년 5월 현재 대한민국 어느 산업계보다 활발하게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며 혁신신약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기술을 가진 인재와 비즈니스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의기투합해 바이오텍을 만들고, 여기에 돈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바이오텍과 전통의 제약회사들은 손을 맞잡고 있다.

신약개발을 목표로 자신들만의 장점을 갖춘 인공지능(AI) 업체들이 출현하고, 이들과 손잡고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려는 제약회사들이 가세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에는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까지 설립됐다. 바야흐로 K제약바이오산업계는 민관산학에 돈까지 어우러진 풍성한 생태계로 변모했고, 더 풍요로운 곳으로 진화 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K제약바이오산업 상태계는 꽃 피어 열매가 맺히고, 다시 꽃이피는 생명의 순환체계로 발전할 것이다.

조화로운 생태계라고 세찬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코오롱생명과학 유전자세포치료제 인보사케이가 거센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보사가 우리가 그토록 밀어올리고 싶어했던 바위였는지,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에 현혹된 것은 아니었는지 현재로선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한줄기 인보사 바람'은 상처와 함께 교훈도 남기고 지나갈 것이다. 일각에서 '인보사를 보라'며 국회 계류중인 '첨단바이오법' 불가를 주장하지만, '인보사 건'은 이 법을 조속히 만들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K제약바이오산업계 구성원들의 도전과 시지프스의 그것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자발적 동기부여에 있을 것이다. 신들의 영역에 끼어든 대가로 바위를 밀어올려야 했던 '시지프스의 희망없음'과 다르게 K제약바이오산업계 사람들에게는 혁신신약을 통해 달성하고 싶은 희망이란 목표가 있다. 인류의 질병극복을 지향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이 바로 혁신신약 개발이다. 이 숭고한 도전은 그래서 박수를 받아야하며 멈출 수도, 멈춰져서도 안된다. 히트뉴스도 K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순기능적 역할을 다할 것이다.    

'전문언론답게'라는 기치로 2018년 5월14일 창간한 히트뉴스의 지난 365일은 바위를 밀어올리고, 다시 밀어올리는 '고단하지만 의미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렇다면 전문언론은 어때야 하나. 특정 영역을 기반으로 삼는 전문언론은 이 영역에서 친구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좋은 일엔 같이 박수치고, 슬픈 일엔 함께 슬퍼하며, 잘못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고언을 전하는 친구 말이다. 이 전문언론의 역할은 대중매체가 할 수 없는 것이며, 대중매체가 그 같은 역할을 해서도 안될 것이다. 히트뉴스는 습관적으로 문제를 부풀려 갈등을 조장하고, [단독] [속보]라는 이름으로 이것저것 막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팩트는 팩트대로 담담하게, 분석은 분석대로 깊이있게 독자 앞에 내놓기 위해 '시지프스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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