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약학대학 동문회 ‘국내 제약사 글로벌진출 성공전략’ 개최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연구인력 등 1400명 중 한국인 10명 미만"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

“20여년 동안 북경한미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올 수 있었던 비결은 ‘현지화’다. 연구개발을 통한 중국에서 고용창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CP 등을 통한 윤리경영으로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1996년 설립된 북경한미. 중국 의약품 시장을 주목하기도 전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중국의 기회를 재빠르게 포착했다. 한미약품은 어떻게 중국 의약품 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 20년 동안 중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히트뉴스는 30일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동문회가 주최한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진출 성공전략’에서 이관순 한미약품 부회장이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화 전략을 전한다.

◆아동약 틈새 시장을 노려 진출한 중국…아동약 시장 선두로 입지 굳혀

한•중수교를 맺기도 전인 1988년. 임성기 회장은 홍콩을 통해 중국을 다녀야 했던 시절 골목에서 아픈 아이에게 약을 주는 엄마의 모습을 본다. 당시 중국은 어린이를 위한 약이 없던 시절로, 성인의 약을 쪼개 약을 주었던 것. 이 모습에서 그는 중국에서 아동약 시장의 가능성을 엿봤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당시 중국은 일자녀 정책으로, 경제적 성장을 완전히 이루진 못 했지만 자녀에 대한 소비는 활발히 이뤄졌다.

그렇게 한미약품은 1996년 국내에서 생산된 소아 정장제 ‘마미아이’를 들고 중국시장 문을 두드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중국 부모들은 북경한미는 몰라도, 마미아이라고 하면 모르는 정도가 없을 정도로 폭발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다. 이는 중국 아동약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수치로 이어졌다.

이관순 부회장은 “마미아이 한 제품의 매출이 중국에서 1000억원 정도”라며 “마미아이와 유사한 제품도 많지만 중국시장은 워낙 커서 아동약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북경한미 역시 정장제를 시작으로 감기약, 소아용 순환기 약품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고 했다.

◆현지인력 통한 고용창출 등… 사드에도 끄떡없었던 현지화 전략

사드 사태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 했을 때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는 북경한미. 그 비결은 무엇일까? 이 부회장이 밝힌 핵심 경쟁력은 인재육성, IT인프라, CP윤리경영이다.

이 부회장은 “중국 현지 인재를 육성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무엇보다 힘썼다”며 “과거 GSK 리베이트 스캔들로 윤리경영 이슈가 많은데, 우리는 이보다 앞서 윤리경영을 위해 CP 등을 확립했다”고 했다.

실제로 북경한미는 연구개발(R&D) 인력은 중국 현지에서 직접 채용하고 있다. 연구인력을 포함해 전직원 1400명 중 한국인은 10명 미만이다. 연구뿐만 아니라 생산, 영업, 마케팅, 유통 전 분야에 걸쳐 직접 현지인 네트워크를 활용한다.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중국에서 IT 인프라 구축은 마케팅의 주요 툴이다. 특히 IT 인프라르 통해 임상의를 대상으로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하는데, 심포지엄 하나당 대략 3000~4000명의 임상의가 참여한다.

윤리경영 확립과 함께 사회공헌 활동 역시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는 “의약품 지원사업, 임직원 봉사활동 등을 통해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며 “중국에서 북경한미는 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외국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한중관계가 경색됐을 당시에도 오히려 서로 도움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중국진출 하려면 의약품 허가제도 주목…제네릭 품질 관리 철저히

그는 우리나라가 품질수준을 올려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면 큰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과 비교해서도 현재 중국의 의약품 허가제도는 품질제도는 오히려 앞서가는 측면이 있다”며 “한국 제약사들에게도 중국의 이러한 정책 변화는 분명 기회가 돼 제네릭 고품질화 전략으로 중국 시장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제네릭 고품질화 전략과 관련해 그는 중국은 오리지널 약품과 동등성 수준을 넘어 일치하는 정도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조약으로 지정해서 우리나라 생동시험 뿐만 아니라 품질이 일치하는 수준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전을 기준으로 삼지만, 중국의 경우 각 오리지널 약품이 개발된 자국의 허가품질 기준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