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제약·정부 접점찾기 맞짱토론

정부가 위험분담제도(RSA) 시행 5년이 지나면서 제도 손질을 검토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 제도는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공존한다. 신약 접근성 개선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RSA의 성과다. 반면 RSA 적용약제가 확대되면서 보험의약품의 가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도 손질은 긍정적인 성과는 더 극대화하면서 부정적인 요소를 줄이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사실 선별목록제도의 '불편한 동지'인 RSA에 대한 제약바이오산업계의 개선 목소리는 제도시행 초기부터 계속 지속돼 왔다.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불합리는 후발약제 적용배제다. 현 RSA제도는 '대체가능한 치료법이나 치료제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에 쓰이는 항암제 또는 희귀질환'이라는 급여 진입 측면에서 매우 제한된 '쪽문'으로 설계돼 있다.

후발약제 이슈는 여기서 '대체 가능한 치료제' 허들에 걸린다. 가령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인 '타그리소'가 RSA를 적용받아 등재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대체 가능한 치료제'인 '타그리소'가 있어서 배제되는 것이다.

가정이지만 RSA를 적용받지 못하는 '레이저티닙'이 가격이슈로 급여등재가 지연되거나 등재를 못하게 된다면 '타그리소'는 RSA라는 제도가 의도하지 않게 독점적 지위를 인정해 주는 꼴이 된다.

후발약제 이슈는 신규 진입 때 뿐 아니라 재평가 때도 '잠재적 불안'이 상존한다. RSA계약 종료를 앞두고 지속 적용여부를 따질 때도 '대체가능한 치료법이나 약제'가 없어야 하는데, 만약 그런 약제가 일반등재 절차로 급여권에 들어와 있으면 계약이 종료된다.

계약종료 약제가 환급형 RSA 대상이었다면 환급률만큼 약가가 인하된다. 문제는 해당 제약사가 해외시장 '세일즈'를 감안해 가격이 대폭 낮아지는 걸 꺼릴 경우 한국시장을 포기할 수도 있다.

지금은 환자보호조치 등의 부속합의로 갑작스런 수급문제가 생기지는 않겠지만 이런 결과가 초래되면 치료옵션이 줄어드는 건 기정사실이다.

RSA 적용대상 약제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문제는 제도 도입 당시부터 제기돼온 이슈였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아도 중증도가 심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거나 큰 고통을 받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중증천식, 중증아토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관련 정부는 RSA 적용기준 자체를 확대하지는 않고, 예외적인 통로로 비항암제나 비희귀질환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수 차례 이야기 했지만 아직 개선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RSA제도는 이 밖에도 부가세 이중부담 등 세세한 이슈들이 있지만, 큰 틀에서 논점은 이 두 가지로 수렴된다. 그러나 보건경제학자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그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RSA 적용대상 약제를 확대하거나 후발약제에 확대 적용하는 데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RSA 제도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가 제도 손질을 고민하면서 신중을 기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동아일보와 채널A는 이 간극을 메우고 합의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유의미한 포럼을 내달 7일 오후 2시30분부터 5시20분까지 국회도서관 지하1층 강당에서 연다. 히트뉴스는 전문언론 후원매체로 함께 한다.

'2019 헬스케어 포럼'으로 주제는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 관리와 위험분담제 개선'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보건사회연구원의 박실비아 연구위원, 호서대 생명보건대학의 이종혁 교수, 법무법인 광장의 유지현 변호사가 각각 주제 발표한 뒤, 연세대 보건과학대학 정형선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토론이 이어진다.

이날 패널토론은 실질직인 토론이 가능하도록 제약계와 시민사회, 환자를 대표하는 인사들만 초대했다. 제약계에서는 글로벌의약산업협회 김성호 전무, 시민사회에서는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대표(보건학박사), 환자단체에서는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등이 참석한다.

또 정부에서는 담당과장인 보건복지부 곽명섭 보험약제과장, 언론을 대표해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토론자로 나선다. 주최 즉은 RSA제도 개선방향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가 모색될 수 있도록 이날 토론을 생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행사를 축하하고 의미를 더하기 위해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기동민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 등의 축사도 예정돼 있다.

행사 접수비는 무료이며, 사전접수는 선착순으로 마감한다. 행사당일 포럼책자 등도 사전접수자에게만 제공된다. (사전 접수 URL: http://dbr.donga.com/hcfo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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