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적극적인 혈압관리 필요… 목표혈압 '130/80mmHg'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고혈압 치료제 이상사례·안전사용' 심포지엄

지난해 고혈압 치료제(혈압강하약물) 이상사례 보고건수가 228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한약사회 이상사례보고 시스템을 통한 전체 보고건의 9.5%에 달한다. 계열 약물 중 CCB 계열이 가장 많은 이상사례가 보고됐다. 1건 차이로 ARB 계열약물이 뒤를 이었다.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센터장 이모세)는 28일 오후 대한약사회관에서 '2019년도 의약품부작용 및 환자안전사고 보고 활성화 심포지엄'을 열어 고혈압 치료 동향과 의약품 부작용 사례 보고, 약국의 환자안전사고 예방에 관련한 발표를 이어갔다.

이모세 센터장은 "이상반응 보고에 약국가, 병원, 제약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많은 참여가 이뤄질 것이고, 환자들의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그는 "다빈도 이상반응 보고 사례를 파악해 약물 복약지도를 할 때 참고해달라. 환자가 이상반응을 이야기할 때, 약사는 인과성평가로 원인을 찾아 처방의에게 의견을 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300여명의 약사가 참여해 의약품 안전사용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고위험군 환자의 목표 혈압… 정상인보다 소폭 낮게 130/80mmHg,
 단일요법 최빈도 고혈압약 ARB·CCB 계열, 복합제는 CCB+ARB"

김성애 한림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김성애 한림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 최신 진료지침과 치료제 안전성 동향을 설명하며 고위험군 환자에게 적극적인 혈압 관리를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국의 고혈압 치료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 추정 유병자는 1100만명이지만 이들 중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인구는 890만명, 지속적인 치료를 하는 인구는 570만명, 조절이 되는 인구는 510만명 가량에 그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고혈압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관리지표'가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빠르게 향상했지만 최근 10년 간 정체 상태라고 덧붙였다. 65세 이상 고령 고혈압 환자는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올랐고,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동반치료를 같이 받는 환자도 25%에서 57%로 증가했다.

김 교수는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자 중 60%가 2가지 이상의 고혈압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단일요법으로는 ARB와 CCB 계열 약물이 각 43%로 가장 많고, 2제 요법으로는 CCB+ARB 병합요법이 54%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개정된 고혈압 진료지침에 대해 김 교수는 "2013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120~129/80mmHg'의 주의 혈압이라는 범위가 생겼다"며 "단순 고혈압의 경우 목표 혈압은 140/90mmHg, 관상동맥 · 말초혈관 질환 등 심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당뇨나 노인 환자, 알부민뇨가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 열공성 뇌경색 등 '고위험군 환자'의 목표 혈압은 130/80mmHg"라고 했다.

또, 김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CCB'·'ARB' 계열 약물 이상사례 보고건수 비중 커
성분별로는 암로디핀, 암로디핀+발사르탄, 로사르탄 순

대한약사회 이상사례보고 시스템에 따르면 고혈압치료제 이상사례 보고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욱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약사

김영욱 약사는 센터로 보고된 지난해 총 이상사례 건수는 2만3961건인데 이중 고혈압치료제의 경우 2285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고혈압치료제 이상사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7.7%, 2017년 8.7%, 2018년 9.5%로 달한다. 3년 평균 남성에게서 40.9%, 여성에게서 57.4% 보고됐다. 연령대별로는 매년 큰 변화없이 유사했는데 6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50~70대가 약 80%였다.

고혈압 치료제 이상사례 중 '어지러움'이 449건으로 12.2%에 달해 가장 많이 보고된 것으로 추산됐다. 뒤이어 ▲두통 244건 ▲소화불량 230건 ▲근육통 131건 ▲말초부종 123건 ▲기침 106건 ▲오심 102건 등이 보고됐다. 

계열 약물로는 CCB가 780건으로 21.3%에 달했고 ARB가 779건(21.2%), CCB+ARB 복합제가 665건(18.1%) 등이 뒤를 이었다. 김 약사는 "'CCB','ARB'와 관련한 이상사례 보고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고 분석했다.

성분별로는 암로디핀이 5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암로디핀+발사르탄이 212건, 로살탄이 204건, 암로디핀+텔미사르탄 203건,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182건, 카르베딜롤이 174건 순이었다.

이어 김 약사는 계열별로 보고된 이상반응을 분류했다. 각 계열마다 이상반응이 달랐다. CCB 계열에서는 말초부종, 전신부종, 얼굴부종 등 '부종'과 관련한 이상사례가 다른 계열보다 많았고, CCB+ARB 복합제에서의 체중증가 보고는 부종과 관련성을 의심해볼 수 있었다.

또, 이뇨제 계열은 구강건조와 변비 등 체내 수분과 관련한 이상반응이 높았다. 베타블로커 계열은 기침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었다. ACEI 계열에서는 기침이 부작용으로 많이 보고됐다.

이상사례로 보고될 때 환자들이 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 약물은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 메트포르민 등이 상위권이었다. 김 약사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항혈소판제, 경구용 혈당강하제 등을 병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김 약사는 이상반응이 약물로 인한 것인지 인과성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며 "약물감시에서 중요하나 대부분은 의심스러운 사례로 확실치 않다. 윤리적으로 재투여가 어려운데, 직접 실험도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약사는 "약물 투여시점과 이상사례 발생 간의 시간적 선후관계, 약물 재투여 시 같은 이상사례의 발생 여부, 환자의 기저질환이나 병용투여 약물의 원인 가능성, 이상사례 다빈도 약물, 중단 후 호전 등을 고려해 이 안에서 인과성 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고 소개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