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첫 관문 기각...경쟁약 '라디컷' 협상 중

코아스템 측 "RSA 적용안한다"...거부

코아스템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치료제인 뉴로나타-알주(자가골수유래중간엽줄기세포)가 급여 첫 관문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회사 측은 급여적정평가 과정에서 심사평가원 측이 위험분담제(RSA)로 검토할 의사가 있는 지 물었지만, 경제성평가를 통한 일반등재절차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해 건보공단 협상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의 라디컷주(에다라본)가 RSA로 평가를 받은 것과 대별된다.

26일 정부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루게릭병 진행을 늦추는 뉴로나타-알주는 2014년 7월30일 3상임상 조건부로 시판허가를 받았다. 줄기세포치료제로는 국내 4번째 허가제품이다. 현재 급여 등재돼 있는 유일한 루게릭병치료제인 리루졸 성분약제(리루텍-사노피, 유리텍-유영)와 병용해서 사용하도록 허가돼 있다.

약평위에는 이번에 처음 안건으로 올랐는데, 급여신청과 철회, 재신청, 경제성평가 변경 등을 반복하며 실무검토와 경제성평가소위원회 단계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약물로는 리루졸 성분약제와 라디컷(등재절차 진행 중)이 있다. 하지만 작용기전이 다르고 치료적 위치는 동등하지 않다. 따라서 앞서 약평위를 통과한 라디컷과 같이 이 약제도 위험분담제(RSA) 적용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심사평가원의 제안을 뿌리치고, RSA가 아닌 경제성평가를 통한 일반등재 방식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아스템의 김경숙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ICER 임계값 상향 조정 필요성을 어필했었다.
코아스템의 김경숙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ICER 임계값 상향 조정 필요성을 어필했었다.

앞서 뉴로나타-알주는 허가임상에서 리루졸과 리루졸/뉴로나타-알주 병용요법을 비교한 2상임상에서 병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진행을 3~4개월 가량 늦추는 효과를 입증했다. 공개된 결과지표만 보면 라디컷을 능가하는 수치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회사 측의 요구가격이 ICER 임계값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현 시스템 상 RSA가 아닌 일반등재절차로는 급여절차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한다. 이번에는 비급여 판정을 받았지만 추후 라디컷이 등재됐을 때 투약비용 비교와 비용최소화 분석 등을 통해 재도전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의 요구가격이 높으면 역시 약평위 관문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평가과정에서 회사 측의 불만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높은 제조원가 보상기전이 없다는 항변에 더해, 현 경제성평가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김경숙 코아스템 대표는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주최한 ‘바이오의약품 보험정책 발전방안 토론회’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은 생산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든다. 더구나 희귀질환 약제는 환자 개인별 맞춤으로 약이 생산되기 때문에 원가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최소한의 생산원가만이라도 급여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또 "국내에서 낮은 약가를 받게 되면 우리 약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때 국내 약가가 참조되기 때문에,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 혁신 신약에 대한 우선적인 혜택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ICER 기준은 기존 합성의약품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높은 생산원가와 혁신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ICER 임계값을 합성의약품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다국적제약사들은 경제성평가 허들을 넘기 위해서 등재전략으로 불가피하게 RSA를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코아스템 측은 일반등재 절차 내에서 승부수를 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RSA로 급여 등재에 성공하더라도 수익을 다시 환급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익이 없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뉴로나타-알주와 함께 이번 약평위에 안건으로 오른 프레제니우스 메디칼케어코리아의 고인산혈증치료제 벨포로츄어블정(수크로제이철옥시수산화물)은 일반등재 절차로 급여 첫 관문을 무난히 넘어섰다. 국내 허가(2018년3월20일) 1년여만이다. 이 신약은 종전 약제와 비교해 제품크기를 작게 만들어 복용편의성을 높이고, 용법·용량도 개선시켜 급여 등재 시 호응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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