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정지 vs 약가인하...'신뢰이익' 무게추는?
급여정지 vs 약가인하...'신뢰이익' 무게추는?
  • 최은택
  • 승인 2019.04.2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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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필 의원 소급입법안 처리 시금석

히트뉴스와 약사공론이 공동 운영하는 '리베이트 급여정지 쟁점과 개선방안' 주제 [제4회 헬스케어정책포럼]이 5월 2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이 '新남인순법' 소급적용 근거를 마련한 입법안을 발의해 주목받고 있다.

이는 이번 정책포럼의 대안론적 쟁점 중 하나다. 불법리베이트와 연루된 약제에 대해 '舊남인순법'은 '급여정지'를, '新남인순법'은 '선-약가인하, 후-급여정지'를 채택하고 있다.

사실 '新남인순법'은 '舊남인순법'에 따른 약제 급여정지가 불법리베이트를 주고받은 당사자에 대한 처벌적 의미에 더해 제3자에게 예기치 않은 피해나 불편을 야기하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반성적인 대안으로 나왔다. 같은 맥락에서 남인순 의원이 당초 발의했던 법률안에는 소급적용 근거규정(부칙)이 있었는데,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삭제됐다.

따라서 이번 정책포럼에서 소급입법을 대안으로 채택할 수 있는 지, 이에 더해 '新남인순법' 시행(2018년 9월) 8개월만에 나온 윤종필 의원 법률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는 지 등을 타진하기 위해서는 '新남인순법' 심사과정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히트뉴스는 해당 속기록(2018년2월22일)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살펴봤는데, 핵심 키워드는 '신뢰이익'이라는 용어였다. 당시 석영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남인순 의원님 안에 부칙 적용례가 있다. 리베이트 조항을 위반한 약제로써 아직 제재처분을 받지 않았거나 처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개정 규정을 소급 적용토록 하고 있는데, 이렇게 소급 적용하게 되면 의약품공급자의 신뢰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 보건복지부는 2014년 7월 건보법개정 이전에 리베이트 행위로 적발된 약제에 대해서는 종전 규정에 따라 처분을 내리고 있다."

석 수석전문위원의 검토의견의 요지는 두 가지다. '新남인순법'을 소급 적용할 경우 제약사 등의 '신뢰이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게 하나이고, '舊남인순법' 도입 때도 소급적용 근거를 두지 않았다는 게 다른 하나다.

이 가운데 핵심쟁점인 '신뢰이익'은 주로 민사관계에서 적용되는 법률용어로 '어떤 법률행위가 무효로 됐을 때 그 당사자가 무효인 법률행위를 유효라고 믿었기 때문에 입은 손해(출처: 네이버 지식백과)'를 의미한다. 여기서는 新·舊법 간 선택지의 문제로 인용됐다. 당시 법률안을 검토했던 김효진 입법조사관의 설명은 이렇다.  "처분대상이 된 의약품공급자가 급여정지와 약가인하 중 급여정지를 더 선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소급입법이 구법 적용을 기대하는 '신뢰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보고 삭제의견으로 검토한 것이다."

김 입법조사관은 제약계가 급여정지보다는 약가인하를 더 원하는 건 알았지만, 모든 제약사들을 상대로 전수조사할 여건이 되지 않는데다가 모두가 동일한 생각일 것이라고 예단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결론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결국 이 말은 급여정지를 약가인하로 대체하는 게 '신뢰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이 소명되면, '新남인순법' 시행이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어도 충분히 윤 의원 법률안을 재심사할 명분과 유의미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 입법조사관도 "(약가인하 소급적용이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게 아니라면) 윤 의원 법률안에 대한 제약업계 의견을 보다 폭넓게 청취하고, 환자 등의 의견 등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률안을 마련한 윤 의원실 관계자의 입장은 더 명확했다. 이 관계자는 "급여정지는 특정제약사에 국한돼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이미 중소제약사를 포함해 5~6개 업체가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약업계 입장에서 신뢰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데다가, 구법의 문제점을 발전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신법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면 소급근거 신설은 필요한 조치"라고 했다.

다만, 법리적 문제는 남아있다. 김 입법조사관이나 이 분야 전문변호사는 제재유형이 '급여정지'에서 '약가인하'로 변경되는 것이어서 법리상 소급근거를 마련하는 게 가능한지는 신중히 봐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신뢰이익' 부분을 넘어서도 허들이 더 있는 것인데, 극복 가능한 이슈인지 정책포럼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5월2일 오후 3시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제4회 헬스케어정책포럼'은 이재현 성대약대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다.

주제발표자는 강한철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패널토론자는 (학계) 김나경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의료계) 서인석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 (법률전문가) 정혜림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시민단체)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상근활동가, (환자단체)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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