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hit| 식약처 “5월말 결론”...코오롱 비협조 이야기 솔솔

인보사케이 사태는 누가 뭐래도 코오롱생명과학이 원인 유발자이자 1차적 책임자이다. 회사측의 주장을 100% 신뢰한다하더라도 세포주의 정체도 모른채 18년간 임상시험을 하고 시판까지 했으니, 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내세워 변명할 처지가 아니다.

이처럼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상황을 두고 코오롱은 기원이 뒤바뀐 이 약을 살리겠다는 욕심을 너무 성급히 드러냈다. 왜 저러지 싶을 정도로 무모했다. 우리도 몰랐는데, 처음부터 신장세포였으니 허가를 변경해달라는 주장을 앞세웠다. 안전성·유효성도 처음부터 신장세포로 임상을 했고 지금까지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은 없으니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철저히 과학의 영역인 신약개발을 마치 신대륙(新大陸) 발견하듯 우연의 영역으로 몰아넣은 꼴이다. 연골세포인줄 알고 개발했는데 신장세포가 들어간 것도 괜찮네 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세포주의 명찰을 연골세포로 잘못 달았느냐는 물음엔 명쾌히 대답하지 못한다.

회사측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는다치면 인보사 사태는 세포주의 기원 문제로 급격히 좁혀진다. 정말 처음부터 신장세포였느냐를 조사하고 검증받는 것만 남았다. 이를 위해 미국에 있는 자회사 코오롱티슈진까지 검증해야 하는데, 세포주의 기원을 명확히 밝혀내야 할 책임은 당연히 식약처에 있다.

4월의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안전국은 인보사 사태로 깊은 시름에 잡겨 있다.
4월의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안전국은 인보사 사태로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그러나 코오롱측에 대한 식약처의 불신이 깊은 것 같다. 앞뒤가 안맞다, 자료요청에도 협조적이지 않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조사관계자들을 통해 새어 나온다.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의 결론을 5월말까지 낼 계획이다. 그리고 그때까지 결론이 서지 않으면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강경 입장도 밝히고 있다.

말이 고발이지 이쯤되면 “조작”이라는 단어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조심스럽게 황우석 사태를 언급하는 이들까지 있다. 인보사 하나 뿐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절실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대응해서는 인보사도 잃고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도 망칠 수 있다.

코오롱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비장해야 산다. 인보사를 포기한다는 각오로 식약처의 조사에 투명하고 협조적으로 응해야 자신들의 텃밭인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을 살리고 그 안에서 재기를 꿈꿀 수 있다. “지켜보자”고 입을 모으지만 업계 관계자들 대부분은 “도대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세포주의 정체를 몰랐던 것에 대한 놀라움과 그 약을 살리겠다는 회사측 움직임에 대한 실망이 동시에 반영돼 있다.

과학이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사법의 테두리에 과학이 갇혀 관련 산업을 어떻게 후퇴시켰는지 우리는 똑똑히 봐 왔다. 식약처가 목표로 잡은 5월까지 규제과학의 영역에서 인보사 사태가 명쾌히 마무리되어야 한다. 코오롱이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야 코오롱에게도 살아날 기회가 생기고 관련 업계의 진보도 계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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