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심 가입자 위원들 "의견 반영없이 일정만 서둘러"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안' 심의와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방안' 의결이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에서 모두 보류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정부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가운데 가입자대표 위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독단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오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1차 건강보험종합계획안'과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방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건강보험종합계획안'은 심의안,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방안'은 의결안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3시간 30분 가량 길게 늘어지더니 예상치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복지부는 회의종료 직후 "건강보험종합계획안은 일부 위원들이 추가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의견수렴 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또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방안과 관련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소위원회를 거쳐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복지부는 그러면서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취소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 건정심 한 관계자는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와 통화에서 "복지부 독단이 이런 상황 불렀다. 정부는 소위원회 등을 통해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고 하지만, 건정심 위원, 특히 가입자 위원들이 의견수렴과 계획발표 과정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각계가 낸 의견이 실제 계획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일정이 촉박해 각 단체가 내부 의견을 수렴하지 못할 정도였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짜놓은 일정, 정부 안대로 상황이 돌아갔다는 얘기다. 특히 재정대책 같은 경우 소위원회에도 마지막까지 자료공개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됐다. 재정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도 많았다"고 했다.
 
건정심 다른 관계자는 "건보 종합계획안에 대해 특히 가입자 측 한 위원이 이의제기를 많이 했다. 종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이틀도 지나지 않아 건정심에 상정하는 건 무리였고, 내부 의견수렴 시간이 부족해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는 게 요지였다"고 전했다.

한편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설계한 수가체계안은 시장에서 작동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고 또다른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의도한 계획대로 가지 않을 것 같다. 수가 인상도 퍼주기 행태로 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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