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의원 "제네릭 규제, 지나치면 다 무너져"
윤일규 의원 "제네릭 규제, 지나치면 다 무너져"
  • 최은택
  • 승인 2019.04.15 06: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SA 선등재 약 독점권·적용범위 제한 문제점도 지적

고 임세원법, 반의사불벌죄 미삭제 아쉬워
의대 등 입학정원 지역출신 30% 할당법 검토
"의약계 대정부 투쟁하더라도 대화 지속해야"

"국내 제약산업은 아직도 치료제보다는'박카스' 같은 걸 만들어서 팔아야 더 수익을 내는 구조다. 제네릭 약가가 상대적으로 높긴해도 지나치게 규제하면 다 무너진다. 지금은 숨고르기 할 때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천안병, 의사) 의원은 최근 국회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제약산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어 "지금처럼 제네릭 제품명이 오리지널처럼 각양각색이고 난립하는 건 문제가 있다. 발사르탄 사건 때 드러난 문제"라며, '업체명+성분명'식의 일반명 허가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위험분담제도에 대해서도 이런 진단을 내놨다.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있지만, 시행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선등제 약제에 독점권이 부여돼 부작용이 개선된 후발약제가 적용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적용 가능한 치료제가 일부 항암제와 희귀질환지료제로 제한돼 있어서 다른 신약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그러면서 "이제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해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약업계, 현장의 임상교수들, 시민단체와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인 논의가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고 임세원법안에 대해서는 이렇게 아쉬움을 표했다.

"우선 환영의 뜻을 밝힌다. 다만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되지 않은 데 대해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고 임세원 교수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서 두 방향 모두 동시에 접근했어야 했는데, 의료법에 비해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의료인력 부족문제를 입법적으로 해소할 고민도 내비쳤다.

"인력문제는 보건복지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력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파생됐다. 대안으로 의대, 간호대, 한의대, 치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원 정원 중 30%를 해당 지역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를 나온 학생들에 할당하도록 의무화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은 윤 의원과 일문일답.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 등을 골자로 한 고 임세원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관련 여당 TF 위원장을 맡았었는데, 당초안보다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떻게 평가하나.

  =우선 환영의 뜻을 밝힌다. 다만,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되지 않은 데 대해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또 제가 처음 발의했던 법안은 의료인 폭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법 개정안과 사법입원을 도입하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 2개가 한 축이었다. 고 임세원 교수와 같은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서 두 방향 모두 동시에 접근했어야 했는데, 의료법에 비해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문재인케어 추진과정에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이 더 강화되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국회 입성 이후부터 문재인케어 성공을 위해 의료전달체계가 안착돼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 보건경제학적으로 보장성이 강화돼 본인부담이 감소하면 당연히 의료이용은 늘어난다. 우리나라는 1차, 2차, 3차의료기관의 역할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지 않고 누구나 3차 의료기관을 사실상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3차 의료기관의 의료이용이 상대적으로 더 증가하고, 의료비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재인 케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간호사 부족 등 보건의료인력 부족으로 지방 중소병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협회도 이 문제를 최우선 아젠다로 설정해 자체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해법을 제시한다면.
  
=지금까지는 모두가 지방 중소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방 중소병원은 일단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비해 환자가 없다. 의료기관의 수입은 결국 비용과 수요로부터 결정되는데, 수가 인상이나 중소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으로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낮은 수요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합리적 의료이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얻고, 경증 질환이나 지역사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은 해당 지역의 중소병원을 이용하도록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관련 입법안을 검토한 건 없나.

=인력문제는 보건복지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러 여건이 맞물려 있다. 의료계 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그렇다. 간호사 뿐 아니라 젊은사람들이 비수도권에서 살거나 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적 동기가 없다. 결국 인력문제는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파생됐다.
대안으로 의대, 간호대, 한의대, 치대, 법학전문대학원 입원 정원 중 30%를 해당 지역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를 나온 학생들에 할당하도록 의무화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의 경우 주립대에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공공의료를 위해 지역출신을 국립대 정원에 배정한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구조개편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익위원 선정을 통제하는 내용이 핵심인데, 취지 설명과 함께 입법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현재 건정심은 가입자, 공급자, 공익위원의 비율을 1:1:1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을 유지하는 이유는 민주적인 협의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공익위원 8명 중 6인이 정부의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는 기관의 임원 중에서 임명 또는 위촉하고 있어서 대부분 정부 측과 의견이 유사하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표결에 의해 결정되는 건정심의 의결 과정으로 미뤄봤을 때 이런 구조는 합리적이거나 민주적이라고 볼 수 없다. 또 건정심에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부여돼 있고, 견제 장치도 부재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 소관 상임위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의결하도록 절차를 개선하려고 한 것이다. 입법 가능성에 대해서는 독단적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다만 법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심사평가원이 운영하는 급여결정 관련 전문위원회를 건정심 소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었다. 어떻게 보나.

=동의하기 어렵다. 건정심에 공급자 측 위원으로 의료서비스 전문가가 참여한다고 해도 심평원 관련 위원회 수준의 기술적 전문성을 갖추기 어렵고, 보험 청구방법 및 진료비 심사·평가 등 사후관리 업무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에도 건강보험 급여결정은 전문성과 업무 연계성을 갖춘 심평원에서 맡는 게 효율적이라고 본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행 건정심 공익위원 8명 중 6명이 정부에 영향을 받는 위치에 있어서 건정심의 의결과정이 심도 있는 논의 보다는 형식적 의결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향후 급여결정위원회 이전 문제가 계속 논의되더라도 건정심 공익위원의 추천이나 임명에 관한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지난해 약제 위험분담제 시행 5년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약가제도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으신 것 같다. 위험분담제도를 둘러싼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꼽는다면.
  
=약제 위험분담제(RSA)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고 있지만, 시행 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개약이 불발돼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선등제 약제에 독점권이 부여돼 부작용이 개선된 후발약제가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적용 가능한 치료제가 일부 항암제와 희귀질환지료제로 제한돼 있어서 다른 신약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있다.
위험분담제가 도입된지 5년이 지났고, 이제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해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제약업계, 현장의 임상교수들, 시민단체와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인 논의가 중요하다.

-최근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안이 발표됐다. 방향에 동의하나.

=한국은 치료제보다 ‘박카스’를 만들어서 팔아야 돈을 더 버는 구조다. 제약기업으로서 기능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걸 만들고 있다. 의약분업 때 같이 조정했어야 할 문제였다. 그러나 지금은 숨고르기 해야 할 때다. 제네릭 약가가 높긴해도 지나치게 규제하면 다 무너진다. 일자리가 없고 경제도 어렵지 않나. 하지만 언젠가는 선진국형으로 가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제네릭 일반명 허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제네릭 제품명이 오리지널처럼 각양각색이고 난립하는 건 문제가 있다. 발사르탄 사건 때 드러난 문제다.

-이제 20대 국회는 1년 정도 남아 있다. 이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정책적 목표나 발의하고 싶은 법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의사로서 늘 원하는 게 더 건강한 사회를 구현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만인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국회에서 뛰는 2년 동안 아주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만족한다. 남은 기간 동안 숙원했던 의료일원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싶다. 다만, 환자나 의료계, 한의계 모두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므로 충분한 설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건분야 정책과 관련해, 정부 및 보건의약계 등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부와 보건의약계 모두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물론 때로는 강경 투쟁도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투쟁과 별개로 정부와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대화가 단절되면 주요 정책의 실현이 늦어지고 중간에서 국민은 심각한 고통을 겪는다. 정부는 보건의약계를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건의약계는 원하는 바를 정부에 적극적으로 관철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라는 당부의 말씀 드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