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효용과 부작용 조명...박, CT 촬영하듯 업계 이슈 분석

그는 그리 온도가 높지 않은 한겨울 사무실에서 반팔 셔츠에 아이스아메리카('아아')를 마시며 일한다. 지난 1월 어느 날 서초동 사무실에 들렀을 때 반팔 셔츠 차림으로 자료를 읽고, 쓰고 있었다. 붉어진 얼굴에 흐트러진 머리카락 등 누가보아도 무엇인가에 고도로 집중했던 표정이었다.

어느 날엔 전화를 걸어와 류충열 히트뉴스 유통전문기자를 만날 수 있냐고 타진했다. "우리나라 의약품 유통과 관련해 공부를 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마치 보건의료산업 전반에 대해 CT로 단층촬영이라도하려는 듯 그는 차근차근 이쪽 분야와 관련된 영역의 지식을 확장시키고 있다.

박성민 변호사(HnL 법률사무소 ). 그는 '저래서 변호사일까'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드문 사람 중 한명이다. 그런 그가 최근 우리나라 실손의료보험의 효용과 부작용,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문제점을 분석한 신간 '실손의료보험 연구'를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법학연구총서로 냈다.

이 책은 박 변호사가 작년 8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 '실손의료보험 연구'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박 변호사는 "의료보험을 규율하는 법률의 규범 목적이 기본적 의료 보장과 의료 이용의 효율성 제고라는 관점에서 미국과 영국, 독일, 호주에서 실손의료보험 규율을 검토하고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 실손의료보험 규율 방안을 모색했다"고 신간에 대해 설명했다.

기본 의료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 규율 방안으로써 기본 의료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상품 분리, 기본형 실손의료보험상품의 위험 인수 규제, 기본적 의료의 내용과 가격 정보 제공 및 심사, 평가를 살폈다.

의료 이용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규율 방안으로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의 기능적 성격에 따른 보험금 지급, 의료공급자와 보험회사의 법률관계, 의료수요자의 유인 조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의료보험을 공부하며 한 가지 분명하게 배운 것은 의료보험은 이웃사랑을 위한 봉사와 희생의 정신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도움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료보험을 규율하는 법률 역시 냉철할지라도 이런 정신의 발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8월 서울약대 약학과를 졸업한 그는 2012년 변호사 시험 합격했으며 같은 해 2월 서울대법대 법학전문대학원 법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법무법인 태평양에도 취업해 2018년 2월까지 근무한 뒤 법률사무소를 열었다. 대학원 공부도 이어가 2018년 8월 같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저 제목만 살펴봐도 그가 얼마나 '앎'에 목말라하며 원리부터 완전히 이해하려는 변호사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제약산업정책의 이해(공저) ▷특허권 비실시자의 특허가 침해된 경우 구제 방법으로서 Liability Rule(공저) ▷제약산업에서의 시장경제원리 활성화 방안 ▷의약품 부작용 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론 ▷의약품 부작용과 국가배상책임(공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등의 상표권 등 권리 침해에 대한 공동 불법행위 책임에 관한 소고 ▷미국 특허법 개정안(S.23)의 내용과 개정 경과 ▷특허권 행사에 대한 독점규제법(공정거래법) 적용 여부 판단기준 ▷약가 선점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를 통해 살펴본 제약 산업에서의 독점규제법 적용의 문제들 ▷약가제도의 역사와 약가 인하 소송들 ▷제약회사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평가와 유형 분석 ▷약리 활성을 갖는 물질특허에 대한 미국에서의 진보성 판단 ▷평등권 침해를 중심으로 본 부양의무자 기준의 위헌성 ▷후발의약품 진입 후 신약 보험약가 인하와 손실 배분의 정의(공저) ▷Easy cuts, easy rebound : Drug expenditures with massive price cuts in Korea(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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