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입사 꿀팁] 함보름 인사팀장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읽다보면, 지원자 10명 중 7명의 도입부가 비슷해요. 할머니가 고혈압이 있으셔서 올메텍을 복용하시는 것을 봤는데, 알고보니 대웅제약의 약이었다는 식인데 할머니가 할아버지, 엄마, 아빠로만 바뀐 자소서를 수도 없이 봤죠. 역량면접을 진행하면 이 자소서 내용이 진짜인지 금방 알 수 있죠."

함보름 인사팀장은 대웅제약에 입사하기 위해서 단연 자소서와 면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점, 어학성적 등 일명 스펙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힘든 말이다. 지금도 취준생들은 토익 점수를 따기 위해 종로와 강남 일대 어학원을 누비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 또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적으려고 각종 대외활동에 참여한다.

히트뉴스는 대웅제약 함보름 인사팀장을 만나 대웅제약에 입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매일 간절했던 취준생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함 팀장에게 대웅제약에 입사하려면 어떤 걸 준비해야 유리한 지 물었다.

-대웅제약에서는어학성적과 학점 등으로 지원자를 걸러내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진짜 보지 않는 건가요?

학력, 학점, 어학점수 등을 서류에 기재하도록 한 건 지원자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서죠. 대웅의 채용 콘셉트는 'best people(가장 좋은 사람)'이 아닌 'right people(올바른 사람)'입니다. 스펙이나 학점이 좋다고 해서 꼭 조직에 필요한 사람은 아닐 수도 있죠. 가령 사람마다 그 기업문화에서 녹아들 수 있는 점이 다를 텐데, 이 기준을 단순히 학점과 어학성적 등으로만 볼 수 없어요. 

대웅에 들어와서 자신의 ‘과거 경험’을 토대로 어떤 전략을 회사에서 실행할 수 있는지 보여준 게 중요하죠.

-취준생 입장에서 과거 경험을 토대로 회사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 수 있는지 보여주라는 말은 좀 추상적으로 들려요. 이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언해 주신다면요?

핵심은 자소서와 면접이에요. 이 부분에서 자신의 과거 경험이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잘 표현해 주면 좋죠. 역으로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도 추상적으로 작성한 자소서와 일반적인 면접 답변을 접할 때 가장 힘들어요.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계획을 밝힌 자소서를 찾기란 쉽지 않아요. '착하다', '성실하다' 등 추상적인 성격 10개를 나열하는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자신의 성격 한 가지를 제시하고, 이 성격이 대웅에서 일할 때 어떻게 강점으로 발휘될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면 가장 좋은 자소서에요.

-자소서 혹은 면접자 중에 베스트&워스트를 뽑아주세요.

회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느껴지면 더 눈길이 가요. 최근 기사 몇 건만 검색해 보고 대충 지원 동기에 녹여내는 건 다 보이죠. 반면 대웅제약에 대한 준비가 철저한 지원자는 회사에 대한 공부를 충실히 해서, 이를 자소서나 면접에 충분히 녹여내죠. 실제로 대웅의 히스토리 자체를 줄줄 꿰면서, 저희 회사에서 추천하는 도서를 읽고 오는 지원자도 있었죠.

나중에 그 지원자에게 어떻게 취업 준비를 했냐고 물어봤어요. 그 지원자들은 원하는 회사 2곳 정도를 선택해 그 회사의 홈페이지, 채용박람회, 설명회 등을 모두 참여하고, 회사 측에 채용에 대한 문의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지난해 제약바이오협회가 개최한 채용 박람회와 대학 취업설명회도 모자라서 회사까지 찾아온 적극적인 지원자가 있었어요. 단연 면접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었고,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이런 친구들의 열정을 높이 살 수 밖에 없죠. 이런 열정적인 지원자가 매년 1~2명 정도는 꼭 보이죠.

워스트는 자소서에 다른 회사를 기입하는 지원자를 꼽을 수 있죠. 일년에 10명 정도는 꼭 있어요. 취준생들이 워낙 자소서를 많이 쓰다보니, '컨트롤+C'와 '컨트롤+V'만 하는 것 같아요. 자소서에서 한미, 동아, 종근당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어요. 1번부터 5번 문항에 똑같은 내용을 작성하는 친구도 있고, 문장을 제대로 끝맺음 하지 않고 말줄임표(…)를 쓰는 자소서도 심심치 않게 보죠.

아마 이런 지원자는 회사가 자소서를 안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웅은 인사팀과 함께 면접관 교육을 받은 현업에 계신 분이 이중으로 자소서를 보고 있어요. 대웅 지원자들이 이 점에 대해 꼭 명심하셨음 해요.

-회사 입장에서 자소서를 일일이 다 읽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또 대웅은 면접도 하루 종일 진행된다고 들었어요.

회사 입장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죠. 대웅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사람'이고요. 저희는 채용을 위해 많은 인력과 에너지를 투입해요. 실제로 보통 1명을 채용하면, 지원자는 6명의 면접관을 만나게 돼요. 이렇게 투입되는 면접관들은 반드시 면접관 교육을 이수해야만 하죠.

-얼마 전에 전승호 대표님과 팜DW에 참여한 약대생들이 허심탄회 제약사 업무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소식 들었어요. 팜DW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요?

기존에 산발적으로 진행됐던 약대생 심화실습을 보다 체계화하려고 만든 프로그램이에요. 약대생이 졸업하기 위해 이수해야하는 학점이 있는데, 저희 회사는 8주~15주, 22주로 나누어 실습생을 사전에 모집하고 선발해요. 또 실습 기간을 마쳤을때 우수한 평가를 받은 실습생은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고요. 현재 진행되는 게 1기 프로그램인데, 약 80명을 선발해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 내년에는 100여명을 뽑을 계획이에요.

-팜 DW 실습생도 내년에는 100여명으로 늘린다니, 약대생들이 제약사 취업에 관심이 많나 보군요. 최근 약대생들이 제약사 취업을 많이 고민하고 있나요? 예전에 글로벌 제약사 정도만 약대생들이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요. 요즘 이런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나요?

눈에 띄게 변화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근소하게 제약사에 관심을 갖는 약대생들은 많아졌다고 봐요. 얼마 전 대학교 채용설명회 갔을 때도 약대생 전체의 80%가 참여해서 변화하는 분위기를 느꼈어요.

-대웅제약 입사를 원하는 취준생들에게 조언해 줄게 있다면요?

사실 최근 2~3년 채용 트렌드를 보면, 공채는 점점 줄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어요. 이런 트렌드에 맞춰 취업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예전처럼 100곳의 기업에 동일한 방식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 이젠 실패할 확률이 높죠. 자신이 정말로 가고 싶은 기업 2~3곳을 정해두고, 그 기업을 타깃으로 준비해야 해요. 지원자의 혼이 담긴 자소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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