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초대석| 보건산업진흥원 쑨쉐메이 상임 컨설턴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역별 해외제약전문가를 상임 컨설턴트로 초빙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다. 현재 진흥원에 근무중인 컨설턴트는 모두 6명으로 지역별로 보면 중국 2, 중동 2, 중남미 1, 러시아 및 CIS 1명 등이다. 미주 전문가는 공석으로 현재 충원절차를 밟고 있다.

진흥원이 초빙한 해외 제약전문가들은 작년에만 110개사를 대상으로 434건의 컨설팅 실적을 기록했다. 매년 100여개 기업과 400여건의 해외진출 컨설팅을 진행하는 셈이다. 그런데 진흥원 입장에선 여전히 “배고프다” 더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들과 함께 해외진출의 성과를 맛보기를 희망한다. 게다가 컨설팅 피(fee)까지 무료이니까.

쑨쉐메이 상임 컨설턴트. 남편과 함께 진흥원에서 해외제약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진흥원 해외제약전문가로 활동하는 쑨쉐메이씨.

해외제약 전문가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올해로 4년차 상임 컨설턴트로 근무중인 중국 인허가 분야 전문가인 쑨쉐메이(Sun Xuemei)씨를 만나 한국기업들과의컨설팅 경험을 들어봤다.

쑨쉐메이 컨설턴트는 중국 선양약대 출신으로 존슨앤존슨제약, 와이어스제약, 얀센 등 다국적기업 중국법인에서 20년 이상 근무했고 남편인 펑타오(Feng Tao)씨와 함께 중국 식약청(CFDA) 추천으로 진흥원에 초빙됐다. 펑타오 컨설턴트는 중국 기술마케팅 분야를 컨설팅하는 해외제약전문가이다.

-좀 도발적으로 질문할게요. 한국기업들과 컨설팅해보니 어떻습니까?

“중국 현지 다국적기업에서 20년 이상 임원으로 활동하며 얻은 생생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컨설팅해요. 남편은 시장, 판매, 유통 분야를 맡아요. 그런데 다른데서 굳이 비싼 돈내고도 별 소득없이 오시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분들 상황을 듣고 저희가 시장, 인허가, 진출전략 등을 세세하게 분석해 자료를 만들어 드리면 깜짝 놀래요. 무료니까 이 정도까지 해줄지 몰랐다는 표정이에요. 그럴때면 우리 프로그램을 잘 이해못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더 많은 한국기업 분들을 만나고 싶어요.”

-상담을 오시는 분들에게 아쉬운 점은 없나요? 컨설팅은 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의 준비도 무척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맞아요. 우리는 한국기업이 중국에 들어갈 때 어떤 제품을 선택할건지 부터 어떤 단계에서 어떤 협력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지 까지 설계합니다. 또 신약이라면 임상이나 등록시기, 허가단축, 적절한 CRO 추천까지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이러려면 회사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분이 와야해요. 임원급이 그럴테지만 급이 중요한게 아니고 회사를 잘 아는 분이 와야 제대로된 컨설팅이 가능해진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보통은 자기가 맡은 분야만 익숙한 분들이 오는데 그런 경우 딱 거기까지입니다. 고급형 정보를 가공해드리지 못해요.”

-컨설팅을 하다 보면, 쑨쉐메이 선생님도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고 그런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성과가 나오기도 하잖아요? 그런 예를 들어주시면 우리 기업들이 확 와닿을 거 같아요.

“작년에 200개 가까운 기업을 컨설팅했는데, 제네릭을 가지고 중국에 들어가려는 업체가 있었어요. 한국이 2016년에 ICH(국제규제조화위원회)를 가입했는데, 이 기준에 맞는 제네릭은 중국에도 그대로 통과돼요. 그런데 컨설팅을 하다 보니까 그 이전에 허가된 약들은 중국과 동등성평가 항목들이 좀 다르더라고요. 한 두 가지면 보완해서 진행하도록 가이드를 하는데, 2015년 이전에 한국에서 허가된 제네릭이라면 솔직히 쉽지 않아요. 중국이 요구하는 동등성 자료와 한국의 자료가 너무 달라요. 보완할게 많은거죠. 이런 부분들이 저도 실무를 뛰면서 알게됐고 이걸 통해 한국기업에 도움을 주기도 했어요.”

-신약 컨설팅도 많이 하나요?

“신약이 전체의 1/3 정도됩니다. 솔직히 저는 신약 컨설팅을 좋아해요.”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신약 분야에서 좋은 성과들을 내고 있으니 좋아하는 일을 더 자주 하실 수 있겠네요. 신약을 매개로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요?

“인구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네요. 다양한 환자와 병종을 접할 수 있어요. 임상시험 속도가 빨라질 수 있겠죠? 또 중국에는 외국계 기업에 근무했거나 유학하고 돌아온 임상인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CRO 수준도 많이 올라갔고요. 정부당국도 신약출시를 장려하기 때문에 허가환경과 투자환경이 매우 좋습니다. 한국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보다 중국 기업과 협력하면 임상·허가에서부터 투자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할 수 있어요. 미국, 유럽 등 타 국가에서 초기 R&D를 진행하고 2, 3상은 중국에서 수행하면 훨씬 더 유리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많이 자문해줍니다.”

-중국이 기회요인이고 중국기업과 협력하는게 필요하다는 말씀을 계속 하셨는데, 중국 기업들이 갖고 있는 한국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입니까?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 붐이 중국도 일어나고 있어요. 해외 연구원들도 대거 유입되고 있고요. 베이징에서 바이오 프로젝트하는 분을 만났는데 개발 중인 혁신의약품을 중국에 도입하는데 관심이 많았어요. 한국도 눈여겨보는 대상 중 하나입니다. 중국 CFDA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신약이면 아주 매력적입니다. 산둥에 있는 QILU(치루)라는 중국 5대 제약회사가 있는데, R&D 최고 책임자가 얼마전 한국을 방문했어요. 그들의 관심은 초기단계의 파이프라인인데, 우리가 그런 업무를 위임받기도 해요.”

-협력모델을 성사시킨 사례도 많겠어요. 보안이 필요할테니 회사 이름은 밝히지 않으셔도 됩니다.

“최근에만 3건의 계약을 성사시켰어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런 계약들은 임원급 이상, CEO들이 참석하는 컨설팅에서 모두 이루어져요. 그만큼 회사에 정통한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달만에 계약이 됐어요. 또 대기업 계열 바이오업체 중 한 곳이 생산공장을 중국에 단독으로 지으려고 했는데, 저희가 컨설팅을 통해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공장을 짓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계약을 곧 진행하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생활이 4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해외제약전문가로 일해온 소회가 있을 것도 같아요. 못다 한 말씀 있으시면 하셔도 좋습니다.

“보람이 커요. 한국에 와서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그래요. 중국과 한국기업이 협력하는 성과를 낼 때는 더 그렇지요. 저희는 고급정보까지 아낌없이 컨설팅에 녹여 드립니다. 더 많은 기업들이 저희를 통해서 중국시장에서 성과를 냈으면 좋겠어요.

중국과 한국간 규제조화를 위해 G2G 협력이 더 강화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지난 2월에 한국 식약처가 중국 식약처를 방문해 MOU를 체결했다는 뉴스를 봤어요. 의약 분야에서 양국간 규제조화가 강화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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