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 AI 기업과 후보물질 발굴 공동연구
연구기간 단축·비용 절감 등 기대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을 주도적으로 하는 이유는 신약개발의 모든 단계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AI)신약개발지원센터 개소식에서 설립추진단 TFT에 참여한 일동제약 권진선 박사는 이같이 말했다.

권 박사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의 모든 과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인공지능기반 신약 개발 활용 연구'를 주제로 글로벌 동향과 국내 연구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의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은 미미했지만, 2025년에는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회사와 투자사, AI 업체들의 협력구조가 형성돼 유기적으로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주도적인 이유는 신약개발의 모든 과정에 가속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도 선도물질 발굴·최적화와 약물 후보물질 도출을 아우르는 신규 약물 후보 최적화 단계에서 AI 업체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업체 심플렉스와 지난해 9월 AI 신약개발 센터 추진단이 주관한 매칭세미나에서 만난 것이다. 심플렉스는 약물 구조/활성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활성 예측 모델을 갖고 있다.

이들은 6개월 간 설명회와 세부 전략 협의 과정을 거쳐 이달부터 공동연구(약물 최적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약물 최적화 연구 단계의 가속화를 목표로 두고 있는데 후보 물질 발굴에 2~3년이 소요됐으나 1년 이하로 연구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아울러 약물 합성 개수를 300종에서 우수 약효를 예측해 100종 정도만 분리해도 원하는 수준의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인력과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약효 성공률도 '5% 이하'에서 '30% 이상'으로 증가했다.

권 박사는 "제약사와 AI 업체가 지속적으로 신약개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국제 학회 연구 동향을 봤다"며 "지난해에는 활용시작 단계로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발표됐는데 올해는 활용시작 단계를 넘어 검증 단계에 와 있고 신뢰성이 확보됐다는 발표가 많았다"고 했다.

1년 만에 활용시작단계에서 검증단계로 진입하게 된 이유는 글로벌 빅파마들을 중심으로 AI 업체, IT 기술업체, 기관, 투자사 등의 협력 구조가 시스템화된 영향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신약개발의 방향이 센터를 중심으로 협력구조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글로벌 빅파마 못지않게 파이프라인이 탄탄해질 것"이라며 "점프 모멘텀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AI 업체 심플렉스의 조성진 대표는 뒤이은 발표에서 AI를 활용한 접근 방법을 소개했다. 조 대표는 "모델을 만들 때 하나는 '예측 모델'로 활성과 약물성을 예측하고 화합물을 검색한다면, 다른 하나는 '방향 모델'로 가능성 높은 구조를 선정한다"고 했다.

AI를 이용해 단백질 표적 물질 A·B, 물질 C·D, 특허물질 등 데이터를 분류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 이후 활성과 약물성을 예측하고 구조까지 선정해 선도물질을 파악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동호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장

두 기업의 사례 발표 이후 이동호 센터장은 "신약개발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때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며 "다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목적이 아닌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잘 가공된 빅데이터가 인공지능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때 자원이 효율적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결과물을 어떻게 호환하고 무엇을 위해 '벨리데이트'할지, 누구에게 부여할지를 고민하면서 센터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센터는 정부의 예산을 지원받아 기존 정부 출연기관이나 대학의 원천 기술을 활용하고 벨리데이션을 중립적인 환경에서 제공할 것"이라며 "각 자료, 데이터, 물질들을 회원사와 AI 개발사가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게 센터의 역할"이라고 했다.

또한 "AI 활용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며 국내외 200개의 AI 플랫폼 회사를 제약사에 소개·연결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을 발굴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