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수용...급여기준안도 행정예고

장기 미등재 항암제와 지각 출시로 갈 길이 바쁜 항암제, 한국시장을철수했다가 재출시한 항우울제까지 그야말로 사연 많은 신약 3개 품목이 '약가협상생략'으로 내달 1일 나란히 급여목록에 신속 등재된다.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급여등재를 앞두고 14일과 15일 이들 신약의 급여기준 신설안을 공고했다.

11년간 비급여 상태 머문 장기 미등재 항암제 '파슬로덱스'

풀베스트란트 성분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주는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음성, 폐경기 이후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단독요법'에 쓰는 항암제다.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시점은 2007년 10월10일, 장기간 비급여 상태로 머물러 있었다.

허가 직후 한 차례 비급여 판정받은 뒤 급여 진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10년만에 도전해 급여 첫 관문인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올해 2월 넘어설 수 있었다. 약평위 평가결과는 '조건부 비급여'.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힘겹게 본사를 설득했고, 이게 받아들여져 약가협상 없이 4월 1일 등재될 수 있게 됐다. 국내 허가 후 136개월 만이다.

심사평가원이 공고개정안으로 예고한 급여기준은 '고식적 요법 투여단계 1차 이상', 투여대상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인 폐경기 이후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다.

한편 파슬로덱스는  '호르몬 수용체(HR)-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음성, 내분비요법 후 진행한 여성의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 팔보시클립(입랜스)과 병용해서도 쓸 수 있게 허가돼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병용요법 급여도 함께 도전했었는데 이 부분은 심사평가원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허가 4개월만에 초스피드로 등재되는 항암제 '알룬브릭정'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인 알룬브릭정(브리가티닙). 한국다케다제약은 지난해 11월30일 이 신약이 국내 허가됐을 때부터 '속도전'을 예고했다. 이미 잴코리(크리조티닙), 자이카디아(세리티닙), 알레센자(알렉티닙) 등 경쟁약물이 급여 등재돼 있어서 마음이 급했기 때문이다.

행동도 실제 그렇게 했다. 지난해 허가와 동시에 급여결정 신청서를 냈고 심사평가원 단계에서 한 차례 보완도 없이 검토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했다. 임상결과가 좋아서 급여검토가 손쉬웠던 측면도 있었다.

상한금액 신청가격도 낮아서 지난달 열린 약평위에서는 '급여적정'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다케다제약은 그러나 협상기간 60일도 아까웠다. 약가협상생략 절차를 밟기 위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 가격을 수용하겠다고 심사평가원에 의견을 제출했고, 곧바로 월1일 등재될 예정이다. 허가 후 4개월, 항암제 중에서는 비교할 대상이 없을 만큼 빠르다.

심사평가원은 알룬브릭정에 대해서도 급여기준 신설안을 곧 공고할 예정이다.

한국 철수했다가 이름바꿔 돌아온 항우울제 '아고틴정'

아고멜라틴 성분의 최초 멜라토닌계 주요 우울증치료제다. 환인제약이  프랑스 세르비에로부터 독점계약을 맺고 지난해 도입해 같은 해 10월14일 시판허가를 받아 약 170일만에 급여 등재되게 됐다.

아고멜라틴은 2010년 11월 22일 세르비에가 밸덕산정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처음 들여왔다. 하지만 급여등재에 실패하면서 PMS 증례수를 못채웠고, 결국 2017년 12월4일 시판허가가 취소됐다. 이 때가 한국을 전히 떠난 시점인데, 그로부터 11개월 뒤 환인제약이 다시 한국으로 물길을 돌린 것이다.

아고틴정은 지난달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조건부비급여' 판정받았었다. 4월1일 등재가 가능했던 건 환인제약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를 수용해 약가협상을 생략하고 신속 등재하는 절차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행정예고한 급여 투여대상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우울병으로 확진된 환자나 정신건강의학과 이외의 타과에서 기타 질환으로 인한 우울병으로 진단된 환자다. 이중 타과 기타질환 우울병은 우울증상이 지속적으로 2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 상용량으로 60일 범위 내에서 인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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