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보건복지위 식약처 업무보고
식약처 2년간 허송세월, 수급사태 근본대책 주문 잇따라
다국적사 연구용역받은 신약약가 연구 등 문제제기도
이 처장 "종합대책 세우고 공정하게 처장직무 수행" 답변

취임 3일차인 이의경 신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국회 데뷔전은 수입신약 등 독점력 있는 제품의 공급문제와 제약회사 관련 연구용역 수주로 인하 자질시비가 벌어졌으나 비교적 무난하게 끝났다.

“고어사 인공혈관 문제에 식약처 수수방관”

13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고어사가 국내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 2017년 4월이고 2년이 지났는데 그 동안 한 번도 인공혈관 공급 요청을 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고어가 철수를 결정하고도 실제 철수는 6개월이 지난 이후에 했는데 식약처는 겨우 규정마련하고 수입사 종용해서 인공혈관 재허가 받도록 한게 전부”라며 “식약처가 2년을 허송세월했고 문제 생기면 면피 수준으로 대처하는 것에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작년 리피오돌 때도 마찬가지고 공급차질 문제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제약사에 사회적 책임은 말할 수 있지만 도덕적 책무까지 강요할 수 없다”며 “식약처가 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인공혈관 뿐만 아니라 고어사가 허가 취하한 품목이 48개인데 이중 필수치료제가 있는지 파악해서 사전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고 같은 당 윤일규 의원은 "고어사 철수때 대학병원이 2년간 사전주문을 해서 그 동안 문제가 없었다는데 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중요한 수술재료를 사전 대처하지 못해 해외까지 가서 협의하는 굴욕적인 일을 왜 스스로 자초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대해 이 처장은 “고어사와의 이번주 화상회의하고 현지 출장도 계획되어 있는 등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이런 문제들이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필요한 경우 사전 모니터링을 통해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답변했다.

국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이의경 식약처장.
국회 업무보고에 출석한 이의경 식약처장.

“제약사 연구용역, 사외이사 경력 등 시비”

이 처장은 신약 경제성 평가 관련 연구용역을 수주한 이력과 제약사 사외이사 활동 등을 이유로 자질시비를 제기하는 의원도 있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처장은 JW중외제약, 유유제약 2곳의 사외이사를 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들은 리베이트 등 문제로 수사나 행정처분을 받은 곳”이라며 “제약회사와 밀접한 관계에서 인허가나 행정처분을 해야하는데 이번 인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최근 3년간 이 처장이 수행한 연구용역이 55건에 총액이 65억 정도되는데 그 중 제약회사 건이 43건에 35억이고 대부분 상위 20위 안에 드는 회사들이었다”며 “과연 중립적으로 처장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국민 입장에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처장은 “제가 수행했던 연구는 신약의 가치평가 근거를 생산하는 내용(경제성평가)이어서 식약처의 이해관계에 직결된 사항은 아니다”며 “사외이사 직도 그만뒀고 처장 임명 이후에는 과거의 연구용역 등과 무관하게 중립성과 공공성을 염두에 두고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처장이 취임일성으로 안전관리와 산업발전을 균형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식약처 본연의 업무는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며 “그런 말들이 산업계를 대변한다는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처장은 “국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둬야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산업발전은 의약품의 품질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약약가수준 연구용역 관련 문제제기 잇따라”

이 처장이 과거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의뢰로 수행한 신약가격 국제비교연구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윤소하 의원은 "국내 신약 약가가 OECD 수준의 45%이고, PPP를 고려해도 60% 수준으로 현저히 낮고 이로인해 신약도입을 기피한다고 돼 있는데 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약가제도 개선을 요구했다“며 "외국은 이중약가, 할인제도, 비밀계약을 통한 가격인하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서 단순비교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공단이나 심평원도 참조하는 공신력 있는 국가별 약가사이트에서 얻은 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공신력은 문제가 없지만 약가보정 등 연구자의 방법론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전제하고 "일부신약을 대상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전체를 대표할 수 없는데 호도된 측면이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대응했다. 기동민 의원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평화당 김광순 의원의 경우에는 2018년 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다시 발주한 신약약가 비교연구를 이 처장이 다시 수주했는데, 이와 관련한 용역비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줄기세포치료제 분야는 우리나라가 가장 앞서 있지만 규정이 미비하기 때문에 산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법률 등 회기 내 통과에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임 식약처장의 데뷔무대로 관심을 모은 식약처 국회 업무보고는 이 처장의 차분한 대응으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특히 이 처장이 업무보고 중 모친상을 당해 퇴장하면서 자질시비 등은 더 이상 확전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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