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VLOG]화이자 그녀의 일상

*<HIT VLOG>는 헬스케어 기업의 직원 복지를 동영상 플랫폼(유튜브 등)에서 유행하는 ‘브이로그(vlog) 형식으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를 합친 말로, 개인 SNS에 글을 쓰듯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을 뜻합니다. 특색 있는 직원 복지 문화를 가진 기업은hs@hitnews.co.kr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헬스케어 기업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오전 9시. 모두가 회사에 출근한 시간. 출근길 지하철에 오른다. 한산한 지하철에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여유로운 아침이다. 오늘 업무를 정리해 본다. 오전 11시 본사와 텔레컨퍼런스 미팅. 이후 1시에 광고 에이전시와 미팅. 대략 2시에서 3시에 미팅이 끝나면…오늘 업무는 집에서.

#정오. 이런저런 업무를 생각하다 보니, 어느덧 명동역. 정신없이 텔레컨퍼런스 미팅을 마치니. 점심시간.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참여 중이라 점심은 두부와 나물류. 같은 팀원은 기름이 좌르르 흐르는 김치볶음밥에 노란빛 자태를 뽐내는 계란프라이를 먹으며 한번 먹어보라며 놀린다.

오늘의 식단. 김치볶음밥 일반식과 건강식 도시락. 

다이어트에 접어든지 3개월. 365일 다이어트 ‘계획’만 세웠던 걸 반성하며, 올해는 기필코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 다짐하며 회사에서 운영하는 ‘헬스 슬림 다이어트(Health slim diet)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회사에서 3개월 동안 건강, 영양, 운동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물론 이렇게 맹맹한 닭가슴살을 점심으로 계속 먹어야 하는 줄 알았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봤겠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인바디에 올라섰을 때, 체지방량을 보며 받은 충격. 그 충격으로 한달 동안을 아침 7시에 출근하며 트레이너 쌤의 지도 아래 PT(퍼스널트레이닝)도 받고 열심히 했다.(남들은 큰돈 들여 PT를 받는다고 하는데, 회사에서 PT까지 제공한다고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지금은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며, 일주일 2번 이라도 운동을 하려고 노력 중. 회사 3층 체력단련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그래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나 보다. 3개월을 지나며 체지방량이 2kg이나 줄었다.

3층 체력단련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늘 무겁다. 그래도 트레이너 쌤의  구령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어느덧 한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사실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참여한 건 단순히 살을 빼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30대에 접어들며 몸이 전과 같지 않다고는 느꼈는데. 회사에서 검사를 받아보니, 대사 증후군에 걸릴 위험인자가 많다니… 아직 이럴 나이는 아닌데. 건강한 돼지라도 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그램. 그래도 팀원 앞에 놓인 보글보글 끓는 찌개를 볼 때면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오후 3시. 광고 에이전시 회사와 미팅을 마쳤다. 언니의 부탁으로 조카를 봐주기로 했다. 집에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자료를 들고 어린이집으로 간다. 10시부터 3시까지 사무실 근무하면 그 이후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 우리 회사엔 자연스러운 환경이라 요즘은 혜택이란 생각도 못 했는데. 주변 사람들을 보면 새삼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 언니만 보더라도 당장 사무실에서만 업무를 보기 때문에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 말이다.

#오후 5시. 육아는 전쟁이다. 언니 품에서 잠깐 보는 조카는 너무 귀여웠는데. 밥을 먹이고, 1시간 이상 조카와 함께 있다보니. 회사 야근보다 더 힘들었다. 새삼 일과 육아를 모두 잘 해 나가시는 부장님에 대한 존경심이 밀려온다. 겨우겨우 조카를 재우고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내일 발표해야 할 자료를 만들고, 새로운 프로젝트 초안을 짠다.

올해 새롭게 들어간 프로젝트 ‘Energy Management’.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진행돼 온 straight talk(수평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나눠 건강한 조직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 Dare to try(혁신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문화 조성)의 완결판. 그동안 진행된 행사들을 종합해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조직의 발전으로 연결시키자는 취지. 그동안 진행된 행사 자료와 직원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오후 7시 30분. 업무를 끝내기 무섭게 조카가 눈을 떴다. ‘캐리언니와 장난감 친구들’을 틀어주고 간식을 줬다. 엄마를 애타게 찾던 조카는 캐리언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한다.(이래서 자식 키워봤자 소용 없다고 하는건가? ㅋㅋ) 조카가 캐리언니에 빠져있는 사이 언니가 돌아왔다. 회사 업무로 녹초가 된 언니가 조카를 안고 가는 뒷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오후 9시. 남들은 ‘화이자’라는 글로벌 회사에 다닌다고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마음 한 켠에 불안한 마음도 있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요즘. 사람들과의 경쟁을 넘어 이제 인공지능 같은 기계와도 경쟁을 해야 한다는 보도를 볼 때면 고민이 많다.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더 배우자는 마음이 든다. 본사 HR On Demand 사이트를 접속해 수강할 만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는지 살펴본다.

얼마 전 팀장님이 추천해 주신 ‘LCD(Lattice Career Development)’에도 참여해 볼지 고민이다. 우리 팀에서 일하는 것도 만족하지만, 다른 부서도 경험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다른 사업부, 다양한 국가에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니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오후 11시. 침대에서 스마트폰 영상을 본다. 이런저런 고민들이 머리에 스친다. 과연 내가 이 회사에 얼마나 다닐까? 유리천장이라는 말도 있지만 적어도 제약업계는 여성들이 비교적 일하기 좋은 환경이라곤 하는데. 여성 직원과 여성 임원 비율도 높을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여러 고민이 들긴 하는데 잠이 몰려온다. 오늘 고민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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