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백주 시민건강국장, 민관 기능적 협업 필요성 강조

[종합] 서울특별시 공공 야간약국 조례 제정 정책토론

"공공심야약국은 시민 편의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응급환자에게 필요한 응급의료시스템처럼 의약품 구입에 있어 불편을 겪는 비응급환자에 대한 대책이 사회제도적으로 취약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민관의 기능적 협업으로 같이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운영 중인 타 시도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적절한 운영방향을 고민하겠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1일 서울시의회 주최 '야간시간대 시민건강권 보장을 위한 서울특별시 공공 야간약국 조례 제정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서동철 중앙약대 교수와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의 발제에 이어 이병도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나백주 서울시청 시민건강국장, 조윤미 C&I 소비자연구소 대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 좌석훈 약사 등이 토론에 나섰다.

히트뉴스는 11일 공공 야간약국 운영 지원에 대한 서울시, 소비자, 약국·약사회, 학계의 입장을 정리했다.

▶ 서울시 "공공심야약국 타당성 조사 적극 고민"
   이병도 의원 "시행방식·예산, 면밀히 검토해야"

나 국장은 "한 두 군데 약국만이 감당할 수 있는 체계가 되게 하는 것은 어렵다. 공공심야약국의 지정과 운영, 운영 시간, 관리와 관련한 타당성 연구 용역을 진행해 이른 시일 내에 예산지원을 받는 공공심야약국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시의회, 집행부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약사회 등 보건의료단체,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와 함께 TF를 만들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나 국장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발제자를 비롯한 타 토론자들이 서울시 공공심야약국 조례 제정이 전국적으로 공공심야약국 설치 및 운영의 방아쇠가 된다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현재 공공심야약국이 운영되거나 조례가 통과된 지역은 제주, 경기, 대전, 인천, 광주, 강원이 있다. 

이병도 서울시의원은 "조례의 필요성과 취지에 공감한다"며 "지원 사업을 시행하기 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예산'을 고려하는데 비용추계를 첨부할 경우 1일 3시간, 1시간 당 3만원의 지원금으로 산정한다면 1년 기준 약국 1곳당 3200만원이 소요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했다. 조례안대로 구별로 2곳, 서울시 50곳이면 약 17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투입한 효과가 있어야 할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권영희 서울시의원

시행방식에 있어서도 민간 비영리법인을 활용한 위탁, 시장이 지정해 고정적으로 사업비를 보내 진행하는 방식, 구청장이 공공약국을 지정한 후 시가 구청에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 등을 고민해볼 수 있는데 사업의 명확성을 위해 어떻게 수행할지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소비자의 연령, 품목, 시간대 등을 검토해 투입되는 예산에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고민해보자"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례를 발의한 권영희 서울시의원은 "시민들이 접근할 수 있고, 지속적인 공공심야약국의 운영을 위해서는 학술 용역을 먼저 진행해볼 수 있다"며 " 타 지역에서 운영 중인 지정심의운영위원회를 도입하면 지원금을 받다 수익이 얻어지는 경우 조치 사항 등 세부 지침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단체 "전문가 개입·공적 관리 향상 위한 '공공심야약국' 동의"

조은미 C&I소비자연구소 대표는 "안전상비의약품은 현재 제한적 범위 내에서 판매 가능하지만 손쉽게 구매 가능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억제하지 못하는 현 제도는 보완이 필요하다"며 "심야공공약국은 소비자편의성을 높이며 부작용에 있어 전문가의 개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도 "지자체 개입하에 의약품 접근성의 공적 관리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약사 "적극적 지원 요청"

국내 첫 공공심야약국 사업을 제주도에서 도입한 좌석훈 약사는 "제주지역 응급환자진료정보망에 따르면 전체 응급실 이용환자 중 60%만 응급증상, 이외 40%는 비응급증상으로 응급실을 이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좌 약사는 "도내 공공심야약국 사업 시행이전인 2011년 야간시간대 132개 약국이 주 1회 평일 밤11시까지 약국을 운영해본 결과,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8시까지 환자들은 총 6480건 약국을 방문했고 저녁 7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6095건으로 환자들의 이용이 잦았다"고 밝혔다.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

박영달 경기도약사회장은 "올해 경기도의 공공심야약국 사업은 9개 시군에서 도비 30%와 시군비 70% 예산으로 진행된다. 밤 10시부터 익일 1시까지 시군이 직접 운영하거나 민간이 운영 중"이라며 "2017년, 이미 선정됐거나 운용 중인 공공심야약국이 연속 운영할 경우 2018년 1월부터 운영사업비를 정했다"고 했다.

박 회장은 "특히 밤 22시부터 24시까지 판매 추이가 늘었고, 50~60대의 의약품 구매·상담건수가 늘어났다. 이용자들은 주로 대리기사, 새벽근무자, 24시간 교대근무자였다"고 했다.

이어 "응급실 이용환자 중 63%만 응급증상으로 내원하고 이외 30% 가량이 비응급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다. 이에 응급실을 찾은 비응급 환자가 치료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 경제적 손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휴일이나 야간에 이용할 일반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워, 경증환자들이 응급실을 방문하는 비율이 늘었다"며 "이를 위한 대안은 공공심야약국"이라고 말했다.

발제를 했던 서동철 교수도 "심야약국 운영을 위한 모델 개발과 타당성 조사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심야시간 약국을 찾는 환자의 수요, 시민이 원하는 심야약국 운영시간, 환자 접근성을 고려한 심야약국 분포도, 심야약국 운영 시 재정 부담 계산, 서비스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의원과의 연계 이외 환자들의 약국의 접근성을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재정적 지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본다"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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