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길 약사 '약사·약국의 역할 변모' 제안
'헬스케어 프로페션 통한 헬스케어 커뮤니케이터'

"학술적으로 약사와 약국의 역할은 의약품 전문가다. 그런데 앞으로는 전문 약물 지식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식·포용력을 약사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으로 아우를 수 있는 커뮤니케이터가 돼야 한다."

김수길 약사 (전북 김제 효민약국)

전북 김제에서 효민약국을 경영하는 김수길 약사는 '헬스케어 프로페션(Healthcare profession)'한 공간에서 헬스케어 커뮤니케이터(Health Communicator)가 가능한 약사가 되자며 이 같이 밝혔다. 소비자/환자의 건강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사람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휴베이스는 10일 오후 3시 본사에서 '2019 개국설명회'를 열고 개국 준비·실무 과정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현장에는 약사 60여명과 온라인으로 휴베이스 회원들이 참여했다.

김수길 약사는 '약사의 기본, 약국의 기본'이라는 주제로 "약국 경영에서 약사 직능과 약국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논의하고 싶다"며 발표했다.

김 약사는 "일반 대중들에게 약사들의 업무는 조제실 안에 가려져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우리 스스로가 '전문적인 일'을 규정해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젊은 세대는 스마트폰으로 의약품을 촬영해오고, 전문의약품 정보도 파악할 수 있는 시대에 맞춰 정보의 양 대신 다른 방향에서 전문가 역할을 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약사는 "과거 전문가는 '무대에 선 현자'였다면 이제 약사는 '옆에 선 안내자' 역할을 해야한다"며 "소비자/환자가 건강하게 자기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횡설수설하지 않는 설명을 해야한다"며 대화 사례를 소개했다.

예컨대 소비자가 "게보린을 달라"고 요구할 때 "카페인이 들어 있으니 민감한 분은 주의를 요한다"고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식후 30분'에 대해서는 "이 약은 식사와 관계가 없지만 하루 3번 먹는 게 중요해 잊지 않도록, 식사 후에 드시라고 하는 것", 소염진통제를 설명할 때 "통증을 조절하고 근육 내 염증을 줄여주는 약인데, 위에 부담이 가는 경우가 있으니 식사하고 바로 드시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해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하자고 말했다.

아울러 '진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기법을 제안했다.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연관진열'은 약사의 커뮤니케이션과 연결된다고 밝혔다. 수직배열·수평배열·가격 Tag 등을 소개했다.

일례로 '눈/코/입'이라는 이름 아래 첫 번째 줄은 인후질환 등 '목'에 관련한 품목, 두 번째 줄은 '코', 세 번째 줄은 '눈' 관련 품목을 진열해두면 진열 자체만으로도 제품 안내가 편해진다고 소개했다.

수평배열로 "청심원은 원래 사향이 들어가는 품목이 오리지널이다. 다만 사향이 비싸 다른 비슷한 효과가 나는 것을 넣은 제품은 여기까지, 이후 사향이 들어가는 제품은 이쪽에 있습니다"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가격 태그는 소비자가 가격을 확인 후 다른 구매 요소를 고려해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장치다. 김 약사는 "제품에 이 같은 요소들을 배열하거나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약국을 5가지로 정의했다. 약국은 전인적인 상담공간,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 과학적인 약료서비스, 건강관련제품 쇼핑공간, 삶을 같이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는 먼저 "'전인적인 상담공간'이 돼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약사가 바빠보여 물어보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한다"고 했다. 따라서 약국 구성원들 간 역할을 분담하면 소비자 질의에 즉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약국은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해야한다고 했다. 김 약사는 모든 조제 프로그램은 메모 기능이 있는데, 방문한 환자가 구매한 일반의약품의 내역과 재구매한 항목을 간단히 적는다고 말했다. 추후 이 내역들을 소비자가 관련 내역을 물어볼 경우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약국이 '메시지 서비스'가 갖춰줘 있진 않지만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해당 약 복용 시기가 다 되어 갑니다' 등의 메시지 매크로를 지정해 발송하는데 노인들의 보호자들은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 환자가 약을 놓고 가는 경우에도, 환자의 이름과 발송 버튼을 눌러 관련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김 약사는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관계 없이 복용법과 약국 전화번호가 담긴 라벨을 붙이면 오투약 확률도 줄이고 소비자들이 관련 정보를 재각인할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과학적인 약료서비스'의 경우 복약지도문 봉투에 환자의 질환 건강정보와 일반 질환 건강정보를 함께 싣거나 약을 담아주는 용기를 구매해 라벨을 붙여 조제한다고 했다.

'건강관련제품 쇼핑 공간'은 파스와 살충제 등을 테스터 형식으로 둬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는 요소도 부가했다는 점이 있다. 제약사의 홍보 포스터에도 가격 라벨을 붙여, 미리 정보를 하나 알린 후 구매를 고민하다 "나에게 이 제품을 살 용기를 줘"라는 의미의 문의를 이끌어냈다.

김 약사는 "약사로서, 헬스케어 커뮤니케이터로서 자기 목표를 세우고, 약국을 헬스케어 프로페션한 공간으로 만들면 약국이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약국을 만족스러운 공간, 찾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해 약사와 약국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변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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