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약물 등장으로 스핀라자 가격 83%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 제기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노바티스)가 올해 5월 미국 FDA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졸겐스마는 스핀라자의 경쟁약물로 꼽힌다. 이런 소식과 함께 스피란자의 약가가 비용효과성(cost-effectiveness)을 고려할 때, 83%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스톤에 있는 약품의 비용효과성을 평가하는 ICER(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각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젠의 스핀라자의 약가를 현재 소매가격(retail price)보다 83% 낮은 가격으로 공급돼야 비용 효과성 측면에서 적정하다”며 “스핀라자의 치료 첫해 비용은 7만 2000달러(8128만원)-13만달러(1억 4677만원), 그 다음해는 3만 6000달러(4064만원)-6만5000달러(7,338만원)이 적정할 것으로 권고된다”고 밝혔다.

ICER는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를 스핀라자보다 비용효과성 측면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줬다.

ICER는 지난해 12월 20일 발표한 예비초안근거보고서(preliminary draft evidence report)를 통해 “졸겐스마는 스핀라자보다 한번 치료하는 데 200만달러(22억 5000만원) 정도의 비용 효과성이 더 높다(more cost-effective)”고 밝혔다.

당시 이러한 평가와 관련해 바이오젠 대변인은 “(ICER의 보고서는) 스핀라자의 환자와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불완전한 설명”이라며 “스핀라자의 임상은 환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인 반면, 졸겐스마는 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이라고 반박했다.

아직 졸겐스마가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약물이 아니기 때문에, 두 약물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CER에서 스핀라자보다 졸겐스마의 비용효과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준 이유는 있다. 졸겐스마는 한번의 투약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졸겐스마의 작용기전은 이렇다. SMA에 걸리면 SMN 유전자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한다. 자연스럽게 SMN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 하면, SMN 단백질이 생성되지 못 한다. 이때 SMA에 걸린 소아 환자가 졸겐스마 치료를 받으면, 근육 수축을 조절할 수 있는 특화된 운동뉴런(운동 신경세포)에서 SMN 단백질이 생성되도록 할 수 있다.

SMA는 SMN1 유전자의 결함 또는 결손에 의해 걸리는 질병이다. SMN 1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거나 없는 아이는 호흡, 삼킴, 말하기, 걷기를 담당하는 운동 뉴런(신경세포)이 몸속에서 없어진다. 이런 상태를 계속 방치해 치료하지 않으면 몸속 근육이 점점 없어지고, 결국 마비나 사망으로 이어진다.

ICER는 최종 보고서를 통해 스핀라자와 졸겐스마의 비용효과성을 예측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ICER는 보고서를 통해 “스핀라자와 졸겐스마 두 약물 모두(특히 졸겐스마)는 임상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환자를 모두 대표하지 못 할 수 있다”며 “실제 임상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SMA 환자는 추가 합병증을 겪을 수도 있고, 유전적 특성 자체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스핀라자와 졸겐스마는 모두 장기간 안정성과 유효성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SMA는 희귀질환이기 때문에 임상을 추적 기간이 너무 짧아, 장기간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ICER는 보고서를 통해 “졸겐스마는 SMA 환자에게 얼마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며 “만약 졸겐스마로 인한 단백질 발현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면, 후속 치료 방식은 불투명하다. 심지어 아데노-관련 바이러스(AAV)에 대한 항체가 형성되면, 그 환자는 졸겐스마 치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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