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체 등에 공급중단 통보...5월까지 반품받기로

한국로슈가 비타민 A 유도체 · 여드름치료제로 쓰이는 '로아큐탄 캡슐' 공급을 지난 14일자로 중단했다.

로슈는 각 유통업체에 "로아큐탄 캡슐 판매를 중단한다"며 반품 서류 등록은 4월까지, 입고는 5월까지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로슈가 판매를 중단하는 이유, 이후 상황을 안내하는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아큐탄은 이소트레티노인 성분 제제로 다른 치료법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중증의 여드름(결절성, 낭포성, 응괴성) 치료제로 쓰인다. 피지분비를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로아큐탄은 이소트레티노인 제제의 오리지널 의약품으로 1993년 품목허가를 받았다.

서초구의 한 피부과 개원의는 히트뉴스 기자와 만나 "최근 로아큐탄이 공급 중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러 가지의 제네릭이 많이 있다보니, 시장성과 판매실적을 고려해 포기하는 건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를 주의해 처방하는 편이다. 부작용과 이상반응이 커서 처방을 꺼릴 정도의 약물은 아니다. 효과가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임기 여성에게도 주의사항을 말하고 처방한다. 우울증이 있었던 환자의 경우에는 약물이 우울감을 일으킬 수 있는 점을 설명하며 타 약물로 처방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피부과가 있는 건물 1층에 위치한 약국 관계자는 "2월 초까지 로아큐탄이 공급됐지만 지금 시스템을 확인해보니 '품절/생산중단/공급중단'으로 분류돼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로아큐탄이 공급 중단된 줄 미처 몰랐다. 앞으로 로아큐탄 제네릭으로 대체조제하거나, 제네릭만 공급받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소트레티노인 제제 물량을 확보해놓는 편으로, 1일 2회까지 복용하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피부과 개원의가 밝혔듯이, 이소트레티노인 제제는 부작용 이슈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임산부가 복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이를 위한 임신예방프로그램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그 해 9월에는 식약처가 태아 기형 유발 등을 이유로 이소트레티노인 등 3개 제제를 시판 후 의약품의 위해성 관리계획(RMP) 제출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로아큐탄의 공급 중단은 부작용 이슈보다 PMS 이후 제네릭이 급증해 처방량이 줄어들어 한국 시장 공급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약품 시장 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이소트레티노인 제제 15개 품목은 2017년 54억8114만원에서 2018년 53억188만원으로 3.76% 처방액이 감소했다. 

비타민A 유도체 치료제 품목 원외처방실적 (유비스트 데이터 - 히트뉴스 재정리)

한국로슈의 로아큐탄의 경우 2017년 23억5685만원에서 2018년 26억6680만원으로 처방실적이 13.15% 늘었다. 제네릭 2품목이 이 보다 훨씬 높은 40% 가량 증가했고, 타 제네릭 3품목도 8% 이내 수준에서 성장했다. 이외 제네릭 9품목의 처방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성장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전체 시장이 더 이상 확장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한국로슈가 시장 철수를 결심한 게 아닌 지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국로슈 측은 "25년 이상 판매해 온 약물로 더 이상 처방 시장 확장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사실상 한국 시장을 철수하는 건 맞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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