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1일 등재...알레센자와 시장경쟁 예고

다케다제약의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알룬브릭(브리가티닙)이 지난달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 평가를 받고 급여 출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현재 ALK 표적 폐암치료제는 화이자의 '젤코리(크리조티닙)', 로슈의 알레센자(알렉티닙)' 노바티스의 '자이카디아(세리티닙)' 등이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젤코리와 알레센자가 ALK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해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알룬브릭이 이미 1차 치료제로 급여권에 진입한 잴코리와 알레센자와 어떤 전략으로 경쟁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ALK 표적 폐암치료제로 가장 먼저 시장에 진입한 잴코리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것이 후발주자 의약품의 숙제다. 현재 잴코리의 가장 큰 한계는 무진행생존기간(PFS) 1년 이후에 내성과 뇌전이가 발생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완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월 31일 열린 미디어세션에서 “크리조티닙의 제한점은 PFS 1년 이후에 내성이 발생하는 것과 뇌전이”라며 “크리조티닙은 약물의 화학 구조상 뇌에 침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크리조티닙을 환자에게 처방하다 보면, 뇌전이 환자가 다수 발생한다”며 “임상현장에서 치료 도중 두통 증세를 호소한 환자의 MRI를 찍어보면, 뇌전이가 일어난 경우가 다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크리조티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임상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할 때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는 것은 PFS를 연장하는 것과 뇌전이 발생을 줄이는 것이 중요 포인트”라고 했다.

히트뉴스는 잴코리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알레센자, 여기에 도전장을 낸 알룬브릭이 잴코리의 한계점으로 지적된 내성과 뇌전이에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임상데이터를 토대로 살펴봤다.

#1 뇌전이 – CNS 객관적 반응률 알룬브릭 67%, 알레센자 64%...두 약제 유사

포스트 잴코리의 왕좌를 노리는 알룬브릭과 알레센자는 뇌전이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각각 진행했다. 뇌전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를 살펴보면, 알룬브릭의 두개내 전체반응률(ORR)은 180mg 투여군에서 67%였다. 알레센자의 중추신경계 객관적 반응률은 64%였다. 단, 두 약제는 무작위 직접 비교임상(head-to-head)가 이뤄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두 수치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알룬브릭에 임상시험에 참여한 뇌전이 환자는 110명이고, 알레센자의 임상에 참여한 중추신경계 병변 동반 환자는 136명이다.

알룬브릭의 잴코리 치료 이후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내용에 대해 김 교수는 “전체 환자 220명 중에서 뇌전이 환자는 110명으로, 뇌전이 환자는 전체 임상 참여자에 70%를 차지한다”며 “이 70%의 환자 중에서 약 40-50명의 환자는 PFS가 약 18.4개월이었다. 다시 말해 뇌전이 일어나 환자의 PFS가 3개월”이라고 했다.

알레레센자의 임상시험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추신경계(CNS) 병변을 동반한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로슈 측은 여기서 더 세분화 해 기저시점에서 측정 가능한 환자 50명과 나머지 측정 불가능한 환자를 세분화 해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중추신경계 병변 동반환자 수만 놓고보면 알룬브릭보다 알레센자가 더 많은 환자수를 포함하고 있는 임상시험이다.

알레센자의 임상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136명을 대상으로 했을 때, 중추신경계 반응 지속기간(DoR)은 13.8개월이었다. 알룬브릭의 기저상태에서 측정 가능한 뇌전이 화자 중 치료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들의 두개내 DoR은 16.6개월로 알레센자보다 더 길게 나왔다.

정리해 보면, 두 약제는 잴코리의 뇌전이 문제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한 효과를 입증했다.

#2 잴코리 내성 문제 – 알룬브릭, 알레센자보다 낮은 농도로 더 높은 치료효과

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내성’이다. 잴코리로 치료를 받다가 내성이 생기면, 더 이상 잴코리로 치료를 받을 수 없고 다른 약제를 써야 한다. 이때 내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약을 다음 치료제로 선택해야 한다. 알룬브릭과 알레센자 역시 잴코리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ALK 표적치료제에 대한 내성과 관계가 깊은 유전자 발현의 억제 유무를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이러한 임상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지지 않고 암 세포주를 가지고 시험관 내(in vitro)에서 이뤄진다. IC50은 약물(알룬브릭, 알레센자 등)이 투여됐을 때 세포(암세포)의 활성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순간의 최대농도를 의미한다. ALK 표적암치료제의 IC50은 치료제가 암세포의 활성도를 절반으로 떨어뜨려 내성 관련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낮은 IC50 값을 가질수록 내성 유전자가 발현하는 것을 막는 효능이 높은 것이다.

[출처=한국다케다제약]
[출처=한국다케다제약]

내성 유전자와 관련된 ALK 표적 폐암치료제 결과를 살펴보면, 브리가티닙(알레센자)이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내성을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을 막는 효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 도표를 살펴보면, 브리가티닙의 IC50은 대부분의 유전자형에 대해서 알렉티닙(알레센자), 크리조티닙(잴코리)보다 낮은 IC50값을 가졌다.

화이자 관계자는 다른 경쟁약물의 대응과 관련해 “다른 약제에 비해서 잴코리는 전체생존기간(OS)를 늘리는 연구를 진행했다”며 “현재 국내 급여상황에서 ALK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에서는 1차에서 잴코리를 썼을 경우 가장 긴 OS 결과가 임상을 통해 확인이 됐다”고 했다.

한편 2015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보험청구액(EDI) 1000대 품목과 2017년과 2018년 UBIST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EDI 기준 잴코리는 2015년 76억원, 2016년 205억원, 2017년 291억원, 2018년 상반기 180억원이 처방돼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UBIST 기준으로 봐도 2018년 81억원을 기록하며 2017년 70억원과 비교해 약 15.7% 증가했다.

UBIST 기준으로 알레센자는 2018년 24억원으로 2017년 16억 5000만원과 비교해 약 45% 증가했다. EDI 기준으로 살펴봐도, 2017년까지 1000대 품목에 포함되지 못했다가, 2018년 상반기엔 보험청구액이 4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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