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복용 지속한 126명 한국 환자 연구결과 확보
아시아 'A등급' 경구용 남성형 탈모 치료제 선정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MSD의 프로페시아(성분 피나스테리드 1mg)가 자신만의 무기 하나를 갖게 됐다.

5년간 프로페시아만을 복용한 126명의 한국 남성 환자 중 연구자의 전반적 평가(IGA) 점수 기준으로 98.4%가 더 이상 탈모가 진행되지 않고, 85.7%는 증상이 개선됐다는 장기 안전성·유효성 데이터가 그 무기다. 또한 치료 6개월부터 2년 시점까지 평균 IGA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치료 5년 시점까지 유지됐다.

5년 간 치료 임상반응종합평가(IGA) 점수 변화

지난 18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피나스테리드의 5년간 장기 유효성 평가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신정원 교수는 "남성형 탈모는 진행성 질환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며 "탈모치료제는 장기적인 치료효과, 안전성, 유효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신정원 교수

이에 연구자들은 참여 환자들의 임상 사진과 진료기록을 기준으로 시간적 흐름(치료시작점, 3개월, 6개월, 1·2·3·5년)을 두고 평가했다. 

BASP 분류는 앞머리 선의 모양을 기준으로 한 기본 유형(L형, M형, C형, U형)과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의 모발 밀도를 기준으로 한 특정 유형(V형, F형)으로 구분된다. BASP 분류에 따르면, 연구대상 환자의 84.9%는 기본 M유형에 해당됐고 특정유형의 환자 중 46%가 V형, 29.4%가 F형이었다.

연구 결과, 5년간 피나스테리드 복용을 지속한 126명의 환자 중 85.7%(108명)가 탈모 증상의 개선을 보였으며, 98.4%(124명)는 탈모 증상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5년의 연구기간 동안 전반적 평가 점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치료 이전 대비 치료 6개월~2년 시점까지 평균 점수가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이 효과는 치료 5년 시점까지 유의한 변화 없이 유지됐다.

BASP 분류를 기준으로 한 평가에서도 피나스테리드를 5년간 복용한 환자들은 남성형 탈모의 기본 유형과 특정 유형 모두에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중 V형(정수리 탈모)이 다른 유형에 비해 더 빠르고 꾸준한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진료기록으로 이상반응 평가도 진행했는데, 12명의 환자가 이상반응을 경험했지만 경미한 반응으로 치료 없이 자발적으로 가라앉았다.

다만 5년간 치료 받은 환자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후향적 연구는 결과적으로 치료에 만족하는 환자들만 참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었다. 

신정원 교수는 "후향적 연구라서 환자의 선택적 편향이 있을 수 있다"며 "이때 치료효과는 과장되고 안전성·부작용은 과소평가 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에서 전향적 연구를 진행한 데이터에서는 100%의 환자에서 효과가 보인 경우가 있다"는 사례를 들며 "이때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은 내원의 번거로웠던 사유들로 보인다. 연구 결과에 영향을 줄 요소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후향적 연구지만 5년간 단독 요법으로 치료한 환자들을 모아 데이터를 만든 것에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탈모치료제 시장의 라이벌이었던 GSK의 아보다트(성분 두타스테리드)와는 약물 효과가 달라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두 약물 모두 남성호르몬에 대한 활성효소(5알파-환원요소)를 차단해 탈모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발생을 낮춰 남성형 탈모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피나스테리드는 모근을 감싸는 세포층인 모낭에 주로 분포하는 '제2형' 활성효소만을 차단한다. 

두타스테리드는 '제2형'과 피지선에 있는 '제1형'까지 차단한다.

MSD의 프로페시아는 FDA와 한국 식약처가 모두 승인했고, 바르는 미녹시딜과 아시아 컨센서스위원회가 발표한 남성형 탈모 치료를 위한 알고리즘 가이드라인에서 남성형 탈모 진행 단계에서 사용 가능한 1차 치료제이자 'A등급' 치료제로 제시됐다. 하지만 GSK의 아보다트는 한국과 일본의 품목 허가만 받아 시판되고 있다.

허창훈 교수는 "탈모가 있는 영장류 실험에서 '제2형' 활성요소를 저해해도 DHT가 100% 저해됐고, 제1형을 저해하면 DHT가 100% 저해되지 않았다"며 "2형의 억제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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