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간 파트너십 장으로 인식 필요
"발표 기술계약 1~2년 전 논의된 것"

“왜 그 회사는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여하지 않나요? JP모건 컨퍼런스에 참가했으면 보도자료 배포해서 홍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국내 바이오기업 IR 담당자는 JP모건 등 전 세계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릴 때마다 개인 투자가들로부터 이런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한다.

JP모건 컨퍼런스 참석 자체가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까? 제약바이오의 미래 가치를 예측해 투자하는 개인 투자가들은 JP모건 컨퍼런스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히트뉴스는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린 기간(1월 7일~11일)동안 참가 기업의 주가 추이를 통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주식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또 JP모건에 참석한 바이오기업 대표들과 업계 관계자에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기술수출 터뜨린 유한조차 주가 변동 거의 없어

유한양행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계약금 포함 8600억원 규모로 길리어드에 기술수출하며 올해 JP모건 컨퍼런스의 주인공이 됐다. 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시점이 지난달 7일이었다.

같은 날 유한양행의 종가는 22만 8000원으로 전날보다 8000원 올랐다. 그런데 JP모건 컨퍼런스가 끝난 지난달 11일 종가는 22만 6000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7일 21.79%로 시작해 11일 22.17%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한 국내 주요 제약사 

더 높은 상승폭을 보인 곳도 있다. LG화학은 7일 34만 3000원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12500원이 올랐고, 8일과 9일에도 각각 6500원, 2500원 씩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 10일에는 5000원 떨어졌다가 컨퍼런스가 끝난 11일 34만 9000원으로 회복됐다. LG화학의 JP모건 발표 내용이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시점이 지난달 10일이었는데, 유일하게 이날 종가만 하락했다.

지난달 10일 경제지 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JP모건의 기대 심리를 반영하듯 7일 종가는 전날보다 7000원 상승한 38만 8000원이었다. 이어 8일 하락세를 보였다가 9일부터 11까지 상승세를 보였고, 11일 종가는 39만 5500원으로 7일보다 7500원이 올랐다.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바이오벤처 기업 

바이오벤처 기업의 경우 7일과 비교해 11일 종가는 모두 하락했다. JP모건의 기대 심리 때문에 대부분의 중견 제약사의 7일 종가는 상승세였지만 바이오벤처 기업은 6곳 중 4곳의 7일 종가가 전날보다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일 종가 기준 파멥신 3900원, 올릭스 800원, 강스템바이오텍 50원, 오스코텍 450원 등이 전날보다 하락했다.

정리해보자면 7일부터 11일까지 제약바이오 주식의 종가는 하락폭으로는 8000원이 가장 높았고, 증가폭으로는 12500원이 가장 높았다. 또 이 기간 동안 외국인 주식보유율은 모두 1% 내외의 변동폭을 보였다.

◆JP모건서 발표하는 기술수출 소식 1~2년전 실적

JP모건 컨퍼런스는 미국의 금융그룹 JP모건 체이스가 매년 1월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초청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을 개최하는 행사다. JP모건 체이스는 약 2조 달러(2500조원)의 자산으로 미국 은행업계 중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매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동향과 투자방향을 제시하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JP모건 체이스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야 컨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는데, 공식 초청 없이도 제한적인 참여는 가능하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공식적인 초청을 받은 회사는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샌프란시스코 호텔에서 열리는 행사와 발표에 참석할 수 있다. 또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더라도 다양한 위성 컨퍼런스(satellite conference)인 바이오 쇼케이스 등 학회행사와 소규모 미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JP모건은 다양한 형태의 미팅이 이뤄지기 때문에 호텔룸을 예약해서 방에서 미팅하는 경우도 많다. 빅파마의 경우 호텔 홀을 빌려 다양한 미팅을 진행한다"며 "JP모건 컨퍼런스는 잠재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자리로 새로운 파트너를 만들 수 있어 아직까지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중요한 행사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JP모건을 통해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건 맞지만 단 한번의 발표 만으로 기술수출 계약이 맺어지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유진산 파멥신 대표는 올해 JP모건 컨퍼런스를 참석하며 “빅파마 등 다양한 제약바이오 회사들을 만나기 때문에 (행사 당일) 자세하게 기술에 대해 논의(discussion)를 하는 건 한계가 있다. 컨퍼런스가 끝난 이후에 자료를 보내주기도 하고 지속적으로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기술이전 소식을 전하는 건 보통 1년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을 그날 행사에서 알리는 것”이라며 “이는 주식 가치를 올리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작년에 이미 JP모건 컨퍼런스에서 우리 파이프인을 전 세계 제약바이오 관계자, 투자자에게 발표했기 때문에 올해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JP모건 컨퍼런스는 여러 투자가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하는 행사이지 기술수출 소식이 매번 일어나는 행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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