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질환 복합제, 시장 성공케이스는 많지 않아
환자에겐 편하겠지만, 마케터는 포지셔닝 어려워

교육멘토 채민정의 "通"하는 제약 마케팅  <11> 복합제 마케팅

복합제 시장이 뜨겁다. 2제, 3제에 이어 작년부터 4제까지 개발중이라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많은 회사가 복합제 시장에 뛰어 들었을까?

오리지널 단일 성분 특허가 만료되면서 기만료된 자주 병용하던 기존 성분과 함께 복합제로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다른 경쟁회사도 복합제를 만들다보니 다른 성분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복합제를 만들어야 차별화도 되고 전달할 메시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환자 복약순응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메시지 또한 매력적이고 이견을 달기가 어렵다. 더불어 이미 처방하고 있던 약제이기 때문에 익숙하고 거부감도 적다.

그래서인지 단일 질환 복합제를 떠나 이종 질환 복합제도 덩달아 뜨고 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두개의 이종질환을 위한 복합제가 등장한 것이다. 고혈압 약제 성분 수도 많기 때문에 이종질환 약제 조합의 수는 더욱 상상을 초월한다. 고혈압제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는 ARB 중 특허가 만료된 발사르탄 등을 포함한 4~5개중 하나, 염이다른 암로디핀 포함하여 CCB 중 하나, 에제티미브 등 고지혈증 치료제 중 하나 각각 조합을 곱하면 50~100여가지의 가능한 조합이 나온다. 당연히 약물을 관리하는 약사들은 재고관리에 애를 먹을 뿐만 아니라 디테일해야 하는 영업부 입장에서도 어느 약물을 디테일해야 할지 멘붕이 온다.

만약 성공할 수 있다면 이런 수고스러움도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종질환 복합제로써 시장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손에 꼽힌다. 고혈압명가인 한미에서도 2년전 출시한 아모잘탄큐(암로디핀 + 로사르탄 + 로수바스타틴)의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왜 그런 것일까? 환자들 입장에서는 복합제가 더 편할 수 있지만 사실 마케터로서 포지셔닝이 쉽지는 않고 기억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단일제로 자리를 굳건히한 리피토의 경우, 복합제로 만드는 경우가 시장 2위 제품인 로수바스타틴이나 에제티미브에 비해 훨씬 적다. 왜 그럴까? 리피토를 스위칭하기에는 간편한 복용법이라는 단순한 메시지가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네릭에 맥을 못추는 다른 고지혈증 약물들을 복합제로 만들어 이왕이면 복용하기 편리하다는 메시지로 스위칭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희망을 찾아보자면, 그나마 몇백억이라도 판매하고 있는 복합제는 카듀엣이 유일하다. 카듀엣의 사례를 보자. 기존 고지혈증 약물인 리피토와 고혈압 약물인 노바스크를 혼합한 약물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다 알수 있다. 그런데 이 약물을 어디에서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걸까? 고혈압 환자? 고지혈증 환자? 혹은 둘 다? 경우의 수가 많을수록 제품을 포지셔닝 하기가 쉽지 않다. 이 제품은 어느 한 곳에 포지셔닝 한 것이 아니라, 두 이종질환 치료의 공동 목표를 포지셔닝으로 잡았다. 즉, surrogate marker인 콜레스테롤 수치나 고혈압 수치가 아닌 CV risk management goal을 잡기 위해 위험한 환자군을 우선으로 두었다.

기존 surrogate marker에서 탈피하여 Survival rate나 CV outcomes 라는 치료개념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마케팅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이런 이종질환의 복합제가 고혈압과 고지혈증만의 이야기일까? 꼭 그렇지 않다. 당뇨약물이나 비만약물과 비알콜성 지방간염 약물의 조합도 가능하다. 이럴 경우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하는 걸까? 답은 환자 속에 있다.

채민정 바이오 마케팅 랩 대표

20년간 마케터로 일하며 다양한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 보유
성균관대학교 약학과 박사과정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소비자인간발달학 학사
한국룬드벡 마케팅이사
한국노바티스 상무
한국화이자 고혈압,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담당
한국릴리 당뇨, 발기부전치료제 담당
이메일 : minjung.chae@biomarketing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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