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주간뉴스 (2019.1.19~1.25)
-박장관,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다국적사 압력 시사
-30호 국산신약 케이캡 판매 파트너로 종근당 낙점
-릴리, 한미에 신약후보 권리 반환...他신약 영향없어

박능후 장관(가운데)이 22일 제약CEO 간담회에 앞서 JW중외제약 연구소를 시찰하고 있다.
박능후 장관(가운데)이 22일 제약CEO 간담회에 앞서 JW중외제약 연구소를 시찰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의 교감이 관심을 끈 한 주 였는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과 행보가 유독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 장관의 발언은 국내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다국적제약회사들의 압력이 거세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2일 전문지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 발언부터 챙겨볼까요?

“미국 측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 FTA 정신은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에 차별없이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인데, 혁신신약 약가우대제도는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었다. 국내 제약산업을 위한 규정이 FTA 취지에 반한다고 주장해서 불가피하게 국내 기업에 대한 우대부분을 손질하기로 했다"

"대외압박이 심하다. 국내제약에 100억원을 도와줬다가는 다국적제약사에 1조원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은 국내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 외국기업과 차별되게 국내 기업을 도와줄 수는 없다"

국내신약에 대해서만 특별히 약가우대를 해 줄 방법이 없다는 복지부의 결론은 그래서 나온 듯 합니다. 표현이 이 정도라면 속사정은 더 있겠지요? 그래서일까요? 박 장관은 다국적사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드러냅니다.

"제가 장관이 되고~개선되지 않는 몇 개 문제 중 하나가 뿌리 깊은 다국적제약사의 독점약가 횡포이다~우리가 1대1로 대응하는 건 한계가 있다. 독점 자체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어디까지 인정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 볼 때가 됐다"

같은 날 오후에 열린 제약 CEO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미래 기대와 지원의지를 밝히면서도 개별 기업들의 노력을 동시에 주문했습니다.

"정점을 찍은 반도체, 자동차 산업 이후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돼야 한다. 반도체 산업 역시 하루 아침에 국가 근간 산업이 된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이 사활을 건 투자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약•바이오산업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 이제 정리해 볼까요? 박 장관의 주관은 다소 거칠다고 할 정도로 뚜렷했습니다. 독점기업에 대한 횡포에는 맞서는 의지를 보이면서도 FTA라는 국제질서에 대한 균형감은 존중합니다. 또 그 질서 안에서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대안, 기초과학 지원 같은 차선책을 내놓기도 합니다. CEO들과 만난 자리에선 건의사항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점검을 하겠다는 실천의지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향후 나올 정책들을 꼼꼼히 뜯어볼 필요는 있겠지만, 박 장관이 방향성 분명한 장관인 것 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30호 국산신약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 런칭 심포지엄에 1000명 가까운 수도권 의사들이 참석했다.
30호 국산신약인 CJ헬스케어의 케이캡정 런칭 심포지엄에 1000명 가까운 수도권 의사들이 참석했다.

다음은 CJ헬스케어가 개발한 30호 국산신약 ‘케이캡정’(테고프라잔·위식도역류질환) 이야기입니다. 우선 CJ는 케이캡 판매를 위해 영업·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종근당과 파트너쉽을 맺었습니다. CJ와 종근당은 종합병원과 병·의원을 포함한 전 부문에 걸쳐 공동 영업·마케팅을 진행합니다.

케이캡정은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의 대세였던 PPI(양성자펌프억제제)와 다른 작용기전(P-CAB; 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을 나타내는 신약으로, 작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고 현재 약가협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다케다제약이 2015년 승인받은 P-CAB 제제인 보노프라잔(vonoprazan, 상품명 다케캡)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제품인 만큼 시장성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24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런칭심포지엄에는 당초 예상인원을 훌쩍 뛰어넘어 1000명에 육박하는 수도권 지역 의사들이 참석해 케이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출시에 앞서 CJ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GERD)와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NERD)에 한해 허가받은 케이캡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임상에 벌써부터 돌입했습니다. 위궤양·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제균요법·유지요법·클로피도그렐 상호작용 임상 등이 그것입니다.

박 장관의 이야기대로라면 CJ 케이캡을 특별히 우대할 순 없습니다. 다만, 합리적 수준에서 국산신약을 제대로 평가하는 순조로운 약가협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 만큼은 지적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미약품 소식입니다. 2015년 릴레이 기술수출의 첫 신호탄을 쐈던 한미약품 BTK억제제 LY3337641(HM71224)의 라이선스 권리를 파트너스사인 릴리가 최종 반환했다고 합니다. 릴리의 개발 포기는 이미 작년 2월 공표된 바 있었고, 당시 새로운 적응증 개발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정도의 여운을 남긴 상태였기 때문에, 새롭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한미측에서는 나머지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미의 실패는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보여주는 시금석입니다. 물론 한미는 LY3337641(HM71224) 외에도 8건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를 한미가 앞장서 보여주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그 여정을 응원하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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