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푸라민. 90년대에 태어난 저도 한번쯤은 들어본 약물입니다.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티푸라민은 그야말로 만병통치약이었다고 합니다.

진통소염제로 출시된 일반의약품입니다. 원래 안티푸라민은 신경통, 근육통 등 한정된 부위의 통증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가 호미리 여사의 도움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로 자체 기술을 가지고 개발한 것입니다.

60년대에서 80년대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안티푸라민은 폭넓게 사용됐습니다.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 삐거나 멍이 들었을 때, 손발이 부르텄을 때, 벌레에 물렸을 때, 심지어 인중에 발라 막힌 코를 뚫을 때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당시 가정상비약으로 안티푸라민은 그야말로 ‘핫’ 했습니다.

연고, 파스, 로션 등 다양한 형태의 안티푸라민

고비는 있었습니다. 다양한 패치형태의 소염진통제들이 나오면서부터 안티푸라민의 매출은 점점 떨어졌습니다. 이런 고비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은 파스와 로션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유한양행의 일반의약품 중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합니다. 실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안티푸라민의 매출은 129억 2900만원으로 유한양행 전체 매출의 1.2%를 차지합니다. 다른 일반의약품인 머시론(경구피임제, 0.9%), 메가트루(비타민제, 0.8%) 등과 비교하면 일반의약품 중에서는 그야말로 효자상품입니다.

다양한 제형으로 거듭난 안티푸라민은 최근 가장 ‘핫’한 축구선수 손흥민과 만나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오랫동안 곁이 있어 올드(?)한 이미지가 강했던 안티푸라민이 손흥민과 만나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TV 광고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대웅제약의 우루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간 때문이야~’라는 CM 송이 먼저 떠 오를 정도이니까요.

안티푸라민은 손흥민의 이미지와 어떻게 만나 소비자들에게 전달될까요?

TV에 선보이는 이번 광고는 “실패가 상처로 남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어제의 아픔을 내일로 가져가지 않는다. 이겨내다, 나아가”라는 문구들이 연이어 등장합니다.

과거 모든 부위에 발랐던 만병통치약 이미지가 강했던 안티푸라민. 손흥민이 등장하는 광고에서는 ‘통증’을 실패와 상처의 이미지에 대입시켰고, 통증을 완화해 주는 진통소염제를 ‘아픔을 이겨내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패를 이겨내는 추상적인 이미지는 손흥민 선수가 직접 선수생활을 하면서 겪었을 통증을 보여줍니다. 또 이러한 통증을 이겨내고 훌륭하게 축구선수 생활을 하는 손흥민 선수를 안티푸라민의 이미지로 표현됐습니다.

일반의약품 광고에 이렇게 스타 운동선수를 기용하는 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동국제약의 인사돌플러스와 판시딜 광고를 맡고 있는 크레마월드와이드 박규태 실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렇습니다.

“광고에 스타를 기용하는 이유는 그 스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에 접목시키기 위해서 입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의 건강한 신체적 특징을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이미지로 인지시키기 위해서 보통 제약업계에서는 스포츠 스타를 많이 이용합니다.”

그는 또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 스타들이 브랜드 광고모델로 역할을 하는 것 입니다. 물론 세계적인 스타일수록 광고 효과는 확실합니다.”

손흥민의 이미지와 결합한 안티푸라민이 좀 더 활기찬 이미지를 가지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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