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숙 기자가 직접 체험하는 CSR| ⑤한국애브비 '애브비워크'

“운동하면서 기부하고, 치킨도 먹고 손해볼 것이 없죠.”

박찬일 QA 차장에게 ‘애브비 워크’를 어떻게 참여하게 됐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재밌게도 ‘치킨’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치킨(?)을 위해 시작했어요. 원래 걷는 걸 좋아해서 시작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죠.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다른 직원과 경쟁심도 생기더라고요.”

‘애브비 워크’는 2016년부터 3년간 진행된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애브비는 직원이 쉽고 재밌게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애브비 워크'에 참여하기 위해선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빅 워크(Big Walk)를 통해 '한국애브비 모금통'을 설치해야 한다. 직원 3명 이상이 팀을 꾸리면 직원들의 걸음은 앱에 기록된다. 캠페인 기간 동안 총 걸음거리가 2만 5000km(250만눈)되면 회사는 500만원을 매칭 기부해 희귀?난치성질환 환우들에게 기부한다. 눈은 한국애브비 모금통에 적립되는 포인트 단위다.

빅 워크(Big Walk) 첫 화면

매년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애브비 워크'는 지난해에는 직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팀별로 200km(2만눈), 500km(5만눈)을 달성하면 모바일 커피 쿠폰, 치킨 상품권 등 소정의 상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또 참여 팀 중 평균 걸음거리가 가장 높은 상위 3개팀은 연말 회의에서 시상도 했다.

“중간에 기부하기로 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메일을 받으니까 아차 싶더라고요.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걷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부’와 연결됐구나' 하면서 말이에요. (이런 생각이 드니)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평소 기부나 봉사활동을 하려는 의지는 있었는데, 막상 일상에 치여 직접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게 많이 아쉬웠거든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조금이라도 (남들에게)도움을 주고 싶었죠.”

일상 속에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그. 자신의 ‘걸음’으로 환자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접하니 더 뿌듯해 했다. 비록 '애브비워크'는 마쳤지만, 이후에도 다른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소감도 함께 전했다.

“단순히 걸음 포인트만 보면 실제로 기부활동을 체감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전에 기부된 내용, 그로 인해 조금이나마 삶의 기쁨을 누리는 내용 등을 보니 울림이 있더라고요. 전 별거 안 한 것 같은데, 고마워 하는 내용의 글들을 보고는 더 자극을 받았죠.”

“마지막에 목표가 달성돼, 제 걸음으로 기부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저도 기부에 일조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더라고요. 그런데 '애브비워크' 끝나고는 날씨도 추워져 다시 (잘 걷지 않는) 예전으로 돌아가서 아쉬워요. 조만간 또 회사에서 이런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쉬운대로) 다른 기부 모임에 참여해 봐야겠어요.”

애브비워크를 통하 조성된 기부금을 받은 환자가 보낸 메시지 

피승재 Training & Innovation manager 부장은 회사일로 바쁜 와중에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가끔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여유로움 속에서 애브비의 존재 이유도 함께 느꼈다고 한다.

“일하느라 바쁜 회사원들에게 가끔 걸으면서 하늘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애브비워크'에요. 그 하늘에는 한국애브비의 존재의 이유인 ‘환자’가 있다는 것이 '애브비워크'의 중요한 의미죠.”

그러면서 그는 '애브비워크'의 의미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애브비워크'는 ‘혁신’이라는 큰 지붕에서 시작했어요. (얼핏 듣기엔) 단순히 걷는 것과 ‘혁신’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거에요. 제가 좀 더 풀어서 설명해 드리자면, 건강을 위해 개인적으로 걷는 것과 회사 주도로 회사의 비전 (환자 중심의 혁신적 기업)을 강조하면서 진행하는 걷기 캠페인은 다를 수 밖에 없죠.”

그의 말을 듣다보니, 개인적으로 걷는 것과 회사 주도로 걷는 것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그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크게 3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먼저 짧은 기간이지만 환자를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한 활동이고, 다음으론 이런 활동을 통해 환자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 마지막으론 우리의 작은 걸음이 결국 환자 중심의 비전과 연결된다는 점을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죠.”

(왼쪽에서 3번째) 피승재 부장 팀은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애브비워크'는 기부도 하고, 전 직원에게 회사의 비전도 함께 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3년동안 진행하면서 아직 '왜 걷지?'라고 의문을 가지는 직원들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해보다 최근 더 많은 직원이 참여하고 있어요. 희귀질환 환우에게 후원금이 어떻게 쓰였다는 피드백을 받은 후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다는 최정빈 Immunology 대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다고 했다.

“처음엔 환자를 위한 일이라고 뿌듯함으로 시작했어요. 한걸음 한걸음이 저에게 정신적, 육체적 긍정적 에너지의 원동력이 됐고, 그 에너지로 환자들과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죠.”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영원한 숙제(?)인 다이어트 효과도 톡톡히 봤다고 한다.

“사실 바쁜 일상 속에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갖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번 애브비 워크를 참여하면서, 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됐죠. 또 걸으면서 스트레스도 풀리고, 체중도 관리할 수 있었죠.”

처음에는 큰 감흥이 없었으나, 점점 순위가 올라가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는 정창훈 SCM 부장. 그 역시 최정빈 대리처럼 다이어트에 성공했고, 평소 맞지 않았던 옷도 입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앱에는 걸음걸이에 따른 순위가 기록된다.

“참가 당시에는 솔직히 큰 감흥은 없었어요. 제가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걷다 보니 제 순위가 오르더군요.(웃음) 특정한 목표를 정하기 보다는, 일상의 시작과 마무리를 '애브비 워크'로 해보자고 결심했죠. 그랬더니 어느 순간 Top 10…5...3…2…1까지 순위가 오르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구나 생각했죠. 무엇보다 살이 빠지니 건강해 지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맞지 않던 옷도 있을 수 있는 작은 기쁨까지 덤으로 얻었죠.”

기자에게 '애브비워크'에 참여한 소감을 들려준 직원들의 한결 같은 대답은 자신의 걸음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서 느끼는 뿌듯함이었다. 강경식 Market Access 차장과 이민희 SM&M 사원 역시 같은 소감을 전했다.

“작은 발걸음은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열망으로 시작했죠. 이 착한 발검음이 제 건강도 지켜주고, 직원 들간의 결속력도 높여 줬어요.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우리의 작은 발걸음이 환우 분들에게 잘 전달돼 환우 분들 역시 건강을 되찾아 함께 착한걸음을 걸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애브비 워크'를 달성하기 위해 걸음을 걷는 시간들은 제 안의 따뜻함도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덕분에 평일엔 점심시간을 쪼개어 함께 회사 주변을 산책하며 동료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었고, 주말엔 가족, 남자친구와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죠. 애브비워크는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해줬어요"

자신들의 건강한 걸음이 희귀난치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우들 전해지는 것. 애브비워크에 참여한 직원 모두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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