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쉼표] 한미약품 종병영업부 김현철 과장

한미약품 김현철 과장.
한미약품 김현철 과장.

피아노 치는 영업사원 김현철을 처음 만난 건 2013년 늦봄 끝자락이었다. 그는 장애아동 예술교육 지원을 위한 자선공연 ‘빛의소리나눔콘서트’에 피아노 연주자로 재능기부 중이었다. 살갑게 웃으며 사람을 편안히 대하는 묘한 재주를 가진 친구였다. ‘도/레/도/레’를 겨우 치다 친구와 싸우고 피아노학원을 끊었던 나에겐 부러운 사람이었다.

작곡을 전공한 제약회사 영업사원. 특이한 이력의 그는 서울에서 의원 담당자로 영업생활을 시작했고 본사에서 인사기획, 마케팅전략을 담당하다 종합병원 담당으로 필드에 나온지 만1년을 넘겼다.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간간히 가족여행을 간다는 말은 들었다. 여행지는 다소 생소했다. 일반적인 휴양지는 아니었다. 재미있게 사는구나, 돈이 많이 들텐데, 부자인가? 뭐 이런 꽉 막힌 생각으로 나는 그를 대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던 기억도 어렴풋이 났다. 취미라고만 생각했다.

2018년 11월 어느날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북하우스 퍼블리셔스 刊)라는 여행에세이를 아내와 함께 출판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내는 글로, 남편은 사진으로 여행을 기록한다. 그들의 여행 기록은 다음카카오 브런치에 연재됐고 2017년 카카오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도 받았다.

그들의 여행기록은 아들의 걸음마와 함께 시작됐고 5년간 15개국 30개가 넘는 도시의 경험을 담아냈다. 아내에게 카메라를 처음 배웠다는 그는 아내보다 더 해박한 지식과 사진에 대한 사랑을 자랑한다. 물론 그가 가장 많이 담는 피사체는 아내와 아들, 가족이다.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셋이 함께 한 여행지 목록에는 익숙한 곳부터 한 번 들어보지 못한 낯선 곳까지 다양하다. 샌프란시스코, LA, 라스베가스(미국), 까오슝(대만), 마닐라(필리핀), 호치민, 붕따우(베트남),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헬싱키(핀란드), 탈린(에스토니아), 알마티(카자흐스탄), 상해, 북경, 광저우(중국), 나이로비, 마사이마라(케냐), 잔지바르(탄자니아), 쿠알라룸푸르,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콜롬보, 네곰보, 코스고다, 갈레, 엘라, 캔디, 누와라엘리야, 시기리야(스리랑카), 바르샤바, 크라코프, 오쉬비엥침(폴란드), 부다페스트(헝가리)까지...

매월 붓는 적금으로 여행경비를 조달했고 휴가와 빨간 날에만 여행을 떠났다. “현재의 즐거움을 위해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는다. 일상을 두고 가지 않는다. 그저 우리에게 작은 틈이 주어질 때마다 떠났다. 우리의 여행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일상이다”(p296) 이들 가족의 여행 원칙이다. 

책 출판 이후 아내는 출판사에서 기획하는 북토크를 몇 차례 열었다. 그들의 책은 지금도 여행에세이 부문 베스트셀러이다. 2쇄도 나왔다.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영업 중이다. 그리고 아내에게 배운 카메라로 낡고 허름한 풍경을 즐겨 담는다. 아들과 함께 출사 나갈 때도 있다. 사진은 그의 삶에 커다란 쉼표이다.

이 가족의 여행은 또 시작됐다. 2018년 끝자락에 로마, 시칠리아(이탈리아) 그리고 발레타(몰타)를 다녀왔다. 폭풍 검색으로 초저가 항공권을 찾아냈고 맛있는 걸 먹고 현지인들과 부대끼고 일상의 풍경을 즐겼다. 그리고 다음 여행지를 정했다. 사막이 보고 싶은 일곱 살 아들의 희망을 받아, 이번엔...

스리랑카 갈레(Galle)

*<내 삶의 쉼표>는 개인 삶에 활력을 주는 취미활동 등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을 위한 코너입니다. 참여하고 싶거나 추천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hahaha@hitnews.co.kr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헬스케어 분야 종사자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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