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신년초대석] 바이오제멕스 대표로 올해 상반기 중 제품 출시에 진력

늘 공부하고, 기회를 탐색해 온 김수웅 대표는 2000년 8월 부회장으로 바이오제멕스 설립에 참여, 2002년부터 튜머스크린 개발에 착수해 16년이란 세월을 보냈고, 이제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진단키트를 개발하려면 면역학을 알아야 하겠다 싶어 동덕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암이란 게 뭘까요?"

"네?"

'비정상 세포의 이상 증식' '세포 사멸기전(Apoptosis)' 처럼 언젠가, 어디선가 들어본 용어들이 입가를 맴돌았지만 변변치 못하게 얼버무리고 말았다. "공부 좀 더하고 올 것을..." 후회했다.

벤처사업가로 암진단 키트 개발에 나선 김수웅 바이오제멕스 대표이사(75)는 알고 싶은 질문만 던져온 기자에게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년 12월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회사를 방문했을 때 에피소드다. 

김 대표는 올 상반기 중 모든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암 진단키트 '튜머스크린'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튜머스크린은 세계 최초로 혈액 내 항원이 아니라 자가항제(Autoantibody)를 이용한 진단키트로 모든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제품을 출시하게 되면, 신의료기술평가 등 국내외 허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500만개 등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 7000만~8000만 키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남성전립선 암 등 주요 암을 겨냥한 콤보 키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몸에 이상을 느낀다든지, 가족력이 있다든지, 암 수술을 받았다든지 하는 사람들이 진단키트를 사용하면 조기 검진에 따른 적정한 치료가 가능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튜머스크린(TumorScreenTM)은 어떻게 작동하나
 
김 대표에 따르면, 바이오제멕스 튜머스크린(TumorScreenTM)은 기존 특정 암의 특정 바이오마커(biomarker)를 진단하는 제품이 아니라 암의 유무를 판별할 수 있는 조기암 스크리닝을 위한 제품이다.

정상인의 경우 비활성 상태로 존재하는 PKA(protein kinase A)가 암 환자의 경우 PKA가 활성이 되면서 세포 외부로 방출이 되는데 이를 세포 외부의 PKA, 즉 ECPKA(extracellular PKA)라고 한다. 혈액으로 방출된 ECPKA를 면역세포는 이를 외부 공격으로 인식해 자가항체(autoantibody)를 생성하는데 이 자가항체의 양을 측정하는 게 튜머스트린의 윈리다. 튜머스크린은 혈액 속의 ECPKA 자가항체를 정량함으로써 암의 유무를 판별 할 수 있다.

암세포는 세포 내 단백질 PKA(protein Kinase A)의 카탈리틱 사이트 PKA c alpha를 세포 외부로 방출하는데 이를 세포 외 PKA 즉 ECPKA(extracellular PKA)라고 한다. 혈액으로 방출된 ECPKA를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외부 병원성의 침입으로 받아들여 자가 항체를 생성하는데 이 자가 항체를 검출하고 그 양을 정량하는 것이 Tumorscreen의 방식.

바이오마커 ECPKA는 미국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에 있는 국립 암 연구소(NCI: National Cancer Institute)의 조윤상 박사의 30년간 연구 결실로 메커니즘이 잘 정리된 연구. 바이오제멕스는 ECPKA 항체의 전용특허권을 부여받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형적인 NRDO(No Research Developement Only) 방식이다.

# 김 대표는 왜, 암 진단키트 개발에 나섰나

늘 공부하고, 기회를 탐색해 온 김수웅 대표는 2000년 8월 부회장으로 바이오제멕스 설립에 참여, 2002년부터 튜머스크린 개발에 착수해 16년이란 세월을 보냈고, 이제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진단키트를 개발하려면 면역학을 알아야 하겠다 싶어 동덕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1963년 서울대 약대에 입학한 김 대표는 졸업 후 유한양행에서 QC(quality control), 연구개발, 학술, 합성(결핵약 리팜피신) 등을 경험했고, 한미약품과 일양약품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한미에선 마케팅과 광고 분야 업무를 맡기도 했다.

진단키트 개발에 나선 계기는 있었다. 소련시절 세미아퀸 연구소 초청을 받아 모스크바에 갔다가 인근 리투아니아국의 감마 인터페론 공장을 견학한 후 바이오텍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92년 무렵에 토건업으로 돈을 번 후배와 소련의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키트를 개발하려다 특허 등에 문제가 생겨 무산되기도 했다. 

회사 설립에 참여했지만 바이오제멕스 경영과 본격적으로 튜머스크린 개발에 나선 것은 2016년부터. 이 때부터 1000번~1500번 하는 테스트를 54차례 진행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2017년 1월부터 3개월 동안 외국 R&D 협력기관을 108개 검색해 이 가운데 10곳을 직접 만났다. 또 진단키트의 핵심원료인 C-alpha를 배양하는 업체 등 4곳과 계약을 체결해 1 주일에 한번 화상회의를 주관하고 있다. 미국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평생 그를 지탱해 준 '할 수 있다 정신(Can-Do Spirit)'은 대량생산을 위한 표준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처음부터 다시 연구를 재정립하는 뚝심'으로 실천됐다. 

# 열정 넘치는 CEO 그러나 매너 좋은 CEO    

"하지 않으면 되는 것도 없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일을 하려면 배워야 한다. 그리고 준비를 하고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재직할 때는 이 회사 1호 대학원생이었다. 기회 닿는대로 배우고, 탐색하는 건 그에게 일상의 삶이다.

김 대표는 튜머스크린 기술에 대한 확신이 대단했다. 그는 "기술과 학문은 다르다. 기술은 실현돼야 하고 제품으로 나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튜머스크린은 이 분야의 최고 기술을 적용시켜 만든 제품"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작년 직원들과 함께 한미약품 팔탄공장을 견학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작년 직원들과 함께 한미약품 팔탄공장을 견학하기도 했다(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김 대표)

튜머스크린 개발을 통해 김 대표가 얻고 싶은 건 무엇일까. 그는 "국가에 기여하고, 기업이윤을 남기며, 주주에게 보답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제 돈 벌어 뭘 하겠나, (쓸곳도) 없다. 이 분야 선두 주자가 돼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후배들이 다시 더 발전된 키트를 만들어 인류에 기여하도록 가이드 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도 했다.
 
이런 그를 바라보는 연구원들의 시선도 따뜻하다. 한 연구원이 말했다. "김수웅 박사님과 함께 일하며 곁에서 지켜보니 진취적이시고 특히 튜머스크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세요. 저도 연구자인지라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데, 박사님은 흔들리지 않고 제품 개발을 이끄십니다. 아, 그 집념과 자부심 배워야 합니다."

그는 또 말했다. "어린 친구들, 여자든 남자든 항상 점잖게 대하시죠. 절대 듣기 거북한 농담이나 언행은 않으시죠. 인간적으로 아주 따뜻하세요"

작년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마침 점심시간이라 연구원들과 함께 구내 식당에 들렀다. 김 대표는 식판에 음식을 담았고, 식사 중엔 대부분 침묵했다. "옛날에..." 같은 과거 자랑의 언어는 없었다. 식사가 끝났을 때도 잔반처리를 직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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