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남자 근로자 많지만 임원비율은 여성이 더 높아
국내사, 1~2명 불과...한독 6명, 종근당 4명 등 순으로

제약산업이 다른 산업 군보다 여성 고용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제약산업에서 여성 고용인원은 2017년 3만 1058명으로 2008년 2만2568명에 견줘 약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약산업에서 남성 고용 증가율 21.4%보다 높은 수치다. 또 같은 기간 전체 산업군에서 여성 고용 증가율이 14.5%, 제조업에서는 5.5%에 그친 것과 비교해 제약산업에서 여성 고용률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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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는 여성 임원 비율이 다른 산업 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 남녀 근로자 성비는 55:45로 남성 근로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남녀 임원 성비는 47:53으로 여성 임원 비율이 더 높게 조사됐다. 이는 제약 외 일반 기업에서 남녀 임원 성비가 83:17인 것과 비교해 글로벌 제약사의 여성 임원 비율이 월등하게 높은 것이다.

출처=KRPIA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제약사는 여성 임원이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공시스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여성임원 수는 ▲유한양행 1명(임효영 상무) ▲GC녹십자 2명(김진 전무, 남궁현 전무) ▲종근당 4명(박경미 전무, 심성녀 상무, 이미엽 이사, 김경은 이사) ▲대웅제약 1명(양윤선 사외이사) ▲셀트리온 3명(송수은 이사, 양현주 이사, 신경하 이사) ▲한미약품 8명(임주현 부사장, 박명희 전무이사, 강자훈 상무이사, 김나영 상무이사, 이영미 상무이사, 정진아 상무이사, 김수진 상무이사, 이희형 상무이사) ▲광동제약 2명(박일희 명예 부회장, 김현정 이사) ▲동아에스티 1명(심현주 상무보) ▲삼성바이오로직스 0명 ▲JW중외제약 1명(이의경 사외이사) ▲보령제약 3명(김은선 대표이사, 김길순 상무보, 박경숙 상무보) ▲한독 6명(조정열 사장, 권소현 상무, 김은주 상무, 장희현 상무, 최은영 상무, 안지영 상무) ▲동국제약 1명(이희자 이사) ▲동화약품 2명(윤현경 상무, 김윤경 이사)이다. 

다만 한미약품, 한독, 종근당은 각각 여성 임원이 8명, 6명, 4명으로 다른 국내 제약사보다 여성 임원 수가 많았다.

그렇다면 다른 사업과 비교해 제약산업에서 여성 고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발간한 ‘글로벌제약 기업문화 인식조사 보고서’에는 글로벌제약사에서 여직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항목이 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글로벌 제약사는 여성 인력 양성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제약사에 종사자들이 여직원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답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다른 업종 대비 여성의 비율이 높잖아요.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여성 인력 양성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에요”

“저희는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남성을 뽑고 싶은 것도 있어요. (단순히 여성만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된 면접을 여성분들이 더 잘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평가 수준이 비슷하다면 다양성을 고려해서 남성을 채용하기도 해요”

KRPIA가 글로벌제약사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글로벌 제약사 직원의 80%는 ‘여성 근로자들이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해 퇴사하는 경우가 적은 편’이라고 답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 직원의 59%는 ‘우리 회사는 자녀 출산 관련 복지가 잘 돼 있다’고 응답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는 여성 임원 비율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여성 임원 비율을 가진 곳은 한국BMS제약으로 여성 임원 비율은 70%이고, 여성 직원 비율 역시 50%에 달했다. 가장 낮은 GSK 역시 여성 임원 비율을 30%로 유지하고 있었으며, 여성 직원 비율은 36%로 유지했다.

출처=KRPIA

글로벌 제약사는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만큼, 여성을 위한 다양한 복지 지원책을 펴고 있다

한국애브비는 출산 축하금과 출산 전후 90일 간 임금의 100%를 지급한다. 또 사내 임신, 출산 과정을 거치는 여성들을 배려해 모유 유축기, 임산부 의자 등을 구비한 ‘엄마의 방’을 마련했다.

한국애브비에서 임신한 여직원을 위한 마련한 '엄마방'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여성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사내 워킹맘들이 서로 고충을 나누고, 해결책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또 출산을 앞둔 직원을 위한 산모휴게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얀셴은 남,여 직원 모두에게 자녀가 태어난 후 1년 이내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8주간의 기본급 100%을 보장한다. 또 임산부 검진휴가, 수유실, 육아기 단축 근로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얀센 코리아 우먼 네트워크(Janssen Korea Women Network)를 통해 여직원들의 의견 듣는 자리를 마련해 여성 인력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여성 임원비율이 높은 한독 역시 여성 직원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한독 사내에 마련된 임산부 직원을 위한 '엄마방'
한독 사내에 마련된 임산부 직원을 위한 '엄마방'

한독의 지원책으로는 ▲시차출퇴근 제도(임직원의 개인사정에 따라 출•퇴근 시간 유연하게 운영) ▲임산부(예비맘) 전자파 차단 담요 제공 ▲출산 경조금 및 경조 휴가 ▲민간 어린이집 위탁계약 희망자 보육비 일부 지원 ▲임직원 모성보호를 위한 시설 ▲카페테리아 제도 운영-산후 조리원 비용 지원 ▲단체 상해보험-출산 입원비 지원 ▲자녀출산 사내 공유-함께 축하 격려하는 회사 커뮤니티 운영 등이 있다.

한독 관계자는 "(다른 회사나, 타 산업군은)출산휴가를 가면 회사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 경우 출산휴가 도중 (연차에 따라) 승진까지 이뤄졌다. 우리 회사는 글로벌 제약사 만큼 여성 직원을 위한 다양한 복지책이 마련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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