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벽 고민하며 '우리 손주 큰일 났네" 책 출간

고양명 전 한독약품 대표이사(오른쪽)와 그의 저서 '우리 손주 큰일 났네'
고양명 전 한독약품 대표이사(오른쪽)와 그의 저서 '우리 손주 큰일 났네'

22일 오전 7시 DID 드림 코칭 센터에서 강연

제약업계 은퇴 후 소식이 뜸했던 고양명 전 한독약품(현 한독) 대표이사 사장이 최근 '우리 손주 큰일 났네(예미 刊)'라는 낯선 제목의 책을 들고 나타났다.

'원로 경영인이 걱정하는 인구절벽, 그리고 대안'이라는 부제를 보면 비로소 이 책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40년을 제약업계에서 산 그의 커리어를 떠올려보면 그래도 생경하다.

"나는 꿈꾸기를 좋아하는 꿈 많은 70세 청춘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하고 싶은 일들이 더욱 많아진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추책인가보다. 내가 꿈꾸는 세상을 싫다 하지 않고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나는 행복하다." 1948년 생 고 전 사장의 삶에 관한 요즘 고백이다.

꿈꾸는 청춘 고 전 사장이 이 책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65세에 일을 그만두고 딱히 할일이 없어 공부에 취미를 두면서부터. 지난 3월 '장수사회선도 최고 전략과정' 첫 날 첫 시간 서울대 의대 정진호 교수가 보여준 슬라이드 한장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2026년 한국에선 1명이 벌어 1명을 부양해야 한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출산율 실태를 설명하고 함께 힘을 합치자 의견을 구해보지만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전문가들이 다 알아서 할 것이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왜 그러느냐'며 그만두라 했다"고 인구절별에 관한 우리들의 무관심을 이야기 했다. 그는 굴하지 않고 이 때부터 정부 지원책을 조목 조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정부 정책은 고객중심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다.

그는 고객을 만나기 시작했다. 정부 정책 역시 고객 맞춤형이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은행사무원, 미혼의 호텔리어, 커리어 우먼인 며느리, 미국 여행중 만난 스튜어디스는 물론 여성친화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독의 사례도 공부했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나라의 인구흐름부터, 국내 기업들의 저출산 해법 사례, 인구청 신설 제안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저출산 문제에 접근하고 정부에 "임기가 보장되는 부총리급으로 인구청을 신설해 달라"고 확신에 찬 건의를 했다.

"젊은 사람 한 명이 노인 한명을 부양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놓은 그의 책이 이 사회와 정책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수용될 지 알 길 없다. 다만, 은퇴 이후 어쩔 수 없이 부여받은 시간을 돋보기삼아 촘촘하게 들여다 본 그의 책에선 땀 냄새가 풍기는 듯하다.         

2008년 낸 영업의 핵심(왼쪽)은 이듬해 영문판으로도 나왔다
2008년 낸 영업의 핵심(왼쪽)은 이듬해 영문판으로도 나왔다

사실 이번 책은 그의 두 번째 작품. 1973년 한독약품(현 한독)에 입사해 2008년 퇴사 때까지 차근차근 성장하며 대표이사 사장까지 오른 과정에서 축적한 이론과 실전을 엮어 2008년 '영업의 핵심(Core of Business)'이란 책을 냈고, 인기를 얻었다.

이듬해 '영업의 핵심' 영문판을 출간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암참' 이사이자 엘 고어 부통령 비서를 지낸 존 캐롤대학 출신의 미국인 돔라빈(LaVigne Dominic J.)씨가 번역한 것이었는데 그와 인연도 독특하다. 비행기 옆 자리에서 알게된 친구기 때문이다.

한편 그는 22일(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DID 드림 코칭 센터(논현역 3번출구)에서 '내 안의 탁월성을 찾아 꿈을 이룰 사람' 대상으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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